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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2공항 담화문, 얄팍한 계산 내세운 도민 겁박”
“원희룡 제2공항 담화문, 얄팍한 계산 내세운 도민 겁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2.21 11: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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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대책위·범도민행동 “원 지사는 국토부와 토건 자본의 하수인”
“국토부 기본계획 자문위원 추천 요구, 주민들 농락” 성토하기도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21일 오전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전날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관련 담화문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21일 오전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전날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관련 담화문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 이후 50여일만에 발표한 담화문의 후폭풍이 거세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2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희룡 지사를 겨냥, “지금처럼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은 채 국토부와 토건 자본의 하수인의 노릇을 자처한다면 더 이상 도민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대책위 등은 우선 전날 원 지사가 발표한 담화문에 대해 “정치적 미사여구를 걷어내고 보면 국토부가 일방통행으로 강행하는 기본계획에 빨리 따라가야 떡고물이라도 챙길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을 내세운 도민 겁박”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반대대책위 등은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에 의해 파행 종결된지 이미 두 달이 지났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원 지사에게 “두 달 동안 무엇을 보고 들었단 말인가. 최소한의 절차적 투명성마저 걷어차버린 국토부에 대해 검토위원들과 주민대책위, 시민단체, 지역 언론, 도의회 등 도민사회의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느냐”며 “한겨울 차디찬 거리 바닥에서 호소하고 절규하는 농성자들의 모습이 귀찮은 방해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거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특히 반대대책위 등은 원 지사가 제주 섬의 수용력을 넘는 과잉관광으로 제주의 환경적, 사회경제적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생기는 현실에서 과연 공항 확충이 얼마나 필요한지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도민들의 문제 제기도, 제2공항 입지 선정 평가의 타당성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민들의 정당한 항의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면서 “스스로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건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단언했다.

원 지사가 ‘입지 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의견을 존중해 국책사업 사상 유례없는 재조사까지 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반대대책위는 “국토부에 면죄부를 넘어 표창장을 수여했다”면서 “재조사의 절차적 투명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던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와 대책위 사이에 합의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국토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종결됐다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항 추진 내용, 보상과 지원, 지역발전방안 등 치밀하게 계획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핑계로 그 모든 것의 전제가 되는 ‘타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렁이 담 넘듯 회피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무책임하고 비겁하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원 지사가 ‘제주공항 활주로에 2분에 한 대, 추석이나 설 연휴에는 1분40초에 한 대 꼴로 항공기가 뜨고 내려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반대대책위는 “단일 활주로만 운영하는 영국의 개트윅 공항의 경우 시간당 50회 이상, 거의 1분에 한 대 가까이 뜨고 내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냐 아니면 알고도 기만하는 것이냐”며 “제주공항도 시설과 운영 개선으로 조만간 시간당 40회로 늘어나 1분30초에 한 대 꼴로 뜨고 내리게 되는데 원 지사 말대로라면 큰일 날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이 부분에 대해 반대대책위는 “제주공항이 위험한 이유는 지난 10여년 비행기 운항은 급증했는데 관제시설과 장비가 낙후됐기 때문”이라면서 제주공항 관제탑 신축 및 관제장비 교체, 관측장비 구입을 위해 올해 예산에 잡혀있던 580억원이 기재부에서 전액 삭감됐다는 점을 지적, “안전을 강조하는 원 지사는 안전을 위해 긴급한 예산이 잘려나가는 동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이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적정 관광객 수가 2000만명이고 도민 왕래까지 포함한다면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이 예측대로 4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대대책위는 “1500만명 관광객으로도 이미 오폐수와 쓰레기도 처리하지 못하고 교통 체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관광객 2000만명이 적정하다는 근거는 어디서 나온 거냐”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2000만명 관광객을 산정하더라도 크루즈를 포함한 선박 이용객을 감안한다면 2000만명 관광객을 수용하더라도 35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 인프라로 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공항 보조활주로를 연장하거나 근접 활주로를 건설하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숫자라는 얘기다.

또 반대대책위 등은 이미 있는 정석비행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둘 다 새로 제2공항을 짓는 것보다 환경 피해도 적고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면서 “주민들이 대대로 살던 마을을 잃고 쫓겨나지 않아도 된다. 눈속임 숫자 놀이로 도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함께 반대대책위 등은 “원 지사가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 고용 등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처럼 장밋빛 환상으로 도민을 현혹했다”면서 “이는 바로 원 지사가 집권당 사무총장 시설 앞장서서 옹호했던 4대강식 토건 논리의 재판일 뿐”이라고 원 지사의 ‘흑역사’를 들춰내기도 했다.

전문가 조사 결과 이미 과잉관광의 중기를 넘어섰다는 답변이 68.6%, 심각하다는 답변이 56.2%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지난 20여년 걸어온 개발지상주의를 답습한다면 땅값 상승으로 인한 주거비와 물가 등 생활비 상승, 1차산업 기반 붕괴, 난개발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관광의 기반인 제주의 매력마저 잃게 될 것이 자명하다”며 “제2공항 건설을 통한 경제 활성화는 잠시 단맛에 취해 제주의 미래를 앗아버리는 길”이라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반대대책위 등은 원 지사에게 “거짓과 환상으로 도민을 현혹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고 엄중 경고의 뜻을 전했다.

다수의 도민들이 이미 더 많은 개발, 더 많은 관광객이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깨닫고 있고 제주 섬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원 지사가 내세운 청정과 공존이 구두선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면 도민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원 지사가 공론화 요구에 대해서도 ‘중앙정부의 사업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답한 데 대해서는 “도민의 삶과 제주도의 미래가 걸린 문제를 제주도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데 무슨 헌법적 수준의 특별한 분권과 자치를 말하느냐”고 힐난했다.

이에 반대대책위 등은 “성산 제2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된 의혹은 물론 제주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공항 확충의 필요성과 규모, 대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놇고 도민들의 논의에 부치고 도민의 뜻에 따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반대대책위 등은 “원 지사가 기어이 도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면 민주주의와 진정한 자치, 제주다운 제주를 원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 끝까지 싸워나가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21일 오전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전날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관련 담화문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이 21일 오전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전날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관련 담화문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한편 국토부가 성산읍반대대책위에 기본계획 용역 수립을 위한 자문위원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데 대해 반대대책위는 “정당성 없는 기본계획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대책위 주민들에게 오히려 기본계획을 내실있게 추진하기 위한 자문위원을 추천해달라는 것은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라고 일축했다.

여기에다 타성 재조사 용역진이 최종 보고서에서 ‘약 3회에 걸친 자문회의를 시행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이 회희에 대책위 추천 자문위원은 없었다는 것을 명기하지 않아 사실을 왜곡했다”면서 “무엇보다 국토부는 지난 일련의 기만적 행위를 통해 성산읍대책위 지역 주민들에게 완전히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에 이러한 자문위원 추천 운운은 지역 주민을 농락하는 처사”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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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2019-02-21 11:58:09
홍석준 ㄱㄹㄱ 기자님 ~
글을 쓸려면 좀 상식적으로 납득할만하게 쓰시오~
제주 도민들 다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나요 ??
특별한 대안도 없이 , 공감할만한 반대 명분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는 세력들의 주장만 대문짝만하게 기사화하지말고... 찬성하는 측의 의견들도 공정하게 기사화 하는게 미디어의 기본 아니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