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영제 첫 단추부터 잘못 … 제주도정 준비 소홀”
“준공영제 첫 단추부터 잘못 … 제주도정 준비 소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3.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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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환경도시위, ‘버스 파업 처리상황·재발방지 대책’ 특별업무보고
관련 조례 미비, 사측 책임 빠진 협상과정 등 의원들 지적사항 ‘봇물’
18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특별업무보고에서는 최근 협상이 타결된 제주 버스노조 파업과 관련,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제주도정이 준비를 소홀히 한 데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사진은 현대성 교통항공국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18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특별업무보고에서는 최근 협상이 타결된 제주 버스노조 파업과 관련,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제주도정이 준비를 소홀히 한 데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사진은 현대성 교통항공국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파국으로 치닫던 제주 버스노조의 파업이 막판 극적인 노사협상 타결로 철회된 가운데, 제주도가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준비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18일 오전 의사일정을 변경, ‘버스 준공영제 파업 처리상황 및 재발방지 대책’ 관련 현안사항에 대한 특별업무보고를 실시했다.

가장 먼저 강성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을)이 구체적인 협약서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기는 했지만, 정작 협약서에는 노동 관련, 협상 관련 내용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서울시 협약서를 보면 합의가 곤란한 경우 심의위를 열고 중재한다는 조항도 있는데 이번 제주도의 협약서에는 아무런 조항도 없다”면서 “이번 협상에서도 도가 적극 개입하는 과정에서 뭔가 한 가지라도 얻어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과거 포항시의 경우 준공영제를 시행하면서 ‘계획된 지원 외에 일체의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은 사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협상은 노사가 하지만 준공영제 특성상 도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면서 협약서의 실효성 있는 계약기간이 몇 년인지 따져물은 뒤 자신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관련 조례 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인천의 경우 협약서를 조례 수준으로 조항과 문구를 만들었고 경기도와 대구는 조례가 제정돼 있다고 타시도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특히 그는 “부산의 경우 회계감사와 경영서비스 등 평가를 하고 있고 위반시 지원을 중지하거나 시 재정이 심각하면 준공영제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돼있다”면서 “우리도 조례로 만들어 강력한 규제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현대성 교통항공국장은 “현재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6개 시도 중 4곳이 조례를 제정한 상태”라면서 해당 조례를 검토해 제주에 맞게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강 의원이 제안한 노선 입찰제에 대해 “검토하긴 했지만 노선 입찰제의 경우 제주 실정에서는 지금 표준운송원가로 산정하면 실질적으로 수익노선이 없다”면서 “노선 입찰제는 이용객이 늘어 수익노선이 여러개 생겼을 때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화북동)은 준공영제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게 돼버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종전에는 추가 거리에 비례해 요금을 내거나 시외버스 개념으로 별도의 요금을 징수했었는데 개편 이후에는 운송원가가 감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주기 위한 것은 맞지만 원칙적으로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원성과 불편을 감수하도록 하기 위해 업체는 운전원 기본급을 상향시키고 승객들에게는 1200원으로 어디든 갈 수 있게 됐다”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돼 매년 1000억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게 돼버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 국장은 이같은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다만 그 이유가 요금을 저렴하게 한 부분은 시내버스 이용객들의 교통비 경감도 있지만,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해 차량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운전원 충원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추기 위해 저희가 먼저 도입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강 의원은 “그런 부분을 감안했다면 3년이든 5년이든 공무원 급여 인상만큼 하는 방안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 1년이 지나자마자 사단이 난 거 아니냐”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강연호 의원(무소속, 서귀표시 표선면)도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준비가 부족했다는 부분을 질타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수년간 준비를 거쳐 준공영제를 시행했는데 준비 기간이 결코 짧지 않았음에도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일이 닥쳤다”면서 “준비과정에서 소홀한 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서울시의 경우 15년이 경과됐고 나머지 6개 광역시가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상당 기간동안 시행하면서 여러 문제가 나타나 개선되고 대책이 마련됐을 거 아니냐”면서 이 부분에 대한 벤치마킹이 안됐다는 점을 비판했다.

안창남 의원(무소속, 제주시 삼양·봉개동)은 “결과적으로 노조와 도가 협상하고 사용자가 빠진 것은 문제”라며 사용자가 책임이 없는 것처럼 하고 있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파업이 발생할 경우 사업자도 경영 개선이나 비용을 줄이고 근로자들에게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사용자에게 이익이 보장된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협상해야 하는데 사측이 어느 정도 하다가 빠져버리면 답답한건 제주도정”이라면서 “시민을 볼모로 도정이 나서 임금협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박원철 위원장도 “이번 협상과정에서 경조사와 관련, 사측이 제주도에 상조회 구성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주도에 모든 협상을 의존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사측이 요구하는 임원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적정 이윤 등에 대해서는 이번 교섭에서 하나도 합의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 제주도가 이번에 내놓은 재발 방지대책으로는 매년 파업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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