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틀린 글자도 친절하게 베껴 써요”
“우리 틀린 글자도 친절하게 베껴 써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7.10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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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N제주, 신문사 소개 뿐아니라 기사도 베껴 가
“남도 베껴 쓰니까 나도 베껴 쓰겠다”는 못된 마음
“열정으로 쓴 기자들의 창작물을 훼손하는 행위”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잘못한 일이 있으면 립서비스와 같은 형식적인 반성으로 끝내서는 안된다. 더구나 언론환경을 흐리는 그런 경우라면 뿌리를 원천적으로 뽑아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런 게 제대로 되지 못해왔다.

솔직히 그런 환경을 그냥 내버려 둔 면이 없지 않다. 29년차 기자로서 부끄러움이 앞선다. 그러다 보니 남의 창작물을 마구 베껴도 부끄럼 하나 없는 ‘뉴스N제주’와 같은 이들을 만들어냈다.

엄연한 창작물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베껴 쓰는 현상. 어떻게 봐야 하나. 우선은 그런 행동을 하는 이들의 소양 자체가 문제이긴 하지만, 그런 환경을 보고서도 방관만 해온 언론인들의 잘못 역시 크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

베껴 쓰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이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주변에서도 그런 활동을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남도 베껴 쓰니까 나도 베껴 쓰겠다”는 심산이다. 거듭 밝히지만 창작물을 베끼는 행동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과 같은 범죄행위이다.

뉴스N제주는 지난해 7월 홈페이지를 오픈하면서 미디어제주의 신문사 소개 글을 100% 베낀 것은 물론이고, 발행인 인사말 역시 대부분 베껴서 올렸다.

더구나 뉴스N제주는 올해 1월 기자윤리강령을 제정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를 하고 있는데, 그 역시 미디어제주 기자윤리강령을 100% 그대로 옮겼다.

이걸로 그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일반 기사도 베끼는 대상이 되는 건 마찬가지이다. 일반 기사는 회사 소개보다 자주 보이기에 100% 베끼지 않고, 살짝 고쳐서 올리곤 한다.

뉴스N제주의 몰지각한 행위를 다룬 2번째 글(2019년 7월 9일자 : “뉴스N제주, 창작물 베껴놓고 죄의식은 없어”)에서 기사를 어떻게 베껴서 옮겨 놓는지를 설명하긴 했다. 다시 그 과정을 설명한다. 우선 드래그를 한다. 마우스로 긁어내리면 된다. 이후 복사(Ctrl+C)를 하고, 붙여넣기(Ctrl+V)를 한다. 그 다음에 글에 약간 수정을 가한다. 남의 창작물을 가져다 자기 것으로 만드는 수법이다.

드래그를 하고, 복사한 뒤 붙여넣고 수정하는 과정에 들통나는 경우가 생긴다. 바로 ‘오·탈자’도 옮겨가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쓴 글도 훔쳐가기 대상이 된다. 그러다 틀린 글자도 그대로 베끼곤 한다. 왼쪽은 뉴스N제주 기사이며, 오른쪽이 미디어제주 기사이다. 미디어제주 기자가 예산을 '에산'으로 잘못썼음에도, 뉴스N제주는 그걸 그대로 받아썼다. 미디어제주
기자들이 쓴 글도 훔쳐가기 대상이 된다. 그러다 틀린 글자도 그대로 베끼곤 한다. 왼쪽은 뉴스N제주 기사이며, 오른쪽이 미디어제주 기사이다. 미디어제주 기자가 예산을 '에산'으로 잘못썼음에도, 뉴스N제주는 그걸 그대로 받아썼다. 미디어제주

김태석 도의회 의장이 지난해 버스 중앙차로제와 관련, 기자들과 만난 일이 있다. 그때 뉴스N제주의 글은 미디어제주의 글을 거의 완벽하게 베껴 썼다. 문제가 생기자 수정을 하긴 했다. 그럼에도 수정한 글 역시 베꼈다는 냄새를 확 맡게 된다. 두 기사는 순서와 맥락이 같다. 같은 회견장소에 가더라도 순서와 맥락이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 기자들의 생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사의 순서와 맥락은 같을 수 없다. 그게 같다는 건 베겼다는 걸 확인하게 만든다.

미디어제주는 의장이 발언하지 않고 자료로 낸 기사는 내용을 부가하듯이 써뒀는데, 뉴스N제주는 친절하게도 베낀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김 의장은 ~” 이런 식으로 마치 말을 한 것처럼 표현했다.

미디어제주 해당 기사가 쓴 오타도 그대로 베껴 썼다. 미디어제주가 “다른 분야 에산을 삭감해야 하는데”라고 쓴 내용을 뉴스N제주도 “다른 분야 에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옮겨 썼다. ‘에산’이 아니라 ‘예산’임에도 틀린 글자를 그대로 가져갔다.

이런 훔쳐가기 행동을 어찌 해야 할까. 가만 놔둘 수는 없다. 기자가 글을 쓰는 과정은 시인이 시 한 줄을 쓰는만큼의 고통을 동반한다. 취재를 하고, 그걸 정리해서 옮기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때문에 창작물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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