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극치, 의회 무시…” 원희룡 지사 담화문 ‘뭇매’
“불통의 극치, 의회 무시…” 원희룡 지사 담화문 ‘뭇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2.2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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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의원들, 한 목소리로 담화문 내용 비판
“다음주 토론회 일정 준비중인데 찬물 끼얹는 거냐” 불쾌감 토로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제주 제2공항 관련 담화문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21일 속개된 도의회 업무보고에서도 원 지사의 담화문 내용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21일 오전 공항확충지원단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올 한 해 제주도정의 각 부서별 사업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였지만, 이날 오전 환경도시위 회의에서는 전날 원 지사의 담화문 발표 시점과 내용에 대한 지적이 쏟아져나왔다.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이 21일 오전 업무보고를 시작하기에 앞서 전날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관련 담화문 발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이 21일 오전 업무보고를 시작하기에 앞서 전날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관련 담화문 발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가장 먼저 박원철 위원장이 “불통의 극치”라며 포문을 열었다.

우선 박 위원장은 환경도시위가 국토부 협조를 얻어내 제주도정과 찬성·반대 측 인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오는 26일 ‘제2공항 갈등 해소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를 준비중이라면서 “이번 토론회는 의회가 찬성과 반대 어느 한 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좀 더 나은 대안은 없는지 살펴보고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어제 지사의 제2공항 강행 추진이라는 입장 표명으로 토론회 개최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전날까지 의회와 도청간에 협업이 되면서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착각이었고 도민들을 우롱했던 것은 아닌가 자문해보고 큰 자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2019년에는 도정과 함께 좀 더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도민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살맛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가고자 했지만 불통의 자세로 일관하는 도정을 신뢰하고 함께 할 동반자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갈 수 있을지 크게 의구심이 든다”고도 말했다.

이어 안창남 의원(무소속, 제주시 삼양·봉개동)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공항확충지원단장만 출석시켜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거 같다”면서 최소한 행정부지사 또는 정무부지사가 참석해서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담화문 발표 직후 환경도시위에서 양 부지사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두 부지사가 각각 다른 일정이 있어 참석 못한다는 전언이 있었다”면서 “오늘 업무보고는 어제 담화문 내용을 위주로 하고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특별업무보고를 받는 것으로 하겠다”고 정리했다.

곧바로 현학수 공항확충지원단장의 업무보고가 끝나자 박 위원장은 현재 제주공항의 단기 인프라 확충 사업에 대한 업무보고는 왜 하지 않는지 따져 물었다.

이에 현 단장은 “지난해 말로 단기 인프라 확충은 거의 마무리됐고 올 3월 완공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박 위원장이 다시 “그러면 3175만명 수용 능력을 갖추게 되는 거냐”고 묻자 현 단장은 “현재 슬롯은 35회인데 슬롯 40회가 확보돼야 3175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그렇다면 단기 인프라 확충에 대해서는 더 이상 국토부나 공항공사와 업무 협의를 하지 않겠다는 거냐”고 추궁했고, 현 단장은 “그건 아니고 종전에 보고했던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이날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를 재차 설명했다.

# 강성의 의원 “비용대비 편익 분석 결과, 사타와 예타 8배 차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강성의 의원이 21일 업무보고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강성의 의원이 21일 업무보고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첫 번째 질의에 나선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화북동)은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때와 예비타당성조사의 비용대비 편익(B/C) 분석 결과가 8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반대위 측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심사숙고해야 할 내용들이 꽤 있다”면서 우선 사전타당성 조사에서는 비용대비 편익 분석 결과가 10.58점이 나왔는데 예타조사에서는 1.23점으로 8배 가까운 편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정도면 신뢰할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현 단장이 “BC분석 결과의 편차가 크다고 해서 부실이라고 얘기하는 어렵다”고 답했지만 강 의원은 “5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는데 이 시설이 갖는 경제성을 보는 거다. 그 차이가 8배 가까이 난다는 것은 조사에 맹점이 많다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 의원은 “제2공항을 추진하겠다는 결론을 갖고 만나면 아무 것도 안된다”면서 “어제 도지사의 담화문은 더 이상 도민 의견을 듣지 않겠다는 결론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성토했다.

# 강성민 의원 “동네 민원도 해결못하는 사회협약위에서 제2공항 현안을?”

제주도의회 강성민 의원이 21일 업무보고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강성민 의원이 21일 업무보고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성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을)도 원 지사의 담화문 내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원 지사의 담화문 내용 중에 범도민추진협의회와 성산읍 주민들의 소통 채널을 통해 의견과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밝힌 부분과 사회협약위를 통해 제2공항 이슈를 논의하겠다고 얘기한 데 대해 우선 “범도민추진위는 그동안 하는 일이 없었다. 에산도 제때 쓰지 못하고 불용 처리된 데다 대다수가 찬성측 인사들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회협약위에 대해 그는 “동네 민원이나 갈등도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쩔쩔매는 위원회에서 제2공항 현안을 해결하라는 것은 한 마디로 ‘엿 먹어라’ 하는 발언”이라면서 “지사도 책임없이 발언을 하고 있고 이 문구를 작성한 실무자들도 도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에 현 단장은 “범도민추진위는 제2공항 유치활동을 위해 구성됐고 최근 재정비를 통해 갈등 해소와 주민이익 창출방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환됐다”며 “사회협약위 기능이 협소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권고 기능 외에 제도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지금 대통령이, 청와대가 나서라고 하는 마당에 그동안 일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추진위에서 하라고 하면 도지사는 도대체 어느 나라 도지사인 거냐”며 “도정은 반대대책위와는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거 같다”고 거듭 담화문의 이 내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 이상봉 의원 “재조사 용역, 국토부가 무슨 시혜를 베푼 거냐?”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이상봉 의원이 21일 업무보고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이상봉 의원이 21일 업무보고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 을)은 우선 원 지사가 국책사업에 대한 타당성 재조사의 선례가 없다고 한 부분을 문제삼고 나섰다.

이 의원은 담화문의 이 내용에 대해 “강정마을도 국회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해 해양환경 등 문제가 나온 부분을 검토하지 않았느냐”며 “재조사 용역이 시혜를 베푼 것처럼 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혀를 찼다.

현재 제주공항의 단기 인프라 확충 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3175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원 지사가 얘기하는 만성적인 포화상태는 해결되는 거 아니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현 단장이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이 2945만명이었다는 점을 들어 “공항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했지만 이 의원은 “단기적인 인프라가 확충되면 부수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포화상태는 해결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과장하는 거냐. 만성 포화상태인 것도 맞지만 관광객 증감 상황을 보면 최고치를 잡고 있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군 공역평가가 누락된 부분과 성산후보지에 대한 장애물평가에서 오름 절취에 대한 내용이 누락된 점, 지반정밀조사가 생략된 부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현 단장이 “사전타당성 검토에서 지반조사를 하는 사례는 없다”고 반박했지만 곧바로 이 의원은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지반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현 단장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것을 즉석에서 ‘팩트체크’하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박 위원장도 “국토부에서 과업지시서를 받았는데 ‘예비조사에서 선정된 대안에 대한 각종 기술조사와 지반조사 포함’이라고 돼있다”면서 이 의원을 거들고 나서자 현 단장도 “지반조사는 하도록 돼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현 단장은 “환도위 차원에서 토론회를 개최하는 데 대해서는 실무자로서 감사드린다”면서도 “담화문 발표와 관련해 의회와 협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점을 고려해 의회와 더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현학수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이 21일 도의회 환경도시위 업무보고에 출석,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현학수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이 21일 도의회 환경도시위 업무보고에 출석,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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