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 가 문제입니다.
사는 곳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 가 문제입니다.
  • 강인순
  • 승인 2019.02.12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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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톡톡(talk talk)] <4> 창암재활원 강인순 과장

최근 들어 사회복지계에 큰 이슈는 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커뮤니티 케어”라고 할 수 있겠다.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라고 학자들은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어르신과 장애인들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갑자기 부상한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계에서 오랫동안 이야기 해 오던 탈시설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90년대에는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들의 지역사회 적응훈련으로, 2000년대 이후는 지역사회 내 주거지를 마련하여 지역사회주민들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면서 단체생활에서 충족하기 어려운 개인의 욕구에 근거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체험홈을 운영해 오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들에게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원들이 있어왔고,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면서도 지역사회에 취업을 하여 직장생활도 하고 미래를 위하여 저축을 하면서 자립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

거주시설에서 자립을 준비하는 장애인들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고 또한 올해부터는 제주도에서 탈시설 장애인들을 위한 자립정착금도 지원된다고 하니 나아갈 길이 꽃길이요, 비단길이니 하늘을 나는 심정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자립을 위해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거주시설을 나와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이 삶은 어떠한가? 이 시점에서 곱씹어 봐야할 질문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거주시설에서도 장애인분이 자립을 하고자 하여 중증장애인자립지원센터의 동료상담가와 오랜 시간 상담과 지원으로 거주시설을 나가게 되었다. 하지만 이 분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거주시설로 돌아가고자 희망하였으나, 시설에 입소하지 못하고 현재 일시적인 거주공간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왜 이 분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원하는 욕구를 펼치며 살아가는 것을 그토록 꿈꾸었었는데 그 꿈을 접고 다시 거주시설로의 입소를 희망하는 것일까? 올해부터 지원한다는 자립정착금이 지원되지 않아서일까? 돌봄을 지원해 주는 서비스의 부재일까? 아니면 지역사회 내에서 삶을 힘들게 하는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일까?... 이러한 궁금증들이 앞선다.

현 시점에서 각 거주시설에서 자립을 위해 꿈꾸는 분들이 선뜻 자신의 꿈을 위해 시설을 박차고 나가지 못하고, 많은 장애 자녀를 돌보는 보호자들이 거주시설에 자녀를 입소시키기 위해 몇 년씩 순번을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겠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지역사회 돌봄 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관점으로 거주시설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것보다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하여 거주시설에서 퇴소 인원 몇 명이라는 사업의 목표 달성에만 급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재 정책이 정해졌다고 해서 이 정책을 밀어붙이기 보다는 개인의 욕구를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채워나가야 더 의미 있는지를 당사자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면서 그 답을 해결해 나가야 진정으로 살맛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에서 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을 돌보는 분들이 너무 힘이 들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어느 곳에 살든지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커뮤니티 케어”의 기초를 든든히 세워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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