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도서관의 제주-프랑스 문화 잇기, 기대해볼까
한라도서관의 제주-프랑스 문화 잇기, 기대해볼까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6.04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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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도서관, 프랑스어 그림책 읽는 '쁘띠프랑스' 진행
페논 프랑스 대사, 한라도서관 방문해 '문화 교류' 제안
(좌)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대사와 (우)류도열 한라도서관 관장.
오른쪽 한편, 약 1M 폭의 크기 책장에 프랑스어 책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에서 접하기 힘든 세계의 문화들. 한라도서관을 통해 이뤄질 저변 확대를 기대해보자.

한라도서관(관장 류도열)은 5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프랑스 그림책’을 읽어주는 ‘그림책 속 쁘띠프랑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 5월에는 17명의 초등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제1회 쁘띠프랑스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2회차 강연은 오는 6월 23일 진행된다.

쁘띠프랑스는 강사의 지도 아래 프랑스어 그림책을 한국어 번역본과 함께 읽어보는 프로그램이다. 강연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주목할 점은 그림책을 읽은 뒤, 책에 나온 프랑스의 문화를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1회 강연에서는 ‘파리에 간 사자’라는 그림책을 읽고, ‘프랑스, 파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예를 들면 ‘프랑스 파리는 지도 어디쯤 위치하는지’,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무엇인지’ 등을 아이들에게 질문하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쁘띠프랑스 프로그램에 대한 신청자 모집은 지난 4월 마감된 상태다. 다만, 신청자 중 계속 참여가 어려운 이들의 공석을 메우기 위해 ‘추가 모집’이 이뤄질 전망이다.

제주에서는 드물게 프랑스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 덕일까. 지난 6월 3일, 파비앙 페논(Fabien PENONE) 주한 프랑스대사는 모처럼 한라도서관을 방문했다. 류 관장과 제주-프랑스 간 문화교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페논 프랑스대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랑스어 프로그램, 그 핵심 근거지로 한라도서관을 삼고 싶다”라며 “프렌치 스토리텔링(쁘띠프랑스 프로그램)의 발전에 동참할 것”이라는 인사를 전했다.

이와 관련, 페논 대사는 류 관장에게 프랑스어 서적 기증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한라도서관에는 프랑스어 책 코너가 마련되어 있는데, 프랑스어 책에 대한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 서적의 수가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페논 대사는 프랑스 관련 서적 구입에서 자문이 필요할 경우 협조할 것과 현재 프랑스에서 보관 중인 책들 중 기증할 수 있는 여분 서적이 있는지 살펴볼 것을 약속했다.

또 그는 한라도서관에서 시행하는 쁘띠프랑스 프로그램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책을 기증하는 등 방안을 모색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페논 대사는 책 기증 외에도 제주-프랑스 사이, 문화 교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매년 3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열리는 ‘프랑코포니 축제’를 소개하며, “한라도서관에 프랑스어 책 코너를 통해, 프랑코포니 축제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코포니(Francophonie)란, 프랑스어를 모국어나 행정 언어로 쓰는 국가들로 구성된 국제 기구를 뜻한다. 동시에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은 2016년 11월 참관국 자격으로 프랑코포니 국제기구에 가입했고, 올해 3월 1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수원, 대전, 대구, 인천 등에서는 프랑코포니 축제 관련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페논 대사가 류도열 관장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이어 페논 대사는 서울이나 타 지역을 찾는 프랑스 작가들의 일정과 맞춰 제주 방문 일정을 꾸리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프랑스 작가를 제주까지 초청하려면, 왕복 비행기값만 백만원이 훌쩍 넘는 돈이 든다. 이에 한라도서관 입장에서는 예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한국을 방문하는 프랑스 작가들의 일정에 맞춰 제주 방문을 추진하면,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이에 류 관장은 “제안들이 내실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도 “다만 올해 프로그램 집행 예산이 (이미) 짜여져 있어 추가로 하는 것(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추가 예산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렸다. 한라도서관은 제주특별자치도 산하 도서관이므로, 제주도 회계 일정에 맞춰 예산 집행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류 관장은 “지금 하는 쁘띠프랑스 프로그램을 착실히 이행하고,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프랑스의 작가들이나 저명한 인사를 제주에 초청,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보다 심도 있게 진행됐다. 페논 대사는 서울-제주 간 왕복 비행기표, 숙박비 정도의 예산이 허락할 경우 프랑스 작가 섭외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적극 내비쳤다.

또 페논 대사는 “이러한 제안을 드리는 것은 한라도서관에 와서 보니 좋은 공간을 유치하고 있어서”라며 “앞으로 프랑스 대사관의 주요 파트너로 협력할 부분이 많을 것 같아 제안을 드린다”라고 부연했다.

류 관장 또한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2020년 한라도서관 프로그램 수요 조사’에서 프랑스 프로그램 항목을 포함하겠다며,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라 프랑스 관련 프로그램을 구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에 페논 대사는 “조만간 프랑스어권 대사가 모두 모여 진행하는 프랑코포니 진흥위원회 회의가 열리는데, 관장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이날 자리에서 한라도서관의 쁘띠프랑스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싶다. 또 한라도서관의 다른 행사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씀을 드리겠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류 관장과 페논 대사의 대담 이후, 이들은 한라도서관 2층에 위치한 '프랑스어 책 코너'를 방문하기도 했다. 작지만 도서관 한편에 마련된 프랑스어 책 코너에서 기념 촬영으로, 이날의 만남은 끝이 났다.

‘섬’이라는 한계 때문에 다양한 세계의 문화, 언어를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제주.

제주와 프랑스를 잇는 한라도서관의 작은 시도가 세계 문화를 연결하는 가교로 성장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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