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에 제대로 된 이름을 달아주는 그날까지 노래를”
“4·3에 제대로 된 이름을 달아주는 그날까지 노래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4.1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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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모다정, 지난해에 이어 제주4·3 노래공연 펼쳐
올해는 '그 이름을 세우다- 4·3, 통일을 그리다' 주제로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노래를 부르는 이유를 말하라면. 남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숨겨둔 끼를 발산하려고? 아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그렇지 않다. 모다정(모다情)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는 정말 그렇지 않다.

11년 전이다. 주민자치연대에 소모임을 만들자며 사람들이 모였다. 제주어로 한다면 ‘모다졌다’라는 말이 딱 맞다. 제주의 아픔을 노래하자며 모였다. 제주말 그대로 ‘모다정’의 탄생이다.

모다정엔 노래패 활동을 하던 이들이 주축이 됐다. 제주문화운동협의회 소속 우리노래연구회 활동을 했던 이들이었기에 제주의 아픔을 노래할 줄 알았다.

지난해는 제주4·3 70주년을 맞는 해였다. 제주4·3을 이야기하는 공연을 가졌다. 올해도 그들은 4·3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 13일 저녁 한라아트홀 다목적홀에서 ‘그 이름을 세우다-4·3, 통일을 그리다’라는 주제를 단 공연을 선보였다.

통일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주4·3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그날이기도 하다. ‘그 이름을 세우다’는 4·3에 진짜 이름을 지어주자는 의지의 표현일테다.

지난 13일 한라아트홀에서 공연을 하는 모다정 멤버들. 미디어제주
지난 13일 한라아트홀에서 공연을 하는 모다정 멤버들. ⓒ미디어제주

노래패 1세대 격인 박유미씨는 모다정 창립멤버이다. 우리노래연구회 활동을 포함하면 30년 넘게 제대로 된 노래를 찾아나섰고, 불러왔던 셈이다. 그에게 4·3은 어떤 의미일까.

“4·3 백비에 이름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시 사람들은 자주독립과 통일쟁취를 내세웠어요. 그걸 우리가 부활시켜야겠죠.”

모다정의 공승권 대표도 같은 생각이다. 그러기에 함께 모여 얘기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고 있지 않은가.

“현재 4·3은 가해자 없는 평화와 상생을 말하고 있어요. 노래를 통해 가해자를 불러내야겠죠.”

모다정이 모여서 4·3을 부르는 건 지난해에 이어 2번째이다. 이젠 4·3을 지속적으로 부르고, 정례화도 할 계획이다. 종전까지는 4·3을 자발적으로 노래하고, 공연을 해보질 못했다. 어쩌면 4·3을 부르는 건 그들에겐 의무감으로 다가온다.

얼마전엔 연습실도 마련했다. 자주 만나서 노래를 부를 공간이 만들어졌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대부분 창작곡이다. 올해 공연에서 불린 노래는 문광원씨와 박유미씨가 글을 쓰고, 곡도 붙였다. 음반을 만들 계획도 가졌다.

모다정이 모인지 10년을 넘었다. 줄곧 제주사람들의 아픔을 이야기해왔다. 그들은 이젠 40대 중·후반, 50대 초·중반으로 접어들었다. 모다정이 더 나가려면 젊은피를 수혈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동안 활발하게 활동을 해오지 못했어요. 요즘 젊은이들의 노래와는 색이 좀 달라서 고민도 돼요. 좀 더 해보고요.”

그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제주의 아픔을 승화시켜 통일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외친다. 4·3에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줘야 한다는 그런 생각과 함께. 그때쯤이면 새로운 이들도 그들과 함께하는 모다정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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