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 기관은 정보공개, 제주 산하 기관은 비공개?
정부 산하 기관은 정보공개, 제주 산하 기관은 비공개?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7.04 16: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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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투입되는 보조금 사업 들여다보기] <1>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정부 산하 기관은 사업계획서 공개하는데… 제주는 “업체의 기밀이라 비공개” 통보
업체 기밀이라는 사업, 내용 살피니 영화제·상영회·콘서트 등 ‘영상문화육성지원사업’
선정된 4개 단체에 도비 총 1억6200만원 지원되는데..."도민은 사업 내용 알 수 없어"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국민의 알 권리 위한 대한민국의 '정보공개 제도'

대한민국 정부는 1996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제정, 1998년부터 ‘정보공개 제도’를 시행 중이다.

정보공개 제도란, 공공기관이 업무 수행 중 생산·접수하여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제도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공기관에 궁금한 정보를 청구할 수 있고, 공공기관은 이에 대해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

또, 정부에서 운영 중인 ‘정보공개’ 홈페이지에서는, 정보공개 제도를 이렇게 규정한다.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대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기사 서두부터 ‘정보공개 제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오늘 다룰 주제가 이 제도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본다.

만약,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진행하는 공모사업이 있다면. 그리고 이것이 국비나 도비가 지원되는 사업이라면. 국민은 해당 사업의 내용을 알 권리를 가질까?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당연히 “알 권리를 가진다”.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지 '알 권리'는 국민 누구에게나 있다.

더군다나 세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에서는 ‘투명성’이 생명이다. 따라서 세금을 집행하는 주체인 정부 및 지자체 산하기관은 사업 내용을 상세히 밝히고, 투명하게 진행하는 것이 옳다.

 

정부 산하기관, '영화진흥위원회' 공모사업에 제주 업체 선정
사업 내용 담긴 계획서 정보공개 청구... 영진위, '공개' 결정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4조에 근거해 만들어진 공공기관이다. 대한민국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조직이며 매년 지원되는 국비로 영화 진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월, 영진위는 ‘2019년 국내영화제육성지원사업’에 대한 공고 글을 게시했다.

2019년 국내영화제육성지원사업이란, 국내에서 개최하는 영화제 및 영화시상식을 지원하는 국고 사업이다. 3월 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접수에 47개 단체(사업)가 지원했으며, 이들 중 28개만이 최종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주목할 사실은 최종 선정된 이들 중, 제주 단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기사에서는 편의상 A단체라고 지칭하겠다. A단체는 올해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라는 이름의 사업으로 1500만원의 국비 지원금을 받게 됐다.

전국 규모의 공모사업에서 당당히 선정되어 1500만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된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어떤 내용일까?

영화제의 내용은 사업계획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기자는 영진위 측에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의 사업계획서를 정보공개 청구했다. 6월 19일 관련 내용을 접수한 결과, 영진위 측에서는 7월 1일 사업계획서를 공개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공개한 A단체의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사업계획서.

이 사업계획서에는 영화제의 소요 예산, 전체 일정, 세부 프로그램 내용, A단체의 실적 등이 모두 담겨 있다.

A단체가 영진위 측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사업신청서)에 따르면,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의 총 소요 예산은 6014만원. 여기서 A단체가 신청한 금액은 2130만원이며, 영진위가 최종 승인한 지원액은 1500만원이다.

또, 사업계획서 안에는 영화제 내용뿐 아니라 국비를 지원받는 A단체의 보조금 교부 이력,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에 대한 정보 등도 들어있다. 내가 낸 세금이 '정직하고, 올바른 사업을 진행하는 단체'에 지원되는 것인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셈이다.

 

제주에도 비슷한 공모 있어...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공모사업

앞서 언급한 영진위의 공모사업에 선정된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기자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사업 내용을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자, 이번에는 제주도비가 지원되는 공모사업 이야기로 넘어와 보자.

제주도 산하기관인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는 위 공모와 흡사한 성격의 영상 관련 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2019년도 영상문화 육성지원 공모사업’이다. 단, 영진위에서는 공모사업을 '영화제'로 한정짓고 있는 반면, 진흥원은 영상과 관련된 사업으로 폭넓게 공모를 진행했다.

이 사업에 선정된 제주도 업체는 총 4곳. 이들 중 A단체도 포함되어 있다. A단체는 ‘제주독립영화정기상영회’라는 사업으로 도비 55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와 관련, ‘2019년도 영상문화육성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된 4개 행사별 지원금은 아래와 같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2019년도 영상문화육성지원 공모사업'.
최종 4개 행사가 도비 지급 대상행사로 선정됐다.

 

세금 투입되는 도내 행사 사업계획서인데... ‘공개할 수 없다’?

