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고유정 제주서 前 남편 시신 유기 정황…경찰은 “아니다?”
고유정 제주서 前 남편 시신 유기 정황…경찰은 “아니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6.24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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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범행 장소 인근 클린하우스에 쓰레기 봉투 4개 버려
제주동부경찰서 지난 4일 브리핑 “도내 유기 아니라고 본다” 대치
‘경찰이 고유정의 시신 유기 정황 숨긴 게 아니냐’ 의혹도 불거져
박기남 서장 “완전범죄 꿈꿔 제주서 흔적 안 남겼을 것으로 판단”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경찰이 고유정(36·여)에게 피살된 전 남편 강모(36)씨의 시신을 찾고 있는 가운데 고유정이 제주에서 시신 일부를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뒤늦게 포착됐다.

고유정 사건을 수사한 제주동부경찰서 측이 “도내 유기는 안 했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과 대치되는 부분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진술녹화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유정에 대한 신상공개는 지난 5일 결정됐다.© 미디어제주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고유정(36.여)이 지난 7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진술녹화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유정에 대한 신상공개는 이보다 앞선 지난 5일 결정됐다.© 미디어제주

24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유정이 강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날(5월 25일)로부터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 낮 범행 장소 인근 클린하우스 두 곳에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버렸다.

지난달 30일 경찰이 확인한 클린하우스 폐쇄회로(CC)TV 영상에 고유정의 이같은 모습이 찍혔다.

고유정은 이날 범행 장소인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에 종량제 쓰레기 봉투 1개를 버린데 이어 500여m 가량 떨어진 클린하우스에도 3개를 투기했다.

고유정이 해당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자신의 가족 명의의 아파트가 있는 김포까지 이동하면서 여러 곳에 나눠 유기한 점으로 볼 때 이 같은 행위는 시신 일부를 유기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한 부분이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그러나 지난 4일 고유정 사건에 대한 언론 브리핑에서 피해자 시신의 도내 유기 가능성에 대해 일축한 바 있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당시 ‘피해자 시신 유기 장소가 도내 및 도외인가’를 묻는 말에 “복수의 장소이고 추정이다. 도외 포함이다. 도내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서장은 이후 브리핑에서도 고유정이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에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버린 정황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4일 오후 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전 남편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고모(36.여)씨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지난 4일 오후 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전 남편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여)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기남 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유정의 시신 유기 장소로 제주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 미디어제주

게다가 경찰은 CCTV를 확인한 다음날 제주시 소재 쓰레기 매립장 등을 찾았으나 이미 소각 및 매립이 된 상황이어서 고유정이 버린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경찰이 고유정의 시신 유기 정황을 숨긴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낳고 있다.

박 서장은 24일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은폐 의혹’에 대해 “내가 은폐를 해서 얻을 것이 무엇이겠느냐”고 강하게 부정했다.

박 서장은 “CCTV를 확인한 게 지난달 30일이고 하루 뒤인 31일 매립장을 찾아 갔더니 그날 당일 소각 및 매립해서 찾을 수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왜 도내 유기가 아니라고 봤는가’라는 질문에는 “고유정의 진술이 그렇게 나왔다”며 “범행 현장이 깨끗이 치워져 있었고 지난달 31일 갔을 때는 이미 소각 및 매립 처리된 상태여서 고유정이 버릴 당시 종량제 쓰레기 봉투 안에 뭐가 있었을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고 답했다.

박 서장은 “그리고 고유정의 이동 동선을 볼 때 (여객선으로) 완도까지 가는 항로에서 훼손된 시신 일부를 유기하고 남은 것을 김포까지 가져가 다시 훼손해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고유정이 완전범죄를 꿈꿨기 때문에 제주에서는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고 지금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지난 12일 검찰에 구속 송치된 상태이며, 경찰은 제주~완도 여객선 항로와 김포 소재 아파트를 중심으로 피해자 시신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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