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21:23 (목)
“제주어에 내재된 토착 지식과 문화적 가치 적극 발굴해야”
“제주어에 내재된 토착 지식과 문화적 가치 적극 발굴해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6.05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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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누리포럼, ‘제주어 보전과 대중화 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장지원 유네스코한국위 선임전문관, 제주어 등 토착어의 가치 강조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 제주문화누리포럼이 주최한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 제주어 보전과 대중화 방안 마련을 위한 대토론회'가 5일 오후 제주도의회 의원회간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 제주문화누리포럼이 주최한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 제주어 보전과 대중화 방안 마련을 위한 대토론회'가 5일 오후 제주도의회 의원회간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언어를 보전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 뿐만 아니라 그 언어가 여러 세대에 걸쳐 담아내 온 삶의 지혜, 주변환경과의 관계, 가치관과 정체성을 포함하는 문화를 지켜내는 일입니다”

5일 오후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 ‘제주문화누리포럼’ 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장지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선임전문관이 하와이어와 뉴질랜드 마오리어 등 토착어 보호 및 보존활동 사례를 소개하면서 제주어 보전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꺼낸 얘기다.

장 전문관은 이날 ‘소멸위기 언어 보전의 의미와 사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지구상에서 사용되는 7000여개의 언어 중 3분의 1이 넘는 2680여개의 언어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으며, 특히 1950년부터 2010까지 불과 60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230개의 언어가 소멸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유네스코가 소멸 위험 언어로 지정한 언어 중 146개는 해당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전 세계에 채 10명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며 “사용자 수가 10~15명에 불과한 언어도 178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유네스코가 토착어를 바라보고 있는 관점에 대해 지식(knowledge)과 평화(peace), 권리(rights), 사회통합(inclusion), 다양성(diversity)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지식의 관점에 대해 그는 “각각의 고유 언어는 오랜 세월에 걸쳐 주어진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에 적응하면서 그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반영된 삶과 지혜와 적응의 산물로서 수 세대에 걸쳐 축적된 경험적 지식을 담고 있다”고 토착어가 담아내고 있는 가치를 설명했다.

또 그는 “한 문화권의 언어에는 그 문화를 향유하는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역사적 흔적과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법, 그 문화의 핵심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면서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의 공존이 평화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나의 언어로 말하고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권리, 언어 사용자 수의 많고 적음이나 언어가 지닌 힘의 세고 약함을 떠나 누군가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인권 보호나 휴머니티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다수 문화가 소수 문화를 흡수하면서 이뤄지는 강제적 통합이 아니라 소수적 가치가 억압받지 않고 정당하게 인정받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통합을 위한 과정”이라면서 “토착어 전승은 세대간 상호 이해와 통합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라고 토착어의 ‘사회통합’적인 측면에서의 가치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류가 지난 세계관과 가치체계,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의 총체인 언어를 서로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은 다채로운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다양성’ 측면에서 토착어의 가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그는 제주어 보전을 위한 방안으로 “제주도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이어져 내려온 제주어에 내재돼 있는 토착 지식과 풍성한 문화적 가치를 적극 발굴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젊은 세대들이 제주어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받아들여 전승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인력 양성에 힘쓰는 한편, 제주어 활용 능력이 자산이자 전문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직업으로도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주어가 친근하고 재미있게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문화 콘텐츠와 미디어의 접목을 활성화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제주학연구센터의 김순자 전문연구위원은 ‘‘제3차 제주어발전기본계획’에 따른 제주어의 대중화와 활성화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어 연구자 육성과 대중화를 위한 기반이 조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고창근 제주어연구소 이사, 김성은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 김장영 교육의원, 김정민 제주어보전회장, 조상범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어 대중화 방안과 정책 방향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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