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지역관리에관한조례에 대한 단상 그 두 번째
보전지역관리에관한조례에 대한 단상 그 두 번째
  • 미디어제주
  • 승인 2019.04.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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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도시계획박사, 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지난 3월 25일 기고에서 보전지역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했다.

이번 도정질문에서 원희룡 도지사의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홍명환 의원이 보전지역관리에관한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도지사 의견을 물었을 때, 도지사가 한 답변은 정말 가관이었다.

공항이나 항만을 배제하는 취지의 일부개정 조례안은 재의요구를 할 수밖에 없고, 제2공항 부지에 관리보전지역 용도지구 1등급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천적으로 개발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면 법 취지에 맞지도 않다고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자문을 받았다고 했다. 그 다음 안 된다는 논리가 법률과 헌법을 초월하는 조례는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다.

관리보전지역에서 할 수 있는 행위는 제주특별법 제358조에 명시되어 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여 설명하면 이렇다. 특별법으로 정한 내용 중 절대보전지역에서 할 수 있는 행위와 도 조례로 정하는 시설로서 “부득이하게 관리보전지역에 있어야 하는 공공시설”로 한정되어 있다. 특별법에서 규정한 절대보전지역에서 할 수 있는 행위는 “자연자원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행위만 가능하다.

그런데 보전지역관리에관한조례는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한 공공·문화체육시설, 교통시설, 방재시설, 유통·공급시설, 보건위생시설,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지방공기업이 시설하는 농·축·수산물의 가공·유통시설, 마을회관, 마을공동구판장, 환경기초시설, 관개시설 및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시설로 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문화세육시설, 보건위생시설, 농·축·수산물의 가공·유통시설, 마을회관, 마을공동구판장, 환경기초시설 등은 1등급 지역에서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난 기고에서도 설명했지만, 이러한 시설들의 공통점은 점적(點的) 혹은 선적(線的) 시설이다. 교통시설에 공항과 항만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는 면적(面的)인 시설이다. 당연히 1등급에 설치되어서는 안 되는 시설인 것이다.

자 이제부터 원희룡 지사의 답변을 하나씩 검토해보자.

이번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하면 도지사는 재의결을 요구하겠다고 했고, 재의결이 강행되면 대법원에 위법한 조례로 제소하겠다고 했다. 의원이 조례 개정안을 제출하고 표결하는 것은 도의원 업무영역이다. 마찬가지로 재의나 제소 또한 도지사의 자율재량이다. 이걸 서로 침범하면 안 된다. 한마디로 재의요구나 대법원 제소나 도지사의 마음이긴 하지만, 제소했다가 패소하면 의회의 견제기능을 과도하게 침범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다음부터 의회는 예산 심의권을 제대로 활용하면 도지사는 아무런 일도 없는 지경에 빠질 수 있다.

도정질문 답변 과정에서 법률자문을 받았다고 했다. 보전지역관리에관한조례로 정하도록 한 공공시설의 범위 특히 용도지구별 1등급 지역에서 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선 조례 제정발의를 했던 이전 도지사나 심의를 담당했던 도의회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들이다. 관리보전지역 1등급은 절대보전지역에 준해 관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도조례로 정하는 공공시설을 절대보전지역에서 할 수 있는 공공시설로 한정하는 것이 옳았다. 이 점에 대해선 당시 도의회 정책자문위원으로 근무했던 본인의 실수기도 하다. 홍명환 의원이 발의한 내용은 입법의 미비를 바로 잡기 위한 조례 개정 작업일 뿐이다. 잘못된 것을 제대로 바로 잡는데 이게 위법이라고 한 법조인이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도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이 부분은 도지사가 명확히 법률자문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도지사의 답변 관리보전지역 용도지구 1등급이 존재한다고 공항개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답변 또한 말이 되지 않는다. 관리보전지역 입안권은 도지사가 가지고 있다. 사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성산 제2공항 부지에 지하수자원보전지구 1등급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존재하고 있었다. 이는 의도적으로 연구진들이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민을 속인 일이다. 1등급이 존재한다고 개발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1등급 지정사유에 해당되지 않으면 이를 해제하고 사업을 추진하거나 그 지역을 원형 보전하면서 사업을 추진하면 된다. 특별법 제357조에 규정된 지하수보전지구는 숨골・용암동굴・함몰지 등의 투수성 지질구조와 토양의 오염지수 등 토양요소 두 가지를 고려하여 등급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공항부지내 1등급 지역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숨골, 하천, 용암동굴, 저류지, 저수지가 아니다. 인위적으로 재해용 저류지를 1등급으로 지정한 것이다. 제주도 전역에 대부분의 재해용 저류지가 지하수자원보전지구 1등급으로 지정되었다. 솔직히 지정할 필요도 없는 곳에 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두 도유지거나 국유지들이기 때문이다.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없는 곳들이다. 이런 곳을 1등급으로 지정한 이유는 뻔하다. 보전지역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계속 보전지역을 완화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꼼수일 뿐이다. 그냥 도지사가 직권으로 해제를 입안하고 도의회의 동의를 받아 추진하면 되는 일일 뿐이다.

마지막 도지사의 답변이 법률과 헌법을 초월하는 조례는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만들 수 없는 것 맞다. 그런데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의 내용에 무엇이 위법한 지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지 않았다. 내가 봤을 때 일부개정조례안에 위법한 요소를 발견할 수 없었다.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왜 원희룡 도지사는 이런 무모한 답변을 했을까?

이게 무척 궁금하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니 답이 나온다. 원희룡 도지사는 법조인 출신이다. 법조인 출신이 법률 얘기를 하면 그 얘기가 잘못된 것이라 하더라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그 말이 맞는 것처럼 느낀다. 개정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도의원은 법률 전문가도 행정 전문가도 아니다. 도지사의 이런 답변에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걸 노린 것이다. 이는 정말 치사한 행동일 뿐이다. 법조인이라는 것을 내세워 비법조인인 지방정치인을 겁박하는 행동일 뿐이다.

그런데 도지사는 잠시 잊어버린 것이 있는 것 같다. 도지사나 도의원도 주민들이 뽑아줘서 주민을 위해 일하는 자리일 뿐이다.

도지사가 아무리 학력고사 수석, 사법고시 수석을 한 천재라 할지라도, 우매하고 어리석은 도민 69만 명이 머리를 합친 것보다 똑똑할 수 없다. 도지사는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이정민 칼럼

이정민 칼럼니스트

1989. 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입학
2002.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시계획과(공학박사)
1995. 국토연구원 연구원
2003.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원
2004∼2006. 2011. 제주대학교 시간강사
2006∼2014.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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