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발해달라는 민원을 이겨내고 선 땅
대규모 개발해달라는 민원을 이겨내고 선 땅
  • 김형훈
  • 승인 2019.07.22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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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또 다른 이야기] <1>서울혁신파크를 보다

도새재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대체 몇 번이나 썼는지 모르겠다. 도시재생이라는 말이 공공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입에 오르내리기 이전부터였으니, 정말 오래 쓰긴 했다. 물론 지금도 도시재생 이야기를 글로 옮기고 있다. 문제는 도시재생을 하겠다는 이들이 그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는데 있다. ‘도시재생’이라는 글만 알고 있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경우는 적다는 데 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도시재생이 이뤄질까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보려 한다. 문제점과 아울러 도시재생을 실험해보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담아보겠다. [편집자주]

 

국립보건원 떠난 자리에 부동산 개입 없애

기존 건물 활용하면서 ‘혁신’ 중심지로 부상

얼마 전 서울을 들렀다. 발길이 다다른 곳은 서울혁신파크였다. 직접 보기 전까지 서울혁신파크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예전 국립보건원 자리라는 정보뿐이었다.

서울혁신파크는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에 있다. 지난 1960년부터 국립보건원과 식품의약안전청, 질병관리본부 등이 자리를 틀고 있었고 부지 면적은 10만9727㎡이다. 여기에 있던 시설들이 지난 2010년부터 충북 오송으로 옮기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들이 오갔다.

서울혁신파크. 미디어제주
서울혁신파크. ⓒ미디어제주

박원순 시장 이전엔 대규모 개발 계획을 잡고 있었다. 그러다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면서 방향은 틀어졌다. 기존 건물을 활용하면서 ‘혁신’의 중심지역으로 만든다는 발상이었다.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지역 주민들은 강남에 있는 코엑스와 같은 건물을 지어주길 원했다.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결국 2009년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놓은 계획은 사라지고, 서울혁신파크를 만든다는 구상이 2013년 발표된다.

실제로 가보니, 의문은 들었다. 10만㎡를 넘는 땅이 있다면 다들 개발에 눈독을 들인다. 기존에 있던 걸 없애고, 새로운 걸 심는 작업을 한다. 그래서 든 의문이 ‘왜 이렇게 넓은 땅을 그대로 둘까’였다. 그러면서 스스로 답을 했다. ‘대단한 주민들이 여기에 있구나’라고.

파괴하지 않고 남겨둔 건물들. 그 건물이 사람들에게 묻고 답한다. 60년 이상 땅에 뿌리를 박고 있던 나무들도 답한다. 서울혁신파크를 바라본 첫 모습이 그렇다. 반면에 대규모 컨벤션센터나 아파트가 들어섰다면, 이 일대는 어떻게 변했을까라는 상상도 해본다.

대규모 개발을 찬성하는 이들도 분명 있지만, 도시의 삶을 지속한다는 입장에서 바라보면 부동산 가치만을 높이는 일에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도시에 있는 사람과 건물, 건물과 나무 등이 서로 이야기하는 그런 모습이 더 지속가능하다고 본다. 바로 그런 일련의 과정이 도시재생이다.

서울혁신파크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혁신파크가 아닌, 대규모 개발 행위가 이뤄졌더라면 지금의 혁신파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미디어제주
서울혁신파크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혁신파크가 아닌, 대규모 개발 행위가 이뤄졌더라면 지금의 혁신파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미디어제주

서울혁신파크는 2013년 구체화되기 시작했고, 2014년 ‘서울혁신파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지면서 날개를 달았다. 서울혁신파크는 상업적 기능보다는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 아직도 그 꿈은 진행중이다.

대규모 개발이 이뤄졌더라면. 그렇게 됐더라면 엄청난 녹지를 우린 잃어버러야 했다. 개발은 어쩔 수 없는 파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한창 개발중인 제주도. 주민들이 개발을 받아주는 제주도. 그래서 남은 건 뭘까. 옛 건축물은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이 등장한다. 녹지를 없애달라는 주민들도 있다. 그래선 안된다고 설득을 하고, 주민들을 이해시켜야 할 행정은 되레 그들의 말을 들어준다. 그게 제주도의 현실이다. 다음엔 서울혁신파크의 내부 모습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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