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유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사유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7.30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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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또 다른 이야기] <2>서울혁신파크에서 배우다

도새재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대체 몇 번이나 썼는지 모르겠다. 도시재생이라는 말이 공공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입에 오르내리기 이전부터였으니, 정말 오래 쓰긴 했다. 물론 지금도 도시재생 이야기를 글로 옮기고 있다. 문제는 도시재생을 하겠다는 이들이 그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는데 있다. ‘도시재생’이라는 글만 알고 있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경우는 적다는 데 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도시재생이 이뤄질까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보려 한다. 문제점과 아울러 도시재생을 실험해보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담아보겠다. [편집자주]
 

대규모 건축 바랐던 사람들은 여전히 불만 가득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생각 가진 사람들이 함께

중간지원조직과 연계된 입주업체도 200개 넘어

앞서 서울혁신파크 얘기를 꺼냈다. ‘혁신’이라는 관점이 아닌, 순전히 도시재생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런데 뭔가를 생각한다는 의미의 ‘사고(思考)’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혁신’과 ‘도시재생’을 읽다 보면 두 단어가 동떨어진 뜻은 아님을 알게 된다.‘ ‘혁신’은 남과 다른 생각이 필요하고, ‘도시재생’도 좀 더 다른 사고를 할 때래야 빛이 나기 때문이다.

서울혁신파크는 좀 더 다르게 생각해보자며 만들어진 기획이다. 거대 건축물을 들여놓는 사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보여주면서 거기에 사람을 불러모으는 작업이었다. 도시재생도 그래야 한다. 보여주기식 건축물을 달랑 지어놓고, “이게 도시재생입니다”라고 말을 하는데, 정말 웃길 노릇이다. 어쨌든 혁신이나 도시재생은 사람이 위주여야 한다.

서울혁신파크. 미디어제주
서울혁신파크. ⓒ미디어제주

서울혁신파크를 찾았다. 가장 먼저 인사를 하는 작은 건축물이 있다. ‘한평책빵’이라는 작은서점이다. 예전 국립보건원 시절 경비실로 쓰던 곳이다.

책방 주인 김수나씨는 서울혁신파크를 향해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경영자로서의 마음이며, 혁신파크가 잘 돼야 한다는 압박감일 수도 있다.

“책방은 다른 사람 입장에선 혁신파크를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이죠. 예전처럼 경비실 개념이랄까요. 오가는 사람들을 만나며 가치를 전달해주는 그런 곳이죠.”

서울혁신파크의 애초 구상은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다. 대규모 건축 시설을 바란 사람들이 많았다. 그랬던 사람들 입장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가 서울혁신파크이기도 하다.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단다.

“여전히 혁신파크에 불만을 지닌 분들이 있어요. ‘어떻게 하나 보자’며 여기를 찾는 분들도 있어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보다는 혁신파크가 어그러지길 바라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그럴 때일수록 혁신파크는 더 탄탄해져야 한다. 그래서 더 시민에게 다가간다. 경제적 논리가 아닌, 시민이 주인이 되는 그런 공간으로 말이다. 서울혁신파크 홍보파트 문하나 매니저를 만났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시민들이 많이 호흡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질병을 치유하던 공간을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했던 서울시의 결단이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이곳에서 혁신을 경험하고 일상의 작은 부분들을 혁신할 수 있는 양분을 얻어가길 바라고 있어요. 꼭 무언가 얻지 않더라도 시민분들이 자유로이 파크를 찾아 또다른 삶의 에너지를 얻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라 생각합니다.“

서울혁신파크에 입주한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햇빛오디오만들기'에 참여한 시민들. 서울혁신센터
서울혁신파크에 입주한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햇빛오디오만들기'에 참여한 시민들. ⓒ서울혁신센터

서울혁신파크는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도 있다. 혁신파크를 들렀다가 가볍게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도 널려 있다. 지난 13일엔 ‘노는엄마협동조합’이 아이들과 어울리는 축제를 가졌다.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이곳은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생각을 지닌 이들이 입주해서 활동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른바 ‘중간지원조직’이 있다. 서울혁신센터를 필두로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서울시청년허브 등 모두 11개의 중간지원조직을 두고 있다. 중간조직과 연계된 입주업체 230곳이 여기서 활동한다.

서울시민들이 생각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공간이 서울혁신파크이다. 혁신은 잘난 사람이 만드는 산물이 아니다. 서로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다보면 혁신적인 생각이 탄생한다. 서울혁신파크는 그런 공간 개념이다. 사라질 공간을, 사람들이 사유하며 새로운 걸 만들어낸다고 상상해보자. 그게 혁신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도시공간은 더더욱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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