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탐라는 고조선 유민이 세웠다” 황당한 역사교육
“탐라는 고조선 유민이 세웠다” 황당한 역사교육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4.09 17: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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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문종태 의원, 본회의서 탐라문화권 사업 관련 발언
백제·가야문화권 등의 사례 들며 소관부서 만들 것 주문
“구체 사료 미흡…법 통과된다면 규모 맞게 태세 갖출 것”
제주도의회 문종태 의원이 9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일문일답 형식의 도정질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문종태 의원이 9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일문일답 형식의 도정질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이 다소 황당한(?) 역사관을 펼치며 원희룡 지사를 향해 탐라문화권 주관부서를 만들 것을 독촉했다. 그것도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되기 이전에 해당 부서를 만들라는 주문이었다.

문종태 의원은 9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회에 계류중인 탐라문화권 관련 법안을 두고, 제주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백제문화권은 2조 이상을 국책 사업으로 진행했고, 또 신청을 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개인적으로 부럽다”면서 “주관부서가 어딘 줄 아느냐. 기획관실에서 했다. 별도의 조직을 만들었다”고 다른 지역의 사례를 소개했다.

문종태 의원은 “제주도는 세계유산본부가 맡고 있는데, 유산본부가 정부를 상대로 설득하는 것이랑 별도 팀을 만들어서 설득하는 건 다르다. 제주 이야기, 탐라의 이야기가 있는 개발이 이뤄지려면 그에 걸맞는 소관부서를 만들어서 끊임없이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지사의 입장은 달랐다. 원 지사는 “제주도의 여러 문화유산에 대한 것은 세계유산본부가 추진을 해오고 있다. (탐라문화권 관련) 법이 통과된다면 사업규모와 예산규모도 달라지게 된다. 당연히 그에 맞는 태세를 갖추겠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문종태 의원은 검증되지 않은, 다소 황당한 역사교육(?)을 원희룡 지사와 도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문종태 의원이 이날 본회의 과정에서 발언한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고조선 멸망 후에 유민들이 한반도 일대에 나라를 세우게 된다. 이 시기에 탐라국이 건설됐다. 고을라는 고구려 계통 부족이, 양을라는 예맥족의 나라, 부을라는 부여 계통 이민족이 세운 부족이다. 이들이 연합해서 탐라를 건설했다. 이런 학설이 매우 유력하다. ‘을라’는 북방 민족이 쓰는 족장이다. 이런 걸 통해서 북방 민족들이 내려와서 탐라국을 건설했다는 추측이 든다. (중략) 역사를 보면 고대는 육로보다 해로가 발달했다. 중국에서 한반도로 가려면 탐라를 거쳐야 한다. 일본을 가려고 해도 탐라를 거친다. 탐라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서 남중국과 한반도,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까지 중계무역을 통해 번영을 이룬 해상왕국이었다.”

문종태 의원은 삼성신화에 등장하는 고·양·부 삼성의 시작을 고조선 멸망과 연계를 짓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신화 자체가 북방의 신화와 연관이 있어야 하지만, 땅에서 솟아난 신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신화가 유일하다. 우리 신화의 얼개는 대다수 하늘과 연관을 지닌다. 땅에서 솟아난 신화는 중국 <후한서>에 등장하는 파씨 조상의 이야기나, 대만, 오키나와 등지에서 만나게 되는 남방 계통들이다.

또한 문종태 의원은 제주도가 해상 무역의 중심이라고 했다. 이 부분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사료를 보면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과정엔 탐라가 빠져 있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왜인 조’를 보면 한나라에서 일본으로 가는 루트가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거길 보면 한반도의 서해안을 따라 가다가 남해안을 끼고 쓰시마섬을 거쳐 일본 본토로 향한다고 나온다. 탐라는 직접 루트이기보다는 간접 루트였다.

문종태 의원은 아울러 “탐라는 가야보다 훨씬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탐라문화권 사업에) 도청이 추계한 비용은 1491억원이다. 가야는 8200억원이다. 너무 적게 추계했다”면서 도청 공무원들을 향해 “제주의 뿌리인 탐라국에 대한 명확한 역사인식, 역사문화권 사업에 대한 개념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계속 듣고만 있던 원희룡 지사는 “탐라국 천년, 고려 편입후 천년이라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안다. 하지만 구체적 사료나 세부적 구성 내용이 미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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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준 2019-04-10 12:40:51
논점이 무언지 명확하지 않네요.
단순히 문종태 의원의 주장을 공박하기 위한 기사인지, 아니면 문종태 의원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말인지 논점이 모호하네요.
먼저, 문종태 의원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는 주장인 것 같습니다. 고량부가 북방세력인 것은 이제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고인돌, 조천, 거로, 와흘, 대흘... 이런 구체적인 증거가 있을 뿐 아니라 고량부를 고구려, 예맥족, 부여의 후예란 사실 또한 정설로 인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에서 발간한 '탐라사'에도 명시하고 있고요. 그러니 고조선의 후예가 탐라를 건국했다는 주장은 과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탐라사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는데, 탐라의 멸망을 다룬 '탐라, 노을 속에 지다'에 이어 탐라의 개국신화를 역사적으로 보려는 '탐라의 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