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와 아이들이 마음껏 와서 떠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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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7.0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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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지역문화를 가늠한다] <4> 한내지혜의숲 한내도서관

올해초 우리나라 곳곳의 도서관을 둘러보고 글을 쓰곤 했다. 당시엔 ‘도시재생’ 관점에서 도서관을 바라봤다. 도시재생은 쇠퇴한 지역을 어떻게 바꿀지가 관건이다. 거기엔 도서관이라는 키워드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엔 가볼만한 도서관이 널려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게 됐음은 물론이다. 그런 아쉬움에 다시 도서관을 둘러보게 됐다. 이번은 지역문화를 이끄는 관점으로 도서관을 바라봤다. [편집자주]

 

북카페와 지역아동센터 기능도 겸하고 있어

사전적 의미의 도서관 개념을 완전히 배격

도서관은 무엇일까. 대체 뭘 하는 곳인가. 도서관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온갖 종류의 도서, 문서, 기록, 출판물 따위의 자료를 모아 두고 일반이 볼 수 있도록 한 시설.”(표준국어대사전)

사전적 의미의 도서관은 단순하다. 자료를 모아놓고 사람들이 와서 보도록 하는 ‘열람’ 기능이다.

도서관법(예전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도 있다. 그 법은 도서관의 사회적 책임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법에 등장하는 도서관의 정의는 “도서관자료를 수집·정리·분석·보존하여 공중에게 제공함으로써 정보이용·조사·연구·학습·교양·평생교육 등에 이바지하는 시설을 말한다”라고 돼 있다.

법에 등장하는 도서관은 사전적 의미보다는 좀 더 포괄적임을 알 수 있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도서관은 가르치는 공간이고, 책을 읽는 공간을 뛰어넘지 못한다. 사회적 책임을 하려면 그 이상이 돼야 한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내지혜의숲 한내도서관'. 미디어제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내지혜의숲 한내도서관'. ⓒ미디어제주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도서관이 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있는 ‘한내지혜의숲 한내도서관’이다. 중랑천 서쪽에 붙어 있는 한내근린공원 북쪽에 자그맣게 앉은 도서관이다. 몸을 잘 드러내지 않는 한내도서관은 주변 경관과도 잘 어울린다.

도서관 내용도 그렇지만 한눈에 “어?”하며 끌리게 만드는 도서관이다. 뭔가 상을 받지 않았을까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2017년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내부로 들어가보자. 더 이상 건축 관련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여기서는 건축물이 지닌 의도보다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한내도서관은 ‘도서관은 이런 곳이 아니야’라고 외친다. 우선 마룻바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역에 있는 작은도서관이 그렇듯, 마음껏 놀 수 있다는 의미가 ‘마룻바닥’에 있다.

한내도서관은 사전적 의미의 도서관, 도서관법에 나오는 도서관을 배격한다. 여기는 도서관과 북카페, 지역아동센터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봄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달리 말하면 지역주민 커뮤니티센터라고 할 수 있다.

'한내지혜의숲 한내도서관' 내부 모습. 미디어제주
'한내지혜의숲 한내도서관' 내부 모습. ⓒ미디어제주

정기적으로 운영위원회를 가동한다. 자유로운 복합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다. 운영위원회가 내건 “여기는 독서실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여느 도서관처럼 조용하게 앉아서 책을 읽는, 마치 독서실 분위기의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그랬다. “나를 키운 건 동네 작은 도서관이었다”라고. 맞는 말이다. 도서관은 책만 읽어야 하는 공간이 아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어린이들이 쉽게 드나들며 생각을 교환하는 곳이어야 한다. 아울러 돌봄의 기능을 한다면 금상첨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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