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훼손 도구까지 미리 준비 … 경찰 “치밀한 계획범죄”
시신 훼손 도구까지 미리 준비 … 경찰 “치밀한 계획범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6.09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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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혼한 전 남편 살해한 고유정씨 사건 관련 브리핑 

피해자 시신 일부로 추정되는 뼈 조각 발견 국과수에 감정 의뢰
시신 훼손 등 범행수법 드러나 … 부실한 초동수사 지적 정면 반박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에서 이혼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씨(36)가 지난달 25일 범행 직후 미리 준비한 도구를 사용해 거의 하루 동안 시신을 훼손한 정황이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공개했다.

박기남 서장은 고씨의 범행 수법을 밝히기에 앞서 “사건 내용이 너무 끔찍하고 범행 수법이 너무 잔혹하고 치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드리기가 곤혹스럽다”면서 “일단 손괴 방법에 대한 부분만 얘기하겠다”며 사체 훼손과 유기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자신이 머물던 펜션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거의 하루 동안 사체를 훼손했다. 훼손한 시신을 캐리어와 상자에 나눠 담은 그는 완도로 가는 배에서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약 7분 동안 바다에 버렸다.

김포에 있는 집에 도착한 후에도 고씨는 미리 인터넷에서 주문한 목공용 톱을 이용해 꼬박 이틀 동안 사체를 다시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피해자의 시신을 찾기 위해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동부경찰서
경찰이 피해자의 시신을 찾기 위해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동부경찰서

고씨는 훼손한 시신을 종량제 봉투와 분리수거용 봉투에 나눠 버렸고, 경찰은 고씨 진술 등을 토대로 훼손된 사체가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수색한 끝에 인천에 있는 한 재활용업체에서 피해자의 시신 중 일부로 추정되는 뼈 조각을 찾아냈다.

경찰은 해당 뼈 조각에 대한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 밖에도 경찰은 펜션 내부에서 머리카락을 찾아내 피해자의 것이 맞는지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훼손된 사체를 갖고 김포까지 이동하면서 범행도구도 갖고 가는 등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피의자는 완전범죄를 꿈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박 서장은 “피의자는 우발적인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계획 범죄로 볼 수 있는 근거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전문 프로파일러가 투입돼 조사중”이라면서도 “추론되는 부분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9일 오전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씨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9일 오전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씨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부실한 초동수사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정면 반박했다.

최초 신고가 자살이 의심된다는 신고 내용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기지국 주변을 수색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경찰이 방범용 CCTV를 먼저 확인하던 중에 신고자가 다른 CCTV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평소 피의자가 폭력 성향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후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형사팀을 곧바로 투입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피의자 고씨가 시신을 버리기 전에 잡을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수사 초기에는 한정된 시간 내에 한정된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살 쪽으로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면서 신고자가 처음으로 피의자에 대한 얘기를 한 시점이 29일이었다는 점을 들어 형사팀 투입이 늦어진 이유를 거듭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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