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지 면적이냐, 건축물 연면적이냐” 치열한 법리 공방
“사업부지 면적이냐, 건축물 연면적이냐” 치열한 법리 공방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1.31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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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도의회 행정사무조사,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문제 격론
헬스케어타운 경관심의 누락 “스스로 하자 치유 못하는 행정” 지적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지난해 신화역사공원 인근 오수 역류사태가 불거지면서 촉발된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에서도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30일 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위의 첫 업무보고에서 도 집행부와 의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진 이 사안은 지난해 환경도시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도와 의회 사이에 극명하게 의견이 갈렸었다.

지난 30일 열린 제주도내 대규모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제4차 회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지난 30일 열린 제주도내 대규모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제4차 회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과 도 집행부의 주장을 살펴보면 우선 허창옥 의원(무소속, 서귀포시 대정읍)과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갑)은 환경영향평가법의 취지를 감안한다면 2014년 변경승인 당시 시설 규모가 30% 이상 늘어났기 때문에 당연히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대상이라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이 대목에서 “최초 건축면적 26만㎡에서 2014년 변경승인 때 113만㎡로 3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법의 목적대로라면 이 경우 재협의하라는 취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박원하 도 환경도시국장은 “30%라는 것은 면적이 추가로 확대되거나 용량 등이 늘어났을 때 재협의 대상이 된다는 거다. 그래서 환경부에 질의한 결과 문제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답했다.

여기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이 박 국장이 얘기한 30% 이상 면적 확대 또는 용량 증가에 대한 법률 조항에 대한 해석 문제다.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28조 제1항 제1호 ‘재협의 대상’ 관련 조항을 보면 ‘협의 내용에 반영된 규모보다 30% 이상 증가하는 경우(누적된 변경으로 증가한 규모가 법 제18조에 따른 협의 및 법 제20조에 따른 재협의에 반영된 규모보다 30% 이상인 경우 포함)’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돼있다.

이 조항에 대해 박 국장은 면적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고, 홍 의원은 해당 조항에 명시된 ‘규모’의 의미가 바닥 면적이나 토지이용계획 면적으로만 해석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환경영향평가법 취지상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측되는 상황이라면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홍 의원과 허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박 국장은 환경부로부터 회신을 받았다는 점을 내세워 허창옥 의원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왜 의뢰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상급기관인 환경부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더구나 여기에서 더 큰 문제는 환경부 회신에 대한 도와 의원들의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의원들은 회신 내용 중 ‘관광단지 조성사업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한 단지 내에서 다른 종류의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인 관광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는 복합사업에 해당되므로 각각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고 적시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도 집행부에서는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제31조 [별표 3] 비고 11호 다목에 따라 이미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한 사업지역에서 그 사업계획의 주된 목적(토지이용계획 및 개발사업의 세부기능)을 변경하지 않으면서 추진 근거법률만을 변경해 다시 단지·지구 지정 등을 하는 경우로서 협의기관의 장(제주도지사)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한 부분을 들어 재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이같은 지적과 반박 내용을 보면 이번 업무보고에서 부딪친 이 문제가 행정사무조사 기간 내내 논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 의원은 “행정조사특위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묻고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이상봉 위원장도 “환경도시위 행감 때 공식적인 법제처 의견을 묻고 논란을 종식하자고 한 사안이었고, 법제처에 의뢰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면서 행감 당시 속기록을 모니터링해보고 답변해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결국 이 문제는 사법부의 판단이나 법제처 유권해석을 통해 정확하게 시비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측이 법 조문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고 있는 부분인 만큼 향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장의 ‘규모’를 부지 면적으로만 보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건축물의 연면적을 고려해야 하는 것인지 제도 개선을 통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행정사무조사에서 문제가 제기된 헬스케어타운 경관심의 누락 문제와 관련, 도 관계자는 31일 <미디어제주>와 만난 자리에서 “이미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이 내려졌고 인허가 절차에 따라 사업이 시행됐기 때문에 사실상 인허가 처분을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 결국 행정의 잘못으로 발생한 하자를 스스로 치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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