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제주 비자림로 공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작성”
“제주 비자림로 공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작성”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6.17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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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녹색당·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17일 회견 주장
1번-3번 식생조사표 1.5~2㎞ 이격 불구 ‘좌표’ 같아
교목층 피도-DBH 표기·동일 시간 조사 불가능 지적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비자림로 도로공사를 위해 작성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관계자들이 17일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정문 맞은 편 천막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관계자들이 17일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정문 맞은 편 천막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은 17일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정문 맞은 편 천막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에서 비자림로(대천~송당) 도로공사와 관련해 A기술단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해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 엉터리 공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제출된 보고서의 ‘식생조사표’ 조사지점이 1.5~2km 가량 떨어져 다른데 좌표가 같고 일정 면적 중 각 식물이 점령하는 면적을 계산한 비율인 ‘피도’와 가슴 높이에서 측정한 나무의 지름을 의미하는 ‘DBH’ 수치도 의심된다는 것이다.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이 제공한 제주시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1번 지점 식생조사표.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이 제공한 제주시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1번 지점 식생조사표.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이들이 제공한 1번 지점과 3번 지점 ‘식생조사표’를 보면 조사일과 개시 및 종료 시간이 같다.

1번과 3번 지점의 거리는 1.5~2km 가량 떨어져 있다.

하지만 1번 지점과 3번 지점의 조사좌표는 X는 175559 Y는 43420으로 같다.

또 교목층(T1)의 곰솔의 경우 1번 지점은 피도가 3.3, DBH가 39로 표기됐는데 3번 지점은 피도가 39, DBH가 3.3으로 명시됐다.

이들은 이를 두고 “합리적으로 추정 가능한 것이 식생조사표를 복사하면서 지점 번호만 바꿔서 사용했다”며 “조사를 했다는 신빙성을 보이기 위해 숫자 하나(지점 1과 지점 3)만 바꿨다”고 강조했다.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이 제공한 제주시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3번 지점 식생조사표.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이 제공한 제주시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의 3번 지점 식생조사표.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이와 함께 1번 지점과 3번 지점 식생조사표의 교목층 피도와 DBH 부분이 서로 바뀌어 표기된 것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 사람이 작업한 흔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3번 지점 조사표에서 DBH를 3.3이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서는 “높이 6m가 넘는 교목의 지름이 3.3cm에 불과한 것이라고 표기한 것”이라며 “이 수치는 1번 지점 조사표의 피도와 동일하다”고 피력했다.

조사시간의 문제도 꼬집었다.

이들은 “동일한 조사자가 동일한 시간에 조사한 것으로 표기돼 있으나 약 2km가 떨어진 두 지점을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시간에 조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의혹을 나타냈다.

이어 “A기술단이 실제 조사를 하지 않고 거짓으로 작성했고 다른 서류를 복사해 붙였을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이 제공한 제주시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육상 동식물 조사범위도. 왼쪽 붉은 색 원이 '3번 지점'이고 오른쪽 붉은 색 원이 '1번 지점'이다.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이 제공한 제주시 비자림로 공사와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육상 동식물 조사범위도. 왼쪽 붉은 색 원이 '3번 지점'이고 오른쪽 붉은 색 원이 '1번 지점'이다. [제주녹색당,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이들은 이에 따라 “A기술단을 비롯한 관계 기관에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엉터리로 진행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인한 비자림로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재평가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자림로 공사는 제주시 대천교차로~금백조로 2.9km 구간을 3개로 나눠 현재 왕복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늘리는 사업이며 예정된 완공 시기는 오는 2021년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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