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시작 전부터 무대 앞에서 몸싸움 … 10여분만에 종료 선언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이달 중 완료되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반영할 과제 발굴을 위한 도민 의견을 수렴중인 가운데, 도민 의견을 듣겠다며 마련한 두 차례의 공청회가 모두 무산됐다.
지난 5월 23일 도체육회관에서 열린 공청회가 40여분만에 파행으로 끝난 데 이어 4일 오후3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차 공청회도 성산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막혀 불발된 것이다.
공청회 시작되기 한 시간여 전부터 성산국민체육센터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굳게 내려져 있던 셔터 문이 오후 2시에 열렸다. 하지만 체육관 내 무대 앞에는 제2공항 반대측의 점거를 막기 위해 공무원들이 이미 도열해 있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 소속 공무원들과 자치경찰 등 130여명은 두 줄로 서서 무대를 막아섰다.
이에 반대대책위 주민들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관계자들은 손피켓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무대를 점거하기 위해 공무원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강원보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위원장은 “84%의 도민들이 원하는 공론조사를 원희룡 지사는 거부하고 있다”면서 “도지사는 도민 여론을 정책에 반영하고 도민들의 뜻대로 도정을 이끌 의무가 있는데 이에 반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찬성 측 주민들을 향해서도 그는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주민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데 이게 이웃이 맞느냐”며 “제주도의 미래는 도민이 결정해야 한다. 원희룡 지사가, 국토부가 제주도의 미래를 결정해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무대를 막아서고 있던 공무원들이 물러났고, 결국 무대는 ‘제2공항 물러가라’, ‘제2공항 결사반대’ 피켓을 든 성산 주민들 차지가 됐다.
이어 무대를 점거한 주민들에게 수차례 무대에서 내려와달라고 하던 사회자는 10여분만에 공청회 종료를 선언했다.
3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공청회는 3시 12분께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결국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