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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써온 농사일기는 삶의 기록이다”
“평생 써온 농사일기는 삶의 기록이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6.2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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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학자 고광민 선생, <고개만당에서 하늘을 보다> 출간
울주 지역 김홍섭 어르신의 귀중한 기록을 세상에 공개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민속학자 고광민 선생이 새 책을 내놓았다. <고개만당에서 하늘을 보다>라는 책으로, 제주 이야기는 아니다. 평생 경남 울주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김홍섭 어르신의 일기를 엮어 책으로 선보였다.

1932년생인 김홍섭 어르신은 1955년부터 농사일기를 써왔다. 물론 지금도 쓰고 있다. 그가 쓰는 농사일기는 당시의 물가, 시장에서 거래되던 물건의 종류와 값, 경조사와 축의금 변화, 마을의 살림사 등이 담겨 있다.

책은 김홍섭 어르신의 일기 가운데 1962년으로 한정해 풀어냈다. 고광민 선생은 김홍섭 어르신의 일기를 제대로 들여다보기 위해 공부를 해야 했다. 2017년 1월 13일부터 그해 3월 25일까지 72일동안 한 사람은 학생으로, 한 사람은 선생이 되었다. 선생은 김홍섭 어르신이었고, 학생은 민속학자 고광민이다.

고광민 선생은 공부가 끝날 때마다 그 내용을 차곡차곡 적어넣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바로 <고개만당에서 하늘을 보다>이다.

책은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김홍섭 어르신 일기의 주석과 해설이다. 2장은 김홍섭 어르신 일기를 분석한 글이다. 3장은 원문을 실었다.

5월 5일 일기를 보면 ‘풀 조금 비고 창건너 논에 풀 1짐 져다 놓고 옴. 덕거리(德巨里) 보리 비기 시작’이라고 돼 있다. 김홍섭 어르신은 음력으로 기록을 했다. 당시 5월 5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6월 6일이다. 그날은 모내고 보리를 베는 망종이다.

고광민 선생은 이를 두고 “망종 보리라는 말이 전승됐다. 보리를 늦게 베면 목이 떨어져 성가시게 구는 경우가 많았다. 덜 익은 보리라도 베어내어 말리는 것이 좋았다”며 주석을 달았다.

책은 김홍섭 어르신의 서문도 있다. 그는 “일기를 써서 남에게 보인다든가 세상에 알린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루를 반성하고 성찰의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해 쓴 것이 어언 64년이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도서출판 한그루에서 펴냈으며, 2만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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