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돼버린 경제·일자리 해법 찾기 … 동네 민원만 ‘봇물’
실종돼버린 경제·일자리 해법 찾기 … 동네 민원만 ‘봇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2.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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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제주시 연두방문, 호텔업계·농축산업 어려움 호소 잇따라
농공단지 “사람 구하기 힘들다”, 호텔업계 “제주만의 관광 거버넌스를”
원희룡 지사가 12일 오전 제주시를 방문, 경제와 일자리 해법 찾기를 주제로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가 12일 오전 제주시를 방문, 경제와 일자리 해법 찾기를 주제로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오늘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왔습니다. 경제·일자리 얘기를 한다고 해서 왔는데 오늘 와서 들어보니 무슨 ~장, ~장 이런 분들이 대부분인 거 같습니다. 소상공인들이 하는 얘기를 듣는다고 했는데 없어져버린 거 같습니다. 다음에 다시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12일 오전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제주시 연두방문에서 한 시민이 어렵게 마이크를 잡고 꺼낸 얘기다.

경제·일자리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된 시민과의 대화 자리였지만 일부 호텔업체와 농업, 축산업 관련 질문과 제안이 몇 가지 나온 것을 제외하면 지역 민원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었다.미리 경제·일자리 문제로 주제를 정한 연두방문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원희룡 지사는 마무리 발언을 하기에 앞서 “양해의 말씀을 구한다. 오늘 경제 현안과 일자리에 대한 얘기를 하는 줄 알고 왔는데 다른 얘기만 하느냐 하는 식으로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행정시 연두방문이고, 각 부서별로 도청과 시청이 협력관계를 하는 과정에서 주제를 경제·일자리로 맞추자고 한 거다”라면서 “일선 경제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그 중 일부라도 깊이 있게 얘기를 하실 분들은 당연히 따로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시민과의 대화에서는 농공단지 관계자의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부터 호텔업계, 농업경영인연합회, 중앙로 상가상인회, 자영업자 등 일선 경제현장에서 부대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얘기들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다.

특히 최근 숙박시설 난립으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호텔업계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고기문 제주베니키아호텔 대표는 “지사가 청정과 공존을 내세우면서 경제 발전에 대한 구상도 제시했지만 지금 보면 둘 다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어 그는 최근 각료회의를 신설,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고 관광청과 관광국 관련 조직을 일원화해 관광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일본 정부의 사례를 들어 “제주만의 관광 거버넌스를 만들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제안했다.

한국농업경영인제주시연합회 문병철 회장도 “최근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하차경매를 도입, 제주 농산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또 양배추와 월동무 과잉생산 때문에 산지 폐기를 하는 지경”이라면서 “농업기술원에서 지속적인 대체작물 개발을 통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산지폐기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생산자들이 도심 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제주도가 마련해주면 판로 걱정없이 생산에만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농촌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게 되면서 농촌 인력이 빠져나가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농촌 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식수로 사용하던 샘물이 양돈 폐수로 오염되고 있음에도 수십년째 해결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충격적인 얘기도 나왔다.

김창만 경주마생산자협회 회장은 “노형동 중산간의 해안 축산마을에 양돈장이 생기면서 식수로 사용하던 샘물에 축산폐수가 올해 초까지 나오는 걸 봤다”면서 “자치경찰단과 환경관리과에 신고하고 진정서도 냈는데 답변은 ‘못 찾겠다’는 거다. 범인을 못잡으면 그 행동을 계속 해도 되는 거냐”고 따졌다.

이에 원 지사가 “폐수의 출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와 함께 점검, 의논을 드리겠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김 회장은 “30년이 넘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제주도 지하수는 오염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오염원을 찾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무능한 행정을 질타했다.

한편 원 지사는 13일 오전 서귀포시를 방문, 서귀포시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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