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쉼터를 아시나요?
청소년 쉼터를 아시나요?
  • 김도영
  • 승인 2019.01.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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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톡톡(talk talk)] <3> 김도영 교수(제주국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도영 제주국제대 교수
김도영 제주국제대 교수

늦은 밤, 청소년들로 북적북적거리는 이 곳, 바로 ‘제주시일시청소년쉼터(이동형)-버프’이다.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고, 따뜻한 밥 한끼를 해결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주로 가정, 학교와 사회에서 소외된 소위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이 찾는 공간이다. 물론 일반 청소년들도 이용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저녁시간에 광양로터리 제주동부청소년경찰학교(옛, 남문파출소)앞에는 하늘색 버스 1대가 세워져 있다. 버스는 청소년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개조되어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필자는 대학에 교수로 오기 전에 중장기청소년쉼터 소장을 맡은 인연이 있어 가끔 이곳을 찾는다.

내가 찾은 그 날도 어김없이 쉼터 선생님들이 청소년들을 맞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버스를 세워 놓고 버스 옆에 천막을 치고 탁자와 의자를 셋팅하고 거리 상담을 나가기 전 자원봉사자와 함께 회의도 한다. 일시청소년쉼터 직원들은 남들이 다 퇴근할 무렵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청소년들이 학교 끝나서 오거나, 학교를 안 다니는 청소년들은 저녁형 인간들이 많아서 저녁이 되어야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오후 3시에 나와 밤 12시까지 청소년들과 함께 한다. 토요일에는 새벽까지 일을 하기도 한다. 정말 청소년에 대한 열정 없이는 하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일을 하는데도 소장님과 선생님들의 표정은 늘 밝다. 아이들이 하나 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몸은 힘들어도 웃으면서 일을 한다고 한다.

청소년쉼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청소년쉼터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청소년쉼터는 가출청소년(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가출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한 사회적 낙인 우려가 있어 ‘가정 밖 청소년’으로 대체하라고 권고하였다)에 대하여 가정ㆍ학교ㆍ사회로 복귀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보호하면서 상담ㆍ주거ㆍ학업ㆍ자립 등을 지원하는 시설이다(청소년복지지원법 제31조 제1항). 청소년쉼터는 일시, 단기, 중장기청소년쉼터로 구분된다. 일시청소년쉼터는 가출청소년들을 찾아 상담을 통해 7일 이내 일시보호하거나 가정으로 복귀 또는 단기와 중장기청소년쉼터로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단기청소년쉼터는 3개월 동안 보호받을 수 있으며 2회 연장이 가능하다. 단, 가정폭력으로 인해 입소된 청소년들은 기간에 제한 없이 거주할 수 있다. 중장기청소년쉼터는 3년 동안 보호받을 수 있으며 1년 연장이 가능하다. 역시 가정폭력으로 인해 입소된 청소년들은 기간에 제한 없이 거주할 수 있다. 제주도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일시청소년쉼터(고정형), 제주시일시청소년쉼터(이동형), 제주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 제주시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 서귀포시남자단기청소년쉼터, 서귀포시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이렇게 총 6개의 청소년쉼터가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쉼터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되고 있다.

단기와 중장기청소년쉼터는 일시청소년쉼터와 달리 아이들이 상시 거주하는 거주시설이다. 가정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아이들이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학교도 가서 아르바이트도 하며 또는 검정고시와 취업, 대학진학을 준비하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집과 같은 곳이다. 쉼터 선생님들은 24시간 365일 아이들과 함께 하며 이들을 가정과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해 온 열정을 쏟아 붓는다. 이런 선생님들의 열정을 조금이나 이해하는 청소년들은 쉼터선생님들과 함께 열심히 미래를 준비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청소년들은 일탈을 저질러 학교에서 징계도 받고 경찰서와 법원을 오가기도 한다. 그래도 쉼터 선생님들은 일탈한 이들을 다시 품어 안는다. 쉼터에서 품지 않으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필자에게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이렇게 일탈하는 청소년들을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러면 나는 늘 같은 대답을 한다. “기다려야죠. 지금처럼 사랑을 주면서 기다려야죠.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고 열매를 맺기까지 인내하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 상대방은 이해는 하지만 쉽게 수긍이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말이 쉽지 몇 년을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다. 제주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 고민좌소장님이 했던 말이 생각나 인용하자면 “세상에 이런 일도 있네요. 우리 쉼터에서 생활했던 청소년이 어느새 성인이 되어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 쉼터에 직원으로 입사하게 되었어요. 청소년쉼터에서 아이들을 돌보면서 기다리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정말 청소년쉼터의 종사자로서 정말 뿌듯할 것 같다. 나도 이렇게 뿌듯한데 소장님은 얼마나 가슴이 뭉클할까...

청소년쉼터에 생활하는 청소년도 일반가정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과 똑같은 청소년이다. 정상적인(?) 가정에 태어났더라면 쉼터에 오지 않았을 아이들이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이들을 마치 문제아로 쉽게 취급해 버린다.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란 것이 이들의 잘못은 아닌데도 말이다...

오늘도 일시청소년쉼터 선생님들은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북돋고 희망을 주기 위해 늦은 밤 길거리를 바삐 누빈다. 단기와 중장기청소년쉼터 선생님들도 1명이라도 더 가정과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런 선생님들이 있기에 위기에 처한 가출청소년, 길거리청소년들이 희망을 갖을 수 있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2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첫째로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이기 전에 현재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청소년들에게 나중에 뭔가를 해주려고 하지 말고 지금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들었으면 한다. 둘째로는 청소년쉼터에 한번쯤 방문했으면 한다. 방문하고 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청소년쉼터는 문제아들이 모여 사는 곳이 아니라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을 품어 안고 미래의 주인공으로 키우는 곳이라는 것을 금방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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