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둬 '불법 녹음' 보도 인터넷 언론사 관계자 징역형
지방선거 앞둬 '불법 녹음' 보도 인터넷 언론사 관계자 징역형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7.18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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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공익적 목적 정당행위 해당 안 돼”
대표·전 국장·전 기자 집유·자격정지 1년 선고
불법 녹음·파일 제공 40대 징역 1년 법정구속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전 보좌진과 업체 관계자간 대화가 불법 녹음된 파일을 바탕으로 보도한 도내 인터넷 언론사 관계자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불법 녹음 파일을 제공한 이는 법정 구속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18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제주지역 인터넷 언론사 대표 S(51)씨와 해당 언론사 전 편집국장 L(53)씨와 전 기자 H(35)씨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이들은 원희룡 지사의 정책보좌관을 지낸 R씨와 여행업 및 부동산컨설팅업을 하는 J씨간의 대화를 불법으로 녹음한 파일을 제공받아 지난해 5월 16일부터 같은달 25일까지 이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 총 8회에 걸쳐 게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R씨와 J씨의 대화를 불법으로 녹음하고 이를 인터넷 언론사에 제공한 또다른 L(49)씨는 이날 재판부로부터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이날 법정구속됐다.

R씨와 J씨간의 대화가 녹음된 시기는 2016년 12월 22일이며 L(49)씨가 J씨의 사무실 소파 밑에 녹음장치를 부착해 녹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언론사 대표 S씨와 전 편집국장 등은 녹음 파일을 지난해 5월 12일 제공받았고 이를 H씨에게 기사로 보도를 지시했다.

재판에서 기소된 4명은 모두 공익적 목적을 주장하며 형법 제20조가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J씨가 원 지사의 정책보좌관이었던 R씨와 결탁해 여러 부정행위를 저질러 다수의 제주도민들의 피해를 우려해 녹음했다’는 녹음파일 제공자의 주장에 대해 녹음이 이뤄질 무렵 피고인이 R씨와 J씨간 친분관계를 알지 못했고 서로 만나는 것도 예정돼 있지 않았던 문제를 지적했다.

또 “R씨와 J씨의 부정행위를 알게 됐거나 의심하고 있었다면 수사기관에 신고해 진위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인터넷 언론기관에 녹음 파일을 공개해 적정한 수단인지도 보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인터넷 언론사 관계자들의 공익성 주장에 대해서는 “불법 녹음된 파일의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에 곤해 충분히 취재하지 않은 채 오로지 녹음 파일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해 보도하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녹음파일을 공개한 시점이 지방선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던 사정을 더해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기사를 집중적으로 작성해 게시한 것은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원희룡 후보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만 보인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피고인들의 기타 범죄로 인한 처벌 여부 등 유·불리한 정상을 참작하고 범행 경위 및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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