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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 제주 옹포천 하류 대량 번식 확인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 제주 옹포천 하류 대량 번식 확인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7.18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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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 결과 3년만에 10배 가까이 개체수 늘어
하천 복원사업 후 증가한 것으로 추정 “하천·해안 관리정책 바꿔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시 옹포천 하류 해안에서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이 대량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6일 옹포천 하류 해안을 조사한 결과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보호 2급으로 지정돼 있는 기수갈고둥이 대량 번식중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옹포천 하류 폭 15m, 길이 50m 구간에서 기수갈고둥 성체 300개체와 산란된 알들이 발견됐다.

제주 옹포천 하류에서 발견된 환경부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과 알.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 옹포천 하류에서 발견된 환경부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과 알.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지난 2016년 해양수산부 의뢰로 제주대 산학협력단이 발간한 ‘제주도 해안으 멸종위기동물 ㅈ현황 조사 및 관리 대책 방안 보고서’에 평균 30여마리라고 기재돼 있는 데 비하면 10배 가까이 개체 수가 늘어난 것이다.

제주대 산학협력단은 보고서에서 지난 2015년 1년 동안 계절별로 옹포천 하류 해안을 네 차례 조사해 개체 수 평균을 낸 결과 겨울철 27개체에서부터 여름철에는 35개체가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처럼 개체 수가 급증한 데 대해 지난 2015년 마무리된 하천 복원사업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2010년 옹포천이 국토해양부의 ‘고향의 강’ 선도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하천 복원과 수변공간 조성 등 사업이 진행돼 기수갈고둥 개체 수가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됐을 거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사례를 통해 앞으로 제주도의 하천 및 해안 보전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면서 건천인 제주 하천의 특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지역의 하천 정비 공법을 그대로 적용, 도내 수많은 하천들의 원형이 훼손되고 생태계가 파괴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기수갈고둥의 서식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매우 짧은 수계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는 점 때문에 작은 환경 변화에도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보전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어 “기수갈고둥이 분포하는 도내 9곳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보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서는 제주도의 전반적인 하천 및 해안 관리를 토목건설 위주의 관점이 아니라 생태, 환경 중심의 관점에서 보전 관리와 복원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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