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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사태, 제주도정과 위정자들이 외면한 제주의 현실”
“쓰레기 사태, 제주도정과 위정자들이 외면한 제주의 현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3.22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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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370회 임시회 폐회사를 통해 최근 불거진 압축쓰레기 반송 문제와 관련, 제주도정의 성장 위주 개발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370회 임시회 폐회사를 통해 최근 불거진 압축쓰레기 반송 문제와 관련, 제주도정의 성장 위주 개발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최근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던 제주 쓰레기가 반송된 사안에 대해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성장 논리에 집중한 우리 모두의 선택 결과가 쓰레기로 돌아왔다”면서 자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태석 의장은 22일 오후 열린 제37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폐회사를 통해 최근 불거진 압축 쓰레기 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처리 능력을 초과한 쓰레기는 그동안 우리가 가진 경제적 성장이 무엇이었는지를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면서 ‘청정 제주’라고 자랑했던 제주의 가치가 육지에서, 필리핀에서 비난의 화살이 돼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제주의 경제성장이 우리가 지켜왔던 가치를 포기하고 얻은 대가가 아닌지 묻고 싶다면서 도민들 앞에 “차마 지금의 현실에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두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개발 정책을 지속한다면 우리 미래는 결코 지속될 수 없을 것이며, 제주의 자연환경은 사진 속의 추억으로만 남을 것”이라면서 “그 누구도 소유하지 않았기에 쉽게 생각했던 제주 환경의 공익적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아직 돌아갈 수 있을 때, 회복 가능한 시간을 산정하고 계획할 수 있을 때 자연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환경 파괴적인 개발정책과 성장을 멈출 것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이번 쓰레기 사태는 그동안 도정을 비롯한 수많은 위정자들이 외면한 제주의 현실”이라면서 수년째 쓰레기들이 야적돼 있는 현실과 심각한 오염을 보이고 있는 하수처리장 인근 바다, 심각한 지하수 오염, 악취와 미세먼지의 대기오염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도의회가 수년 전부터 제주의 환경이 한계에 왔음을 경고, 수용력의 한계와 개발사업 및 지하수, 쓰레기 등 다양한 정책 오류를 지적해 왔음에도 이같은 지적을 외면하고 성장 논리에 집중한 선택의 결과가 쓰레기로 돌아왔다”면서 거듭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상처받지 않은 환경 속의 제주가 박물관이 아닌 생활 속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우리는 환경을 중심으로 모든 정책 판단을 해야 한다”면서 “환경 보존과 경제성장을 아직도 대립과 갈등으로 본다면 청정 제주는 박물관 속에서만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원희룡 지사를 직접 겨냥, “쓰레기 문제의 1차적 책임은 정책 결정자에게 우선 있는 것”이라면서 “쓰레기 등 다양한 환경문제의 발생 원인과 과정을 검토해 불합리해진 현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고 뼈아픈 충고를 던졌다.

원인 분석과 절차 개선 없이 집행자의 책임만을 묻는 것은 올바른 리더의 모습이 될 수 없다면서 “실무 집행자의 책임 문제에 앞서 도지사의 냉정한 책임의식이 우선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문경운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긴급히 의사일정 변경을 요구, ‘제주대 약학대학 신설대학 선정 촉구 결의안’이 재석 의원 36명 전원 찬성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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