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사업, "보조금 중복·지원자격 논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사업, "보조금 중복·지원자격 논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7.05 21: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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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투입되는 보조금 사업 들여다보기] <1-2>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및 영화진흥위원회 보조금 사업 선정된 A단체
양 기관에 제출한 사업 중, '제주혼듸독립영화제' 이름 동일한 사업 존재
동일한 사업에 보조금 중복 받는 경우, '보조금 취소' 조치 내려질 수 있어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정부 산하 기관은 “정보공개”, 제주 산하 기관은 “비공개”

<미디어제주>는 지난 기사를 통해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진행하는 ‘2019년 영상문화육성지원사업’ 관련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진흥원은 제주특별자치도 산하 기관으로, 제주도로부터 도비를 받아 영상과 관련된 각종 보조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2019년 영상문화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단체는 총 4곳. 이들에게는 최소 1500만원부터 최대 5500만원까지 보조금이 제공된다. 그리고 도민이라면 누구나 내가 낸 세금이 어떤 사업에 얼마나 쓰이는 지 상세히 알 권리가 있다.

하지만 진흥원 측은 도비가 제공되는 이들 4개 단체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에 따르면 ‘단체의 기밀사항이 사업계획서에 포함되어 있어서’ 사업계획서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반면, 정부 산하 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2019년 국내영화제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도내 A단체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했다. 정부 산하 기관은 사업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데, 제주도 산하 기관은 공개를 꺼리는 모양새인 것이다.

 

진흥원 공모사업 선정된 A업체, 지원자격 논란

자, 이제 기자가 이토록 ‘사업계획서’의 중요성을 설파한 이유를 공개하겠다. 바로 진흥원 공모사업, ‘영상문화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A단체의 지원자격이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흥원 홈페이지 내 ‘2019년도 영상문화육성지원 공모사업’ 공고문을 보면, 지원자격을 표기한 부분이 있다.

여기에는 “1개의 법인(단체)당 1개의 프로젝트만 신청가능”하다는 내용이 존재한다. (아래 첨부 이미지 참고)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 '2019년도 영상문화육성지원사업' 공고문에 있는 지원자격 내용.
1개 법인(단체) 당 1개의 프로젝트만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진흥원이 ‘영상문화육성지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단체 중, 지원자격을 어긴 단체가 ‘지원 단체’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단체는 A단체라고 지칭하겠다. A단체는 진흥원의 ‘영상문화육성지원사업’에서 ‘제주독립영화 정기상영회’라는 이름으로 5500만원의 제주도비를 보조금으로 지원받게 됐다.

또 A단체는 올해 영진위의 ‘국내영화제육성지원사업’에서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행사로 1500만원의 국비도 지원받게 됐다.

즉, 정부 산하 기관에서 영화제 사업으로 1500만원, 제주도 산하 기관에서 상영회 사업으로 550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된 것이다. 이제 아래 관계도 이미지를 잘 살펴보자.

A단체가 영화진흥위원회 및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각각 1500만원, 550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위 표는 해당 내용을 정리한 관계도다.<br>
A단체가 영화진흥위원회 및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각각 1500만원, 550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위 표는 해당 내용을 정리한 관계도다.<br>

여기, 이상한 점이 있다.  바로 위원회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가 진흥원 지원사업의 '세부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A단체의 <제주독립영화 정기상영회>. 이 사업은 단순한 상영회가 아니다. 총 4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된, 이름만 '상영회'인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3상영회, 1영화제)

이와 관련, 진흥원 관계자는 "네 개의 섹션으로 이뤄지는 하나의 행사를 지원하는 개념으로 생각을 한 것"이기 때문에  A단체의 사업이 1단체 1프로젝트 자격요건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디릴레이 제주 △제주명사 추천 독립영화 △혼듸독립영화제 △이 영화를 기억해 4개의 각기 다른 행사가 있지만, 이를 '제주독립영화 정기상영회'라는 하나의 행사로 해석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흥원의 해석은 객관적이지 못한, 자의적인 해석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사업계획서만 하나로 쓰면,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묶어 넣어도 무방하다'라는 뜻인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흥원이 한 단체당 한 개의 프로젝트만 신청하도록 제약을 두는 이유, 과연 무엇일까?

첫째, 무분별한 사업 신청을 막기 위해서다. 1단체 1프로젝트의 제약이 없다면, 다수의 프로젝트를 각각의 사업으로 책정, 신청하는 단체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신청 프로젝트 수가 많아 오랜 시간 심사를 필요로 하게 된다. 또, 제대로 된 고민 없이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며 10개, 20개… 수십 개의 사업에 대해 신청서를 제출하는 단체가 나올 수도 있어 심사에 혼선을 줄 수 있다.

