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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준 신임 총장, 벼랑 끝 제주국제대 구할 수 있을까
강철준 신임 총장, 벼랑 끝 제주국제대 구할 수 있을까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3.04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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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대 제2대 총장에 강철준 박사, 4일 취임식 단행
"교육부 평가, 혼신의 힘을 다해 벗어나려 노력할 것" 강조
제주국제대 강철준 신임 총장이 취임식에서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주국제대 제공)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교육부가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종합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하며 벼랑 끝에 선 제주국제대가 제2대 총장인 강철준 박사의 취임식을 단행했다.

4일 오전 10시 제주국제대 본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강철준 신임 총장은 "교육부 평가에서 불행한 결과를 당했다"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부끄러운 멍에를 최단시간에 벗어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작년 8월 23일 발표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에 따른 반성의 말이다. 당시 제주국제대는 전국 대학 중 최하위권 점수에 속하는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2'로 분류됐다.

이어 그는 대학이 직면한 최우선 과제로 '2020년 보완평가'와 '3주기 대학평가 준비'를 꼽으며, 제주국제대가 제주 미래를 책임질 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총장은 매년 제주도내 고교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타 시도 대학으로 진학하는 현상을 들며 "이런 실정이라면 제주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라고 말했다. 도내 대학의 경쟁력을 키워 제주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끝으로 그는 제주국제대가 '제주도민대학'으로 작용하기 위한 대학혁신을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 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2'로 분류되면, 해당 대학은 정원 감축 또는 재정 지원을 차등적으로 제한받는다.

이 평가로 제주국제대는 2021년까지 입학 정원을 35% 감축하라는 권고 사항을 받았으며 △정부 재정지원사업 참여·지원 중단 △2019학년도 신입생·편입생에 대한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전면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작년 12월 14일, 제주국제대 장학금 지원 예산으로 4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최종 가결했다. 벼랑 끝에 섰던 제주국제대는 도민 세금 덕에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입학 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정부의 권고사항 및 후년 예산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제주국제대의 명예 회복과 위기 극복을 위해 신임 총장이 어떤 구체적인 방안을 실행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아래는 취임사 전문)

<제주국제대학교 강철준 제2대 총장 취임사>

존경하는 제주국제대학교 학생,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학교법인 동원학원의 강덕부, 송승천 이사님, 홍재경 감사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국정심의에 바쁘실 텐데 어려운 우리 대학 도와주실 길이 없나하고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신 오영훈 국회의원님 감사합니다. 또 지난 2016년 우리 대학 정상화에 필요했던 탐라대학 부지매각을 도와주시다가 ‘도민혈세 낭비’라는 비판도 감수하셨던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장님도 귀중한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마 전 탐라대학 부지를 살펴보고 왔습니다. 아직도 제주도에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계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원희룡 지사님 대신에 기회조정실 김현민 실장님이 오셨길래 제가 속으로 “아쿠! 탐라대 땅 판 거 물러달라”고 할까봐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저희 국제대학 교수님들이 비록 탐라대 부지는 팔았지만 계속 애정을 가지고 제주도가 좋은 활용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이 자리에는 우리 동업자 이웃 제주대학교 송석언 총장님께서도 함께 하셨습니다. 앞으로 동업자끼리 힘을 합쳐 제주를 더욱 밝게 빛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송 총장님 곁에 김일환 공대학장님께서도 같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우리대학이 부끄럽게도 교육부 평가에서 불행한 결과를 당하게 되어 신입생 국비장학금을 제한받게 되자 이를 도비로 지원받는 방안을 모색했는데 오늘 여기 오신 제주도의회 강성균 위원장님, 박원철 위원장님 그리고 우리 대학 동문 도의회 의원님들께서 혼연일체 모두 도와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저희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이 부끄러운 멍에를 최단시간에 벗어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또 우리대학 4만 5천여 동문을 대표하여 신진성 회장님과 고두산 부회장님 참석하셨습니다.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신 두 분의 말씀 가슴속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국제대학교 개교 이후 어려운 시절을 18세기 미국서부 개척자들처럼 지켰던 총학생회 4명의 회장단들도 참석하셨는데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2014년 9월 이 대학에 처음 왔을 때 직면했던 일이 사학진흥재단의 연체금을 해소하고 대학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금을 확보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은행, 증권, 보험사, 카드회사 등 안 부딪혀 본 금융기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대출을 거절했는데 새마을금고와 양돈농협에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오늘 자리를 같이 해주신 양돈농협 대표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전국에서 최초로 핀텍경영학과를 만들어서 특성화고교생들에게 대학진학과 신협 취업 프로그램을 시행했는데 그게 ‘대박’을 쳐서 사실 오늘 저에게 총장 자리까지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신협 이사장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새마을금고, 농협, 신협 등은 이윤보다는 조합원들의 공동유대를 바탕으로 하는 협동조합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조직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공동유대의 협동조합 정신을 널리 도입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그리고 제주대학교 구성원 여러분,

우리가 몸담고 있는 제주국제대학교는 그동안 숱한 좌절과 장애에도 불구하고 우리 구성원들이 많은 희생과 헌신을 감내하며 지켜왔던 대학입니다. 그런 뼈아픔이 있기에 저는 대학을 살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현재 우리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최우선 과제는 2020년 보완평가와 3주기 대학평가 준비입니다. 저는 한시바삐 ‘재정지원 제한대학’의 해제를 위해 교육부를 설득하는 등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에 따른 정원감축 권고안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우리 대학의 지도 감독 기관인 제주도가 수용할 수 있는 대학구조개혁 방안도 성실하게 준비하겠습니다.

