맥빠진 증인신문조사, 책임있는 답변 없는 제주도정
맥빠진 증인신문조사, 책임있는 답변 없는 제주도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8.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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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위, JDC 5개 사업장 관련 증인신문조사 진행

지형도면 고시 미이행, 도민 상생방안 추진 미흡 등 문제 지적
신화역사공원 변경승인 자료 미제출 관련 은폐 의혹 제기되기도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9일 신화역사공원 등 JDC 5개 사업장에 대한 증인신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9일 신화역사공원 등 JDC 5개 사업장에 대한 증인신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위 증인신문이 6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예상했던대로 도민들을 대신해 신문에 나선 특위 위원들은 어느 누구한테서도 책임있는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제주도정의 최고 결정권자인 원희룡 지사와 신화역사공원 등 5개 사업장의 사업 시행자인 JDC의 문대림 이사장이 모두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이었다.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봉)는 9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3차 회의를 열고 신화역사공원 등 JDC 주요 사업장 5곳에 대한 증인신문조사를 벌였다.

애초 이날 채택된 증인과 참고인은 모두 43명이었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와 문대림 이사장, 이석문 교육감 등 주요 핵심증인을 포함해 모두 6명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회의에는 증인 35명, 참고인 2명 등 37명이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증인신문조사에서는 5개 사업장에 대해 공통적으로 제기된 지형도면 고시 미이행에 대한 문제와 대규모 개발 사업 추진과정에서 도민과의 상생방안 추진이 미흡하다는 점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또 행정사무조사특위 구성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 신화역사공원 인근 하수 역류 사태와 관련, 부실한 하수관로 기술 진단 용역보고서 문제와 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등 특위 위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신화역사공원 개발사업 시행 승인 후 18차례에 걸쳐 변경승인이 이뤄지는 동안 4차례(3차, 5차, 12차, 17차) 변경승인 관련 자료를 제주도가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한 은폐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갑)이 4차례 변경승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따져묻자 강영돈 도 관광국장은 “원본을 제출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죄송하다”면서 “며칠 전 국장으로 부임한 후 자료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문서고에서도 찾아봤는데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 찾는대로 제출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홍 의원이 “못 찾는 거냐. 숨기는 건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강 국장은 “사본은 제출된 것으로 안다”면서 제주도에서 보관중인 원본 확인이 안된 부분은 은폐하는 건 아니라고 답했다.

한영진 의원(바른미래당, 비례대표)도 “서류 제출을 할 수 없는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돼있는데 사유서를 제출했느냐”고 따져물으면서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상 영구 보존해야 할 개발사업 관련 문서를 파기했거나 은닉, 멸실, 손상시켰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꾸짖었다.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유원지 용도 변경이나 지구단위계획 변경, 관광단지도 모두 지형도면을 고시해야 하는데 고시를 다 했는지 따져 물었다.

강영돈 국장이 “헬스케어타운과 신화역사공원 등 2개 사업장에 대한 지형도면을 8월 6일자로 고시했다”고 답변하자 강 의원은 “2006년 12월 최초 승인 때 왜 고시를 안한 거냐”고 추궁했다.

특히 강 의원은 지형도면 고시에 대한 지적이 지난 2015년 6월 업무보고 때 김태석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던 내용이라는 점을 들어 “원희룡 지사가 난개발 소방수다, 설거지를 하고 있다고 하면서 4년이 지났지만 개선 노력이 없다”면서 “원 지사의 불출석은 정말 유감이다. 과거와 현재가 없이 어떻게 미래가 있을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신화역사공원 역류 사태의 원인과 관련, 하수관거의 모양이 직각 형태로 돼있는 데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화북동)이 “역류 지점을 보면 하수관거의 모양을 저렇게 직각 형태로 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고 지적하자 고윤권 상하수도본부장도 “L자형으로 설치돼 상류에서 내려오는 오수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 맨홀에서 역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신화역사공원 하수 역류의 원인이 하수도 원단위를 잘못 적용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반박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홍성택 전 상하수도본부장과 장철 전 광역수자원관리본부장은 감사위원회에 재심을 요구한 결과 상하수도 원단위를 98리터로 적용한 2009년 당시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당시 원단위 적용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2014년 신화역사공원 내 숙박시설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나게 된 변경승인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대상인지 여부에 대한 법제처 유권해석을 의뢰하겠다는 집행부의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박근수 환경보전국장은 “환경부에 질의를 통해 받은 답변을 존중하는 입장”이라고 버티다가 한영진 의원이 “도의회 의장 명의로 보낸 법제처 유권해석 의뢰 요청 공문은 존중하지 않는다는 거냐”고 추궁하자 “법제처 유권해석을 받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9일 신화역사공원 등 JDC 5개 사업장에 대한 증인신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9일 신화역사공원 등 JDC 5개 사업장에 대한 증인신문조사를 진행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조기 유학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명환 의원이 영어교육도시 사업 추진과 관련, 2013년까지 약속이 지켜지지 못한 채 7년이 지났고 도교육청도 교육수요를 감안할 때 더 이상 학교를 설립해선 안된다는 진단을 내린 점 등을 지적하자 허법률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국무조정실에서 논의하게 돼있다”면서 도교육청과 함께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홍 의원은 “그래서 책임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 지사가 나와야 한다”면서 “2030년이 되면 초등학생 수가 45% 이상 줄어드는 상황인데 세상의 흐름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 거냐”고 따졌다.

임춘봉 JDC 경영기획본부장도 홍 의원이 2단계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해선 안된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교육수요도 고려해야 하고 대학 유치도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국무조정실에서도 같이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상봉 위원장은 이날 증인신문조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 할 도지사에게 세 차례나 출석을 요구했다”면서 이날 회의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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