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문화 육성지원 공모사업' 공모요강 해석에 "객관성 결여 논란"
'1단체 1프로젝트' 위배 논란 영화상영회, 2년 연속 공모에서 선정
A단체가 제출한 2018년 사업계획서 살펴보니..."허위사실 존재"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진행하는 ‘2019 영상문화 육성지원 공모사업’의 사업과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다.
관련된 논란은 총 세 가지. 아래 내용과 같다.
논란1 “1개 법인(단체)당 1개 프로젝트만 신청 가능”한 지원자격요강을 위반한 A단체가 공모사업에 선정된 점
논란2 A단체가 동일한 내용의 사업으로 보조금을 이중 교부받게 된 점
논란3 심사위원 관련 논란
세 가지 논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7월 17일자 <국비·도비 중복 지급 논란 영화제..."'예산 부풀리기' 의혹도"> 기사로 갈음하고, 이번 기사에서는 다른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1단체 1프로젝트’ 공모요강 어긴 사례…”올해 처음이 아니라고?”
지난 기사에서 지적한 세 가지 논란 이외에, 문제가 또 있다.
2018년, A단체는 ‘제주독립영화정기상영회’라는 이름으로 진흥원으로부터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은 바 있다. 이는 올해 5500만원을 지원받은 사업과 동일한 사업이다. 작년은 제1회 제주독립영화정기상영회, 올해는 제2회 제주독립영화정기상영회로 각각 5000만원, 5500만원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문제는 진흥원의 ‘1단체 1프로젝트’의 공모요강이 작년에도 존재했다는 점이다. 즉, 진흥원의 공모요강을 어긴 A단체가 2018년과 2019년 연속해서 선정된 셈이다.
A단체가 '1단체 1프로젝트' 공모요강을 어겼다는 사실은 2018년에도 지적된 바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작년 공모 당시 A단체가 추후에는 1단체 1프로젝트에 위배되지 않도록 하라"라는 심사의원의 의견이 있었다면서, 이것이 올해 왜 지켜지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진흥원 측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진흥원 관계자는 29일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들어본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A단체의 2019년 사업 심사평에서 "행사를 좀더 조직적으로 체계화 할 필요가 있다"라는 말이 나왔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또한, 현재 진흥원 측은 A단체의 사업이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하나의 프로젝트’라면서 ‘1단체 1프로젝트’ 공모요강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상태다.
진흥원이 말하는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하나의 프로젝트'. 과연 사실일까?
A단체의 사업계획서에는 총 4개의 다른 사업명이 등장한다. △인디릴레이 제주 △제주명사가 추천하는 독립영화 △제주혼듸독립영화제 △이 영화를 기억해로 총 4개 행사다.
이 4개의 행사를 '4개 프로젝트'로 볼 것인지,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하나의 프로젝트'로 볼 것인지는 해석하는 이의 입장에 따라 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주목할 점은 “예산을 집행하는 진흥원은 공공기관”이라는 사실이다. 도민의 세금으로 공모사업을 진행하는 것이기에, 사업 단체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그리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방향이 아니라 ‘누가 보아도 객관적이고, 정당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는 진흥원의 ‘1단체 1프로젝트’ 공모요강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공모요강이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면, 그야말로 객관성이 결여된 공모라고 볼 수 있겠다.
A단체의 2018년 사업계획서, 이사 소개란에 ‘허위사실 존재’
진흥원은 기자 개인의 이름, 주소 등 정보를 A단체에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작년과 올해의 ‘제주독립영화정기상영회’ 사업계획서를 기자에게 공개했다.
그리고 '2018년 제주독립영화정기상영회'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8페이지, '조직구성' 부분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존재한다.
A단체는 조직을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이사장과 5명의 이사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들 중 이사 K씨의 직책을 소개한 부분을 허위로 기재한 것이다.
2018년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이사 K씨는 ‘제주프랑스영화제 기획팀장’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제주프랑스영화제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제주프랑스영화제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K씨가 제주프랑스영화제에 현장운영요원으로 참여하긴 했으나, 기획팀장으로 임명된 적은 없다”라면서 K씨가 기획팀장으로 기재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K씨는 관객 입장 안내 등 현장에서 영화제 운영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다"면서 K씨가 맡은 업무는 영화제 기획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관계자를 비롯한 도내 영상 및 영화 관계자들은 이른 시일 내 진흥원의 공모사업 논란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진흥원의 '2019 영상문화 육성지원 공모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선정 단체에 보조금 교부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진흥원은 예산 집행을 위한 정식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