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이 지나서야 지워진 18명 수형 희생자들의 ‘빨간 줄’
70년이 지나서야 지워진 18명 수형 희생자들의 ‘빨간 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2.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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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검찰 등 내부 전산망에 있던 범죄기록 2월 1일자로 삭제 처리돼
재심청구 18명 외 다른 수형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여전한 숙제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 수형 희생자들 중 불법 군사재판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공소 기각 결정이 내려진 이들에 대한 범죄기록이 최종 삭제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1월 17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4.3 수형 희생자들의 불법 군사재판 재심 청구 소송에서 ‘공소권 없음’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2월 1일자로 18명의 수형인들에 대한 재판 결과 내용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경찰과 검찰 등 사법기관의 내부 전산망에 있던 범죄 기록이 모두 삭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재심 선고 당시 한 유족이 “이거 무죄 나오면 ‘빨간 줄’이 없어지는 거냐”고 변호사에게 물어봤던 질문에 대한 답이 경찰로부터 나온 셈이다.

이 유족은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을 받고 끌려갔다가 숨진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전과기록 때문에 손녀인 자신의 딸이 경찰로 재직하면서 중요 보직을 맡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닌지를 염려해 이런 질문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재심을 청구한 18명의 수형 희생자들을 제외한 다른 수형 희생자들의 전과 기록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여서 특별법 개정 등을 통한 해법을 모색하는 방안이 여전히 숙제로 남겨져 있는 상태다.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4.3 생존 수형인들이 재심 첫 공판에 앞서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4.3 생존 수형인들이 재심 첫 공판에 앞서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제갈창 부장판사)는 지난달 17일 선고심에서 “수형인명부나 군집행지휘서, 감형장 등 수형 관련 문서에는 피고인들의 죄명과 적용 법조만 기재돼 있을 뿐 공소장이나 판결문 등 피고인들이 당시 구체적으로 어떤 공소사실로 군법회의에 이르게 된 것인지 확인할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즉 검찰측의 공소 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재판부는 “검찰에 의해 복원된 공소 사실은 구 국방경비법 제32조 등의 추상적 구성요건을 그대로 옮겼거나 제주 4.3사건 관련 각종 자료들을 바탕으로 사후적으로 재구성한 정도에 불과하고, 재심 절차의 피고인 신문에서 나온 진술 내용을 공소사실의 일부로 삽입한 것 뿐”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재심 대상이 된 판결을 내린 고등군법회의에 대해 “당시 피고인들에 대해 구 국방경비법 제65조의 ‘예심조사’ 또는 제66조의 ‘기소장 등본 송달’ 등을 통한 기소사실 통고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 사실상 재판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한편 원희룡 지사는 이날 재심 청구자들에 대한 범죄 기록이 최종 삭제된 것과 관련, 희생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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