둘째, 단체 선정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10개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단체와 1개의 사업계획서만 제출한 △△단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단순 수치로 따지자면, 10개의 사업계획서를 낸 ▲▲단체가 뽑힐 확률이 높다. 이러한 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상당수 문화예술 관련 보조금 교부사업에서는 1단체 1프로젝트를 자격요건으로 둔다.

셋째, 작은 규모의 사업일지라도 다른 프로젝트와 묶어 제줄하며, 사업의 규모를 과장하는 방식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

예를 들면, 500만원 예산이 필요한 씨네토크를 진행하려 할 때. 5000만원이 드는 영화제를 함께 묶어 지원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단체는 총 55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이 ‘합법적으로’ 통용된다면 어떨까?

아마 ‘예산 키우기’를 사업의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늘어날 것이다. 작은 사업을 여러 개 묶어 큰 예산을 따내려 하는 단체가 많아질 것이고, 이 같은 행위는 사업의 목적을 ‘예산’으로 만들어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업을 위한 예산이 아닌, 예산을 위한 사업이 되어 주객이 전도된 보조금 사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보조금 사업의 존재가치를 뒤흔드는 행위다.

따라서 공공기관은 공모사업을 진행할 때, 나름의 명확한 기준을 세워 지켜야 한다. 자의적인 해석으로 논란이 될만한 부분은 미연에 방지해야 투명한 세금 집행이 가능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단체 1프로젝트’라는 자격요건을 포함해서 말이다.

 

동일한 이름 행사로 2개 기관에 사업 선정, 보조금 이중 지급 우려

문제가 또 있다. 보조금이 이중으로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진흥위원회의 ‘보조금 교부결정의 취소’ 조항과 관련된 문제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동일 또는 유사 사업계획으로 다른 기관으로부터 중복하여 보조금을 받은 경우 ‘보조금 반환’ 또는 ‘취소’ 결정이 내려진다는 내용이다.

영화진흥위원회 '2019 국내영화제육성지원사업' 공고문에 있는 '보조금 교부결정의 취소 및 제대조치' 조항.

부연하자면, 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5일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예전에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법률 자문을 받아 (보조금 교부를) 취하한 적이 있었다”라며 특정 단체가 보조금을 중복 지원 받아 사용한 것이 밝혀진다면 적법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A단체가 보조금을 집행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어떠한 제재를 할 수 없는 이유는 “지금은 (A단체에) 물어봐도 다른 사업에 쓸 것이 아니고, 여기다(선정된 사업에 국한해서) 쓸 거라고 말하면 확인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후약방문' 방식이 아니라, 문제가 제기된 시점에서 해당 의혹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는 없었던 걸까.

진흥원에서 선정한 사업은 A단체의 ‘제주독립영화 정기상영회’지만, 그 안에는 제주혼듸독립영화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은 위원회와 진흥원 관계자들도 알고 있다.

또 관련된 의혹 제기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민원이 제주도청에 제기되기도 했단다. 

이러한 현상을 살핀다면, 응당 의혹 해소를 위한 노력을 각 기관에서 주체적으로 하는 것이 마땅할텐데. 이들은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보자는', 수동적인 모양새다.

 

지원자격 및 보조금 이중 교부 논란, 해소 위해서는 "사업계획서 공개해야"

이 문제의 시시비비를 따지기 위해서는 A단체가 진흥원과 위원회 측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함께 놓고 비교해보는 일이 필수다. 사업계획서에는 예산 집행 계획, 사업 내용, 각 행사별 일정 등이 상세하게 나와있어 이를 확인해보면 문제를 단숨에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진흥원 측은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이들 단체들에 사업계획서 공개 의사를 물은 후 가능하다면 공개하겠노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5일 오후 5시 기준, A단체를 제외한 나머지 (보조금 사업) 3개 선정 단체는 사업 목적 및 내용이 담긴 계획서 일부(또는 전문)를 공개하는 것에 동의했다. (2개 단체는 동의 의사를 진흥원 측에 밝혔고, 1개 단체는 아직 진흥원 측에서 문의가 오지 않았지만, 만약 온다면 동의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A단체는 진흥원 측에서 문의할 예정이다.)

다만, 진흥원 측에 제출한 A단체의 사업계획서 내용이 위원회의 것과 달라 중복 지원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1단체 1프로젝트’라는 지원자격에 대한 논란은 유효하다. 애매모호한 지원자격 공모 내용으로 불필요한 의혹을 야기시킨 것에 대한 해명, 그리고 도내 영화·영상 관계자들이 납득할만한 사후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이번에도 기사가 길었다. 다음 기사에서는 미처 다루지 못한 다른 문제를 지적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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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2019-07-08 14: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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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도 없는 심사위원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주었는지.... 제주문화예술재단도 잘 들여봐주세요 기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