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뒷이야기 2] 침수차량 내 여학생 구조 '중년 남성'
제11호 태풍 '나리'가 제주를 강타해 거센 비바람이 휘몰아친 16일 낮.여학생 8명을 태운 한 승합차가 제주시 봉개동을 지나다 갑자기 불어난 물 속에 고립돼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침수된 차량은 차량 내부에까지 물이 차 오르면서 조금만 늦어도 '큰 일'이 날 만한 다급한 상황이었다.
이 때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때 마침 트럭을 몰고 그곳을 지나던 40-50대 가량의 남성이 그 광경을 목격하고는 이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그는 트럭에 자신의 몸을 묶고 여학생들을 한명한명 구조했다.
8명의 여학생을 직접 업어서 안전한 곳까지 대피시켜 준 그는 그들의 인솔자로부터 '이름을 말해달라'는 요청에도 한사코 손사레를 치며 돌아갔다.
이 이야기는 최근 제주시 인터넷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아이디 김주영씨가 글을 올리면서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주영씨는 여학생들을 구해주고도 끝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 남성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했다.
그는 "16일 봉개동을 지나던 도중 도로가 침수돼 차 안에 고립돼 물이 차 오르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며 "물결이 거세 차 밖으로 나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당시 아찔한 순간을 소개했다.
김주영씨는 "(학생들이 모두 구조된 후) 연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차후 인사를 드리겠노라고 이름을 물어봤지만 그는 '괜찮다'는 말만 하며 돌아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 분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 물난리 속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아찔해진다. 글로써 다 표현하지 못해 안타깝고 너무 감사를 드린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미디어제주>
*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와 공동기획하는 <태풍 복구! 다시 일어서는 제주!> 보도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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