진흥원은 투명한 심사 진행을 위해 행사별 평가의견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직접 평가한 의견을 정리한 내용인데, 아쉽게도 사업별 목적과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심사평을 참고로 행사 내용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선정된 사업의 상세 내용이 궁금한 기자는 진흥원 측에 사업계획서를 정보공개 청구했다. 영진위 측에 했던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진흥원 측은 ‘사업계획서 비공개’ 결정 통보를 내렸다. (아래 정보공개 답변서 참고)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기자에게 전달한 '정보공개 답변서'.
기자가 직접 선정된 단체의 사업계획서를 요청한 결과, '비공개' 통보를 받았다.

도비를 지원하는 공모사업에서 선정된 행사인데, 사업 내용을 알 수 있는 사업계획서 공개가 불가능하다니. 의아한 생각에 기자는 진흥원 관계자에게 유선상 문의를 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3일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사업계획서에 각 단체의 기밀사항이 포함될 수 있어 정보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는 "사업계획서에 기밀사항이 포함되어 있어 비공개 통보한 것이 확실한가"를 재차 물었고, 그는 몇 번이나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 진흥원 관계자는 정보공개법의 ‘비공개 대상정보’에 포함되는 제9조 제1항 제7호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관련 법령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법인관련 정보 제7호 - 비공개 대상정보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하 "법인등"이라 한다)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이 될 수 있다.

1. 법원행정처가 관리ㆍ감독하는 법인 등에서 제출한 자료 중 관련 법인의 내부관리 등 업무상의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2. 각종 용역수행 민간업체(개인·법인·단체 등)가 제출한 사항으로서 해당 업체의 기존 기술 ·신공법 ·시공실적·내부관리 등 영업상의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민간업체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3. 각종 용역수행과 관련하여 민간업체(개인·법인·단체 등)에 대한 기술 평가결과 등 특정업체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단체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위 내용을 살피면 알겠지만, 비공개 대상정보에 해당하는 ‘영업상 비밀’은 해당 업체의 기술이나 시공법, 용역수행과 관련된 것들에 한해서다. 세금이 ‘억’ 단위로 투입되는 공모사업 수혜자인 업체의 ‘행사 내용’은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앞서 소개한 국비 지원 사업의 사업계획서는 공개, 도비 지원 사업의 사업계획서는 비공개 처리가 된 상황인 것이다.

진흥원 측은 사업계획서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이 ‘변호사의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위 국비 지원 사업의 ''사업계획서 공개'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대다수의 공공기관에서는 보조금 교부 단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공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디어제주>가 축제 관련 기획기사를 게재하며 '서귀포은갈치축제'의 사업계획서를 요청했을 때. 축제 측은 선뜻 사업계획서를 공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사업계획서를 요청했을 때도 기자는 서류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기자'의 신분 덕이 결코 아니다. 사업계획서란, 사업 내용이 서술된 서류이므로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기 떄문이다.

 

공공기관에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에, ‘영업상 비밀’을 포함시킨다?

진흥원 측은 사업계획서 비공개 사유로, '기업의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멈춰서, 한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공공기관에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에 ‘기업의 영업상 비밀’을 기재하는 단체가 있을까?

기관 관계자 뿐 아니라 여러 심사위원들이 돌려보는 사업계획서인데, ‘유출하면 큰일날 만한 비밀'을 떡하니 기재하는 단체는 드물 것이다.

그리고 영화제나 정기상영회, 시네콘서트 등의 사업계획서라면, 관련 프로그램과 보조금 활용 계획 등의 내용이 담기기 마련. 기업의 영업상 비밀이 있기 때문에 사업계획서 공개가 불가하다는 답변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

기자는 이러한 사실도 진흥원 측에 문의했다. ‘영업상 비밀’ 때문이라면, 이를 제외하고 사업 내용만 파악 가능할 수 있도록 계획서 일부를 공개해달라고 말이다.

그러자 진흥원 관계자는 사업계획서를 공개해도 되는지 “(사업에 선정된) 단체 측 의사를 확인해보겠다”라고 했다.

이는 곧, '사업계획서 공개 여부'를 단체 측에 문의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진흥원의 판단으로 '비공개 처리'를 내렸다는 의미다.

이후에도 기자는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진흥원 측은 변호사에게 자문하는 중이라 다음 주 중으로 사업계획서 공개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비밀이 담긴 ‘사업계획서’기에. <미디어제주>에서 관련 기사까지 작성하며 비판하는가 궁금한 독자도 있을 터.

무엇이 문제인지, <미디어제주>가 왜 사업계획서를 들여다봐야 하는지, 관련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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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2019-07-05 11:29:25
뭘 김추려 하는가?
사업도 중복지원 성격으로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