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유전자 분석 등 젊은 학자들이 신기술 접목한 공동연구 필요”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제1호 버섯박사’로 일컬어지는 고평열 박사(제주대 생물산업학부)가 20년 가까이 제주 섬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면서 채집해온 제주 자생버섯 표본을 제주테크노파크에 기증했다.
지난 2006년부터 직접 채집한 버섯 건조표본 2000여점과 균주 포본 300여개를 흔쾌히 내놓은 것이다.
기증된 표본들은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 표본 수장고에 분류군 단위별로 보관됐고, 수장고 시설에는 고 박사의 연구 업적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명패가 부착됐다.
지난 6일 생물종다양성연구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고 박사의 지도교수인 전용철 교수는 “2018년부터 우리나라도 생물자원에 대한 권리를 담은 나고야의정서를 적용받고 있다”면서 “생물종다양성연구소가 제주 자생버섯 자원의 생물주권을 확립하고 산업소재화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정용환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소장도 “이번 기증은 제주지역 야생버섯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다 체계적으로 집대성하고 미래 제주의 자산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기증된 표본의 생태적 분류와 유전자 분석을 통한 종 분류와 동정을 수행하고 항산화·항염 분석 등 효능 평가를 거쳐 산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버섯 자원 연구에도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표본을 기증한 고 박사는 7일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이제는 제주 자생버섯 자원에 대한 DNA·유전자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유전자 기술 등 신기술이 접목된 공동연구를 진행하려면 시료가 있어야 한다. 젊은 학자들이 제주TP와 협업을 통해 표본을 유익하게 써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버섯 종의 다양성을 정확히 밝히려면 유전자 분석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관련 장비와 시료를 갖춘 제주TP와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로써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제주 버섯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체계를 구축, 산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한편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앞으로 제주대를 비롯한 버섯 연구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미니연구회를 운영하는 등 제주 버섯자원에 대한 종합적 연구체계를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