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6:27 (금)
“금융감독원 직원 김석제예요” 속여 1억9900만원 빼돌려
“금융감독원 직원 김석제예요” 속여 1억9900만원 빼돌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4.16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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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카드사·강남경찰서·금감원 사칭 억대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휴대전화 ‘팀 퓨어 프로그램’ 설치 유도…원격 조종 대출·계좌 이체
경찰 IP 주소를 확인·이체 계좌 압수수색영장 통해 용의자 파악 중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최근 제주에서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사기)으로 2억원에 가까운 금액의 피해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금융감독원과 제주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A(55)씨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전화에 속아 거액을 사기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금액만 1억9900만원에 이른다.

제주지방경찰청사 전경. ⓒ미디어제주
제주지방경찰청사 전경. ⓒ미디어제주

A씨의 피해는 허위 문자 메시지로부터 시작됐다.

A씨는 지난달 27일께 ‘416불 해외 결제’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발신 번호로 전화를 하자 모 카드회사에서 받았다.

카드회사라고 속인 보이스피싱 조직은 카드 부정사용 신고를 접수, 경찰로 이첩할 것이라고 안내했고 다시 서울 강남경찰서를 사칭한 전화를 통해 “금융감독원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어 금융감독원 직원 ‘김석제’라고 밝힌 용의자는 A씨의 명의로 발급된 불상의 계좌가 자금세탁에 이용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속여 A씨의 휴대전화에 ‘팀 퓨어 프로그램’(앱명 퀵 서포트, Quick Support)를 설치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 직원 중 ‘김석제’라는 인물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앱이 설치되자 사기범은 A씨의 휴대전화를 원격 조종해 카드사 현금서비스 2건, 카드론 2건 등 4건의 대출을 실행하고 계좌를 이체했다.

사기범은 “정상적으로 계좌이체가 되는지 시험해보는 것”이라고 속여 수취계좌번호 등을 직접 입력하고 A씨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해 ‘LE VAN LOC’, ‘NGUYEN THI’ 등의 명의로된 국내 은행 계좌로 대출받은 4900만원을 이체했다.

하루 뒤인 28일에도 같은 수법을 이용해 또다른 명의의 계좌로 A씨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예금 1억5000만원을 이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기범은 외국에서 원격 접속해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모든 권한을 빼앗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찰은 이에 따라 원격조종에 사용된 IP 주소를 확인 중이며 피해금액이 이체된 금융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 등 용의자 파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측은 이와 관련 “출처 불명이 스마트폰 ‘앱’은 설치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전화로 정부기관이라고 소개하며 금융거래 조치를 요구할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수사기관 및 금융감독원 직원의 전화를 받게되면 당황하지 말고 소속과 직위, 이름을 확인한 뒤 전화를 끊고 주변의 도움을 받거가 해당 기관의 공식적인 대표 전화번호로 전화해 사실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의심 문자나 전화를 받은 경우 경찰서(국번없이 112)나 금융감독원(1332)으로 신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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