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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버섯탐사를 다녀와서
[기고] 버섯탐사를 다녀와서
  • 미디어제주
  • 승인 2019.06.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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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원생물연구센타(대표 고평열)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지원을 받아 버섯 탐사를 다닌다.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 동행하는 기회를 얻었다.

탐사의 목적은 한라산 뿐 아니라 제주도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자원화 할 수 있는 버섯들을 채집하여 배양 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보내 식용이나 약용으로 유용성 검증을 하고 보급한다.

험한 숲속을 헤매고 다녀야 해서 편한 복장과 등산화는 필수이다. 거기다 표본 채취를 위한 가방과 여러 물품, 기록하기 위한 카메라와 노트등 짐이 많다보니 점심은 달랑 김밥과 물 뿐이었다.

영실 매표소에 들러 학술조사를 위한 한라산 출입 신고를 하고 길을 나섰다. 이번 탐사는 영실에서 다래오름 방향으로 계곡을 끼고 이동하는 코스였다.

학술조사에 동참한 필자. 김정련
학술조사에 동참한 필자. ⓒ김정련

때죽조개껍질버섯이 맨 먼저 우릴 반겼다. 이어 갈색꽃구름버섯, 해면버섯, 말굽버섯, 노랑비늘버섯, 접시버섯 등 생소한 이름의 버섯들이 보였다. 호기심에 질문을 했는데 박사님의 지식에 마중물을 부은 격이 되어 지식의 샘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어떤 버섯은 알기 쉽게 특징을 살린 애칭을 곁들여 설명하는데 귀에 쏙쏙 박혔다. 적갈색애주름버섯의 경우 상처가 나면 흐르는 갈색액을 보여주기 위해 상처를 내서 설명해 주었다. 숲속에서 한편의 강의를 들은듯했다. 쥐눈이 콩보다 작은 버섯에서 내 주먹보다 큰 버섯까지 색과 모양이 다양한 버섯들을 만날 수 있었다.

버섯 채취와 기록은 연구원들끼리 손발이 척척 맞았다. 업무 분장이 잘 되어 있었다. 표본을 기록하고 좌표를 찍고 채집하는 순서가 매끄럽게 이어졌다. 때로 어느 종인지 분류가 힘든 버섯이 보이면 돋보기를 꺼내서 뒷면을 관찰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화면을 확대한 후 관찰하기도 했다. 버섯을 채집할 때 보통의 버섯들은 팩에 담아 보관하는데 연약해서 부서지기 쉬운 버섯은 별도의 팩을 이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채집한 버섯들. 김정련
채집한 버섯들. ⓒ김정련

나선 김에 버섯균을 채취하고 배양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했더니 실험실 동행을 허락해주었다. 실험실에 도착하자 맨 먼저 오늘 채집한 버섯들을 접시에 옮겨 놓고 식별 번호를 부여했다. 그 후 오염되지 않도록 소독 후 버섯균 채취에 들어갔다. 사용하는 기구들은 수시로 알코올과 열로 소독을 했다. 이렇게 조심해도 오염돼서 버리는 것들이 생긴다고 했다. 실험실에서는 균 채취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더 많은 일거리들이 쌓여 있었다. 균을 채취하고 남은 버섯은 말려서 배양된 균과 같이 보내야 된단다. 그러면 연구원에서는 식용과 약용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해당 버섯을 더 유용하게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쉽게 마트에서 접하는 버섯들이 이런 수많은 노력의 과정들을 거친다니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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