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양심적 병역거부 ‘게임 성향’까지 확인한다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게임 성향’까지 확인한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1.10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검찰청 ‘실체적 판단 기준’ 10가지 지침 지난 달 3일 전달
제주지검 ‘병역법 위반’ 12명 사이트 가입 사실조회 신청도
“총 쏘는 게임 즐겼다면 집총거부 양심 진정성 인정 어려워”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대법원이 지난 해 11월 종교 및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를 확정 이후 검찰이 '실체적인 판단 기준' 마련에 나섰다.

10일 제주지방검찰청 등에 따르면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른 종교 및 양심적 병역거부 판단을 위한 기준이 될 지침이 지난 달 3일 대검찰청으로부터 전달됐다.

대검찰청이 제시한 판단 요소는 큰 틀에서 (병역을 거부하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종교의 구체적인 교리가 무엇인지, 그 교리가 양심적 병역 거부를 명하고 있는 지, 병역 거부가 오로지 교리에 따른 것인지 등 10가지로 파악됐다.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제주지검은 이를 토대로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을 정할 계획이다.

지금은 기소된 피고인들이 제출한 '신도 증명 자료'만 갖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이날 열린 1심 및 항소심에서 유죄 혹은 무죄 구형을 하지 않고 피고인들에게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제주지검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은 1심 4명, 항소심 8명이다. 항소심 8명 중 4명은 1심에서 유죄가, 나머지 4명은 무죄가 선고됐다.

제주지검이 피고인들에게 요구한 추가 자료는 실제 예배나 종교 활동 등에 참여한 내역, 신도로서 활동한 전도 활동 증명서 등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입증이 가능해야 하는 것들로 알려졌다.

제주지검은 또 종교적 혹은 양심적 신념에 의한 '집총 거부'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피고인들의 (온라인) 게임 성향도 파악하기로 했다.

종교적 또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지만 인터넷 게임 사이트 등에 가입해 수시로 총을 쏘는 게임을 즐겼다면 '양심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제주지검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12명의 몇몇 특정 사이트 가입 내역 확인을 위한 사실조회를 법원에 신청했고 결과는 통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대법원은 (병역 거부) 피고인이 양심의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소명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검사는 그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피고인이 제출한 내용이 진정한 양심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책임을 판시했다"며 "이런 맥락에서 대검찰청이 지침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재판에서 피고인들에게 요구한 구체적인 추가 자료를 받고 검토해야 유죄든 무죄든 구형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상에서 총을 쏘는 게임 가입 여부도 지침에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며 "사실조회 신청 결과 '총을 쏘는 게임'에 가입돼 여러차례 게임을 즐긴 부분이 확인된다면 내면적으로 총을 쏘는 것을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다는 양심의 진정성을 인정하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