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면, 평가 혁신 이뤄져야”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면, 평가 혁신 이뤄져야”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7.01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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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
"모든 아이가 인정받는 교육, 평가 방식에 변화 필요"
이석문 제주특별차지도교육감이 ‘시즌2’ 취임 1주년을 맞이하며, 7월 1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교육의 한계를 들여다봤습니다. 수능 중심, 객관식 문제를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수업의 과정, 과정이 틀렸다고 생각됩니다. 수업 과정에서 아이들이 인정받고 존중받기 위해서는 평가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석문 제주특별차지도교육감이 ‘시즌2’ 취임 1주년을 맞이하며, 7월 1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오전 10시 30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열린 회견에서 이 교육감은 평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주년 기념사를 발표한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올해 상반기 있었던 제주 청소년의 극단적인 선택, 그 입장을 묻는 말에 이 교육감은 “매우 마음이 아프다”라며 운을 뗐다.

그가 교육감으로 취임해 있던 지난 3년. 제주도교육청은 ‘제주 청소년의 자살률이 0%’라는 사실을 자랑하며, 그간의 성과로 강조하곤 했었다. 하지만 2019년 상반기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고, 이로써 ‘자살률 0%’의 통계가 깨지게 된 것이다.

이 교육감은 이러한 현실에 “지난 3년간 없었던 일이 올해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다시 한번 모든 시스템을 점검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하며, “학교에서 친구와 선생님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이를 잡아줄 수 있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고민한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이 부족한 것인지’ 지속해서 고민할 것을 약속하며, 다소 착잡한 표정으로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아픔이 있다”라는 말로 관련 질의에 대한 답을 마치기도 했다.

한편, 이 교육감은 시즌1에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지침으로 삼았고, 시즌2에서는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을 슬로건으로 삼은 바 있다.

회견 자리에서 그는 이를 위해 궁극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평가의 혁신’이라며, “아이들이 인정받고, 존중받기 위해서는 평가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4월 17일, 제주도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 IBO가 IB 한국어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갖고 기자회견을 열었다.<br>(왼쪽부터)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아시시 트리베디 IBO 아시아태평양본부장,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지난 4월 17일, 제주도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 IBO가 IB 한국어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갖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아시시 트리베디 IBO 아시아태평양본부장,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기성세대가 각자의 학창시절을 떠올렸을 때, 수업 시간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말하고 토론했던 기억을 가진 이는 거의 드물 터.

이 교육감은 이를 지적하며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다양한 의견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것이 바로 ‘평가의 혁신’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제 바칼로레아 한국어화’를 대구시광역시교육청과 함께 전국 최초로 추진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를 그대로 인정하는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평가의 혁신도 함께 이루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의 혁신에는 교사의 희생이 따른다. 그동안 객관식 문제로 채점이 쉬웠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서술형 방식이 채택된다면? 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은 곱절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 이 교육감은 “평가 혁신을 하면, 교사 업무량이 3~5배 늘어난다. 이를 위한 행정 지원에서 과거 관행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행정 지원, 교장 및 관리자의 리더십 발현에 대한 노력을 차분히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아래는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1주년 기념사 전문)

<‘이석문 시즌2’ 1주년 기념사>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지난해 7월 1일, 위대한 도민과 함께 ‘이석문 시즌2’의 첫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제16대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으로 취임하며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실현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이를 위해 평가 혁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지원 혁신, 리더십 혁신 등 3대 혁신을 담대하게 추진해 왔습니다.

아울러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공부도 잘하는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 과정, 과정마다 도민들께서는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하나된 마음과 지원을 모아주셨습니다.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교육 가족들도 노고가 많았습니다. 정책 하나, 하나가 처음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며 새로운 길을 함께 열었습니다.

어려운 여건일수록 교육본질만은 잃지 않았습니다. 아이 한 명, 한 명과 사랑으로 눈을 맞추며 따뜻한 교육을 전했습니다. 그 따뜻함은 아이들의 행복으로 커졌습니다.

제주 아이들의 행복감은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교사에 대한 신뢰도, 학교 생활 만족도 역시 전국 최고입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혼디거념팀’이 되어주신 도민과 선생님을 비롯한 교육가족 여러분, 깊이 감사드립니다.

도민 여러분.

제주교육은 지난 1년 동안, 대한민국 교육의 100년을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도민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희망을 키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평가 혁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제주와 대구광역시교육청, IBO가 ‘국제 바칼로레아 한국어화’ 추진을 확정하였습니다. 근대 교육이 도입된 100년의 역사 이래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변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이 제주에서부터 구체화되고 현실화될 것입니다.

한국어 IB DP는 지난 2017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오는 2022년에 시행하는, 5년에 걸쳐 추진하는 중장기적인 정책입니다.

이제, 변화를 위한 새로운 물꼬가 만들어졌습니다. 담대한 발걸음으로 지금의 희망을 교육 혁신의 물결로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지난 1년 동안 ‘교육복지특별도 완성’의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협치를 통해 유·초·중·고 무상급식 시대를 열었습니다.

내년부터는 고등학교를 포함한 중‧고등학교 무상 교복도 전면 시행합니다. 또한 제주교육청이 마중물이 되어 전국 고교 무상 교육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을 위한 행정 지원 혁신, 제주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양 지원청에 학교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학교 지원의 새로운 모형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교체제개편의 긍정적인 변화가 더욱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연합고사 폐지는 지역 균형 발전 최고의 정책입니다.

연합고사 시행 당시 나타났던 읍면지역에서 제주시 동지역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확연히 줄었고, 일부 중학교 쏠림 문화도 사라졌습니다.

도내 30개 고등학교가 균형 발전하면서, 선택해서 가는 학교로 자리해 가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로 ‘제주교육 공론화 위원회’를 상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면 무상교복의 시행과 더불어 ‘교복 개선’이 첫 의제로 선정되었습니다.

공론화 과정은 살아있는 민주교육의 장입니다.

교육주체들의 지혜를 충실히 모으면서, 숙의 민주주의 본연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전국 교육청과 손잡고 4.3평화인권교육 전국화의 물결을 확장했습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및 경상남도교육청과 협력을 통해 4.3과 5.18민주화운동, 3.15의거, 경남 독립운동 역사 등을 전국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력의 범위를 대구, 경북 등 전국 모든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평화와 배려, 협력의 가치가 숨 쉬는 학교 현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혼디배움학교’를 중심으로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문화가 살아있는 새로운 학교 모형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악성 민원 등에 적극 대응하고, 학교 폭력의 평화로운 해결을 위하여 전국 최초로 ‘학교 폭력 사안 처리 지원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100년전 피어난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받는 ‘민주공화국’의 꿈은 광장의 민주주의와 촛불 시민 혁명을 이루어냈습니다.

나아가 분단 70여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정상이 북한 땅을 밟고,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평화롭게 만남을 갖는, 실로 역사적인 전기가 열렸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받고,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하나되는 새로운 100년에 대한 희망이 점점 더 무르익고 있습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이 실현될 때, 100년의 희망은 현실로 완성될 것입니다.

아이들을 힘들게 했던 경쟁과 서열, 성적 중심의 문화를 과거로 흘려보내겠습니다.

그 자리에 배려와 협력, 행복의 가치를 꽃피우겠습니다.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교육이 아닌 스스로 질문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을 존중하는 교육을 뿌리내리겠습니다.

100년의 꿈이 시작된 곳에서, 새로운 100년을 열겠습니다.

지난 1년, 제주교육에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9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이 석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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