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주민설명회, “1분만에 포기한 국토부”
제2공항 주민설명회, “1분만에 포기한 국토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7.11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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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오후 3시 예정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성산읍 주민 반대로 무산...설명회장 들어선 직후, 1분만에 발길 돌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7월 11일 오후 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1분만에 무산됐다.

체육센터에 들어선 국토부 관계자들이 강단에 서자마자 설명회를 포기한 것이다. 

시간은 설명회가 시작되기 한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일 오후 2시, 체육센터 강당은 제2공항 기본계획을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이 ‘제2공항 기본계획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이다.

기자회견은 2시 30분 열릴 예정이었지만, 오후 2시 이전부터 강당 무대는 '제2공항 반대' 문구를 든 주민들로 하나 둘 채워졌다.

오후 2시경, 주민설명회가 예정된 성산국민체육센터 대강당에 모인 주민들. 
'제2공항 기본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는 주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이 국토부 주관의 주민설명회를 반대하는 이유는 '제2공항 건설 관련, 국토부가 진행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에 있다.

이와 관련, 이들은 9일 제주특별차지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검토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관련기사: 7월 9일 보도 “제주 제2공항 입지 비교 검토·타당성 조사 부실”

그리고 주민설명회 시간이 다가오자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강원보 위원장은 마이크를 잡고 “거듭 말하지만 주민설명회, 포기하십시오. 포기하시고 돌아가십시오”라며 경고의 말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오후 3시, 국토부 전진 사무관을 비롯한 관계자가 설명회 진행을 위해 강당으로 들어섰다.

국토부 관계자들이 들어서자 취재진은 이들에게 몰렸고, 이때문에 국토부 관계자를 둘러싼 주민들과 잠시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의 혼란은 잠시 뿐, 국토부 전진 사무관은 강당의 단상에 선 뒤, 1분 남짓 짧은 시간만에 싱겁게(?) 발길을 돌렸다.

고개를 숙인 채, 주민설명회를 포기하고 강당을 나서는 국토부 전진 사무관의 모습.

강당에 들어선 뒤, 어떠한 발언도 없이 현장을 떠나는 국토부의 모습에 ‘이게 끝이야?’라며 다소 당황해하는 주민의 모습도 보였다. 한 주민은 "예상보다 너무 쉽게 설명회 진행을 포기했다"면서 의아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설명회가 무산되자 이들 주민은 국토부를 따라 밖으로 나섰고, 관계자들이 승용차에 탑승한 뒤로도 한동안 현장 대치는 계속됐다.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강원보 위원장이 국토부가 탑승한 차량 앞에서 현장을 중재하고 있다.

국토부와 대치한 상태에서 주민들은 "반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대한 입장을 설명해달라"며 항의했다.

국토부 관계자가 탑승한 차량 앞에 선 주민들은 “(제2공항은 해당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며 대화를 요구했고, 국토부는 차 문을 굳게 닫고 버티는 모습이었다.

뜨거운 햇볕 아래, 15분이 넘는 시간 동안의 대치 끝에 주민들은 길을 내주었고, 국토부는 그렇게 체육센터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한편, 현장 종료 후 강원보 위원장은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다. 국토부는 제2공항을 완성하려고 할 것이므로 (앞으로도 함께) 싸워나가자”라고 말하며, 제2공항 반대 구호를 주민들과 함께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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