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운동가이자 3선의 제주 진보정치 큰 별 지다
농민운동가이자 3선의 제주 진보정치 큰 별 지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5.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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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허창옥 부의장 영결식,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 겸 농민葬으로 엄수
마지막 의식 붙잡고 고인이 남긴 한 마디 “농사꾼인데 농사지어야지”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9시 도의회 의사당 앞마당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 겸 농민葬으로 엄수됐다. ⓒ 미디어제주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9시 도의회 의사당 앞마당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 겸 농민葬으로 엄수됐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농민운동가이자 3선의 현역 도의원으로서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펼쳤던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67)의 영결식이 28일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가족들과 김태석 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동료 의원, 원희룡 지사 등 관계 공무원, 농민회, 일반 도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으로 치러진 이날 고인의 영결식은 평생을 농민운동에 헌신해 온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농민葬을 겸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태석 의장은 조사에서 “고인은 한평생 농민운동에 헌신해오신 분”이라면서 “20대 청년시절 송악산 공군기지 반대 투쟁에 앞장선 후 농업 현장에 몸담으면서 초창기 제주 지역 농민운동 조직화에 열정을 기울여왔다”고 농민운동가로서 그의 일생을 반추했다.

김 의장은 이어 “정치에 입문해서도 그에게는 오직 농업과 농업 뿐이었다”면서 “그가 농업과 농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3선의 영예를 안았고 도의회도 그의 열정을 존중해 9대 및 10대 의회에서는 농수축경제위원회 활동과 FTA대응특위 위원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맡기기도 했다”고 그의 정치 이력을 회고했다.

한중FTA 타결이 임박했을 때 감귤 등 제주 농산물 11개 품목에 대한 양허품목 제외를 요구하면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였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면서 정치에 입문해서도 줄곧 농민들의 삶을 대변했던 그의 정치 인생역정을 돌아보기도 했다.

김태석 의장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으로 치러진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읽고 있다. ⓒ 미디어제주
김태석 의장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으로 치러진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읽고 있다. ⓒ 미디어제주

이에 김 의장은 “이 땅의 농업과 농민의 미래를 노심초사하시던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고인의 몫까지 다 해내겠다는 각오를 가슴에 담는다. 남은 우리가 생전에 늘 희구하셨던 제주 농업, 그리고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다짐을 되새기면서 “고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소통과 공감의 정치, 발로 뛰는 허창옥!’, ‘추진력의 또 다른 이름, 뚝심 일꾼 허창옥!’, ‘현장 구석구석 주민의 아픈 곳을 보듬고 언제나 처음처럼 더 소통하겠다’던 그의 정치 슬로건을 들려드리면서 고인을 영면의 길로 보내드리고자 한다”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송인섭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도 추도사를 통해 고인이 제주 농민들에게는 가장 빛나는 등불이었으며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면서 “함께 하는 동지였던 제주의 농민들이 오늘 당신의 이름을 껴안으며 가슴으로 울고 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20대에는 농민운동의 불모지였던 제주에서 대정농민회를 창립해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이 정당하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서 농민운동의 선봉에 섰던 올곧은 의지를 가진 청년이었으며, 초심을 잃지 않는 한결같음이 있었기에 제주의 많은 농민들이 함께 했고 마음을 다하는 진심이 있었기에 제주의 많은 농민들이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제주 농민의 등불이자 버팀목이었던 그의 삶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에 송 의장은 “당신이 그리도 간절히 바랐던 제주 농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몫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당신의 열정을 닮은 제2, 제3의 허창옥이 제주 농업의 밝은 내일을 열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송 의장은 또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열심히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 부끄럽지 않은 당신의 동지, 당당한 당신의 벗이 되겠다”며 “한 평생 짊어졌던 농민들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다 잊고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영결식 마지막 순서인 헌화와 분향이 진행되면서 스크린에 생전 고인의 모습이 비춰지자 부인 김옥임씨와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영결식 마지막 순서인 헌화와 분향이 진행되면서 스크린에 생전 고인의 모습이 비춰지자 부인 김옥임씨와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헌화와 분향이 시작되면서 스크린에서는 생전 고인의 사진과 영상, 메시지가 전해졌다.

그리고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마지막 의식을 붙잡고 남긴 것으로 전해진 한 마디가 영결식에 참석한 추도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뭐하긴…. 농사꾼인데 계속 농사지어야지. 이번에 귤나무도 새로 심었는데 우리 귤나무에 물을 줘야 해. 내가 더 이상 부의장직에 있으면 안될 것 같다고 전해다오. 송악산 개발을 중단해야 해. 반대하는 이유는…”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는 양지공원으로 향했다. 양지공원에서 화장 후에는 황사평 천주교 성지에 모셔질 예정이다.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9시 도의회 의사당 앞마당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 겸 농민葬으로 엄수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故 허창옥 제주도의회 부의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9시 도의회 의사당 앞마당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 겸 농민葬으로 엄수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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