또한 대학의 특화발전 방안도 새로이 손을 보겠습니다. 지금 구상으로는 교육방법의 특성화로 가닥을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취・창업센터, 교수학습센터 등 학생들과 가장 많이 부딪치는 기구에 교수님들을 전원 배치하여 책임지고 밀착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화시켜 나가겠습니다. 일종의 담임지도교수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기적 과제에 집중노력하면서도 우리 대학을 장기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대학의 정체성과 발전방향을 확실하게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초 설립자이신 강석범 선생과 중도에 대학을 인수하신 김동권 설립자의 설립정신을 계승하되, 중앙정부의 사립대학정책 추세와 우리 제주도가 교육특별자치도라는 법제적 환경을 고려하면서 향후 대학재정 확충과 입학자원 확보라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정체성의 핵심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이 ‘제주도민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은 이미 ‘제주도민대학’으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근거로서,

첫째로, 우리 대학이 정상화하는 데 이미 도민혈세가 상당금액 투입되었으며 대학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법인 이사회 이사들 대부분이 제주도가 추천하였거나 공익이사들입니다. 이것은 우리 대학은 지배구조에서부터 공공성을 갖춘 대학이며, 제주도민이 우리 대학의 실질적인 주인이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둘째, 제주특별자치도법에 의하면 우리 대학의 감독관할청은 교육부가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이며 제주도 유일한 4년제 사립대학인 우리 대학의 성공은 제주교육특별자치의 성공, 즉, 제주특별자치도 성공의 핵심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대학의 부실은 제주도 교육정책의 특별자치역량 부족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제주도민대학’으로서 정체성을 보다 확고하게 하려면 우리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도민 사랑’을 실천하고 ‘제주미래’를 책임지는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보면,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계속 시험점수를 잘 받고 성적을 높여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고 엄청난 경쟁을 겪습니다. 그중 소수만이 판・검사나 의사, 학자, 고위공무원이 됩니다. 이들만이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들은 이런 소수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생들 90%는 학창 시절 중 성적 때문에 상처를 안은 채 일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 대학은 이 90%의 평범한 학생들을 위한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실력이 꼴찌인 학생들까지 사랑과 관심으로 끌어안아 귀중한 인생을 설계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과 결혼, 그리고 육아까지 성공하고 행복한 인생이 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를 위한 대안이 개인 밀착형 담임지도교수와 JIU 평생네트워크입니다.

도민 90%에게 지식, 기술, 사랑을 가르치는 대학이 됐을 때, ‘도민 사랑’을 실천하는 고등교육기관이 됩니다.

다음으로 우리 대학은 ‘제주미래를 책임질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매년 제주도내 고교 졸업생 절반이 서울이나 부산 등 타・시도 대학으로 진학하며 현재 육지부 대학에 재학 중인 제주 출신들은 약 1만5천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1년간 이들이 쓰는 학비만 1천만 원으로 추정했을 때 1천5백억 원이나 해마다 유출되고 있습니다. 제주의 부모들은 자녀들 학비 마련으로 등허리가 휘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실정이라면 제주의 미래에 희망이 없습니다. 제주 경제・사회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제주 도내 대학들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제주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미래사회의 주축으로서 새로운 대학혁신의 실험이 널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산학협력 프로젝트 위주로 교육과정을 확 바꾼 올린 공대, 캠퍼스를 세계 각지에 두고서 이동하며 토론식 수업을 하는 니르바나 대학, 기업식 혁신대학을 운영하는 싱귤래러티 대학, 1년 4학기제로 코딩 전문인력을 집중 양성하는 프랑스 에꼴42 등이 그것입니다. 우리 대학은 이제 ‘제주도민대학’으로서 제주미래를 책임지는 자세로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새로운 대학혁신을 적극 실천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제주국제대 가족 여러분,

현재 우리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모두 막연한 위기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런 자세는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우선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구체적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과학적이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준비된 총장”으로서 하나씩 실천해 나갈테니 모두 힘을 합쳐 볼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일어선다면, 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십년수목백년수인(十年樹木百年樹人)이란 말이 있습니다. '10년을 내다보면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면 사람을 심는다'라는 뜻입니다. ‘제주도민대학’으로서 ‘도민사랑’을 실천하고, ‘제주를 책임지는 대학’이 되기 위해 10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대학혁신을 준비해 나갑시다.

이러한 염원과 각오를 모아 제주국제대학교가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의 참여와 봉사 그리고 배려와 헌신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4일

제주국제대학교 총 장 강 철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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