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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삼촌’의 작가 현기영 선생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
‘순이삼촌’의 작가 현기영 선생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3.18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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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사로는 처음 … 4.3 진상규명, 명예 회복에 앞장
특별상 수상자 베트남 인권운동가 응우옌 티탄 2명 선정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 '순이삼촌'의 작가 현기영 선생.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 '순이삼촌'의 작가 현기영 선생. /사진=제주4.3평화재단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소설 ‘순이삼촌’의 작가인 현기영 선생(78)이 선정됐다.

특별상 수상자로는 같은 이름의 베트남 인권운동가 응우옌 티탄(하미마을, 62)과 응우옌 티탄(퐁니-퐁넛마을, 59) 2명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제주4.3평화상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천주교 제주교구장)가 지난 9일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 수상자들로부터 승낙을 받아 최종 수상자로 확정됐다고 18일 밝혔다.

국내 인사로는 처음으로 4.3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현기영 선생은 4.3에 대해 30여년간 망각과 침묵을 강요당하던 1970년대 후반, 북촌리 대학살을 다룬 ‘순이삼촌’을 『창작과 비평』을 통해 발표, 국가 폭력의 실상을 폭로하고 4.3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과 치유 및 추모의 당위성을 확산시키는 디딤돌 역할을 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4.3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그는 1979년 군 정보기관에 연행돼 고초를 겪었고, ‘순이삼촌’은 14년간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1999년 발간된 ‘지상에 숟가락 하나’도 국방부 불온도서로 선정됐지만, 오히려 그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으로 한국 문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4.3의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에 앞장서왔다.

초대 제주4.3연구소 소장과 제주사회문제협의회 회장을 맡았던 그는 4.3 50주년과 60주년,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대표를 맡아 줄곧 4.3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이어 왔다.

제3회 제주4.3평화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트남 인권운동가 응우옌 티탄(하미마을, 왼쪽)과 응우옌 티탄(퐁니-퐁넛마을).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3회 제주4.3평화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베트남 인권운동가 응우옌 티탄(하미마을, 왼쪽)과 응우옌 티탄(퐁니-퐁넛마을). /사진=제주4.3평화재단

특별상 수상자인 동명이인 응우옌 티탄은 1968년 베트남 민간인 학살 당시 각각 11살, 8살의 나이로 현장에서 가족을 잃고 온 몸에 총상을 입은 채 살아남은 여성 후유장애 생존자들이다.

이들 2명은 지난해 4월 22일 한국에서 열린 시민평화법정에 원고로 참석해 하미마을과 퐁니-퐁넛 마을에서 있었던 학살 사건을 증언, 처음으로 승소 판경을 이끌어내며 국제사회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시민평화법정 승소 판결 이튿날인 23일에는 제주를 방문, 4.3 여성 생존자들과 함께 증언에 나서 서로 위로하면서 연대의 뜻을 표시했다.

4.3평화상위원회는 이들 두 여성의 특별상 수상에 대해 “전쟁의 가장 큰 약자였고 피해자였던 베트남 여성들이 용감하게 진실의 법정에 섰다는 것 외에도 피해자에서 평화운동가로 변신함으로써 과거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4.3 운동의 역사 인식과 상통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시민들이 베트남의 아픔을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써 베트남 전쟁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세계사적 의미로 남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시상식은 4월 1이 오후 6시 제주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시상식에 앞서 수상자들의 합동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4.3평화상은 지난 2015년 처음 제정돼 격년제로 시상이 이뤄지고 있다. 제1회 4.3평화상은 소설 ‘화산도’의 저자인 재일 조선인 작가 김석범 선생이 수상했고, 2017년에는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제2회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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