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공무원 부탁에 현직 공무원들이 ‘없던 사업’ 만들고 시행
전직 공무원 부탁에 현직 공무원들이 ‘없던 사업’ 만들고 시행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4.05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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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경찰서 道 현직 국장 업무상 배임·직권남용 혐의 입건
알고 지낸 前 국장 ‘배수로 정비’ 청탁받아 부하 직원에 검토 지시
성산읍 온평리 계획된 예산 이용 보목동에 1억원 투입 우수관 설치
서귀포시 소속 공무원 3명·청탁인도 업무상 배임 적용 이달 내 송치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전직 고위 공무원의 공사 청탁을 받고 예산을 전용해 사업을 시행하도록 한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현직 국장과 서귀포시 공무원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귀포경찰서는 제주도 현직 국장 A씨를 업무상 배임 및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서귀포경찰서 전경. © 미디어제주
서귀포경찰서 전경. © 미디어제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서귀포시에서 근무하던 2017년 12월 알고 지내던 전 제주도 국장 출신 B씨로부터 배수로 정비 청탁을 받고 이를 담당 공무원 C씨(당시 6급)에게 검토를 지시했다.

C씨는 다른 공무원(부하 직원)들에게 이 같은 지시를 전달했다.

서귀포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1억원을 들여 B씨 가족이 운영하는 보목동 모 리조트 앞 도로에 길이 115m 가량의 우수관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비는 지난해 성산읍 온평리 배수로 정비 예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민원성 사업은 타당성 확인하고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예산을 요청, 승인이 덜어지면 집행하는 것인데 보목동 우수관 사업은 애초 사업 내용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입건된) 본인들인 민원(사업)이라고 주장하지만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며 “정상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사업계획서까지 나온 온평리 주민들이 피해를 본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의 지시를 받고 사업을 이행한 C씨 등 서귀포시 공무원 3명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고, 사업을 부탁한 B씨 역시 ‘공범’ 관계로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사건을 이달 중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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