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전·후로 원 지사는 왜 달라졌을까?"
"지방선거 전·후로 원 지사는 왜 달라졌을까?"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12.3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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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송년 기자방담] 영리병원 공론조사 '불허' 권고 뒤집기
선거 때 청년층 표심 공략용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도 없던 일로?

2019년이 코 앞이다. 지방선거, 제2공항, 비자림로, 한짓골 사업, 각종 사건 사고 등 특히 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을 앞두고서, 마음이 복잡한 사람들이 많을 터. <미디어제주> 기자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도내 사회에서 벌어진 각종 문제를 도민과 함께 체감하고, 도민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발로 뛴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미디어제주> 기자들이 한곳에 모였다. <미디어제주> 송년 기자방담으로 기자들의 속내를 들어보자. 참고로 기사는 최대한 기자들의 발언을 그대로 살려 편집했다. 다만, 등장 인물 소개란의 내용은 편집자(김은애 기자)의 사견이 포함되어 있음을 고백한다. [편집자주]

등장 인물

김형훈 편집국장 : 미디어제주 기자실 대장, 온화함 속에 도사리는 예리한 안목!

홍석준 정치팀장 : 평소엔 온화해 보이나 묵직한 한 방이 있음, 곶자왈 사랑꾼♥

이정민 사회부 기자 : 직책 따윈 거부하는 쿨함의 소유자, 사실 정이 많다☆

김은애 교육∙문화부 기자 : 미디어제주 공식 막내. 막내라서 행복해요~!

<미디어제주> 송년 기자방담 현장. 화가 난 것이 절대 아니다. 카메라를 의식하느라 표정이 굳은 것뿐.

은애: 2018년 <미디어제주> 송년 기자방담을 시작하겠습니다. 시간은 1시간 30분. 초과되면 방담은 가차없이 끝납니다.

형훈: 무슨 얘기부터 해야 할까?

석준: 미디어제주의 한 해를 이야기해볼까요?

정민: ………딱히 생각나는 게 없는데요….

(일동 침묵)

형훈: 그럼 한짓골 아트플랫폼 사업 얘기부터 해볼까? 줄여서 ‘한짓골 사업’.

석준: 취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형훈: 그건 내가 얘기하지. 5월 15일 오후 3시, 제주문화예술재단이 한짓골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어. 그런데 공교롭게도 당일 오전 11시에 한짓골 사업에 대한 기자회견이 있다는 거야. 당시 문화부 단톡(단체 카카오톡)방에는 주민설명회에 대한 공지가 안 된 상태였고, 기자회견에 대한 정보만 전달된 상태였어. 주민설명회를 앞둔 당일 오전, 기자회견을 한다? 그런데 기자들에게는 주민설명회 개최 사실을 전달하지 않았다? 그때 느꼈지. “이거, 뭔가 있다”라고.

석준: 헉, 그것 만으로 촉이 그렇게 발동한 건가요?

은애: 저는 그때만 해도 몰랐어요, 저도 기자회견 사실만 알고 있었거든요. 회견에 참석하려고 했었는데, 국장님께서 사업설명회 이야기를 하시면서 ‘시간 되면 한 번 가볼래?’ 하시더라고요. 사실 당시에는 꽤나 가벼운 마음으로 사업설명회 들으러 갔습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중인 '재밋섬' 건물 매입에 대해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회의에서 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사진은 최근 메가박스 제주에서 열린 주민설명회 때 모습.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지난 5월 15일 오후 3시 주민설명회에 앞서, 오전 11시 문화부 기자단을 상대로 한짓골 사업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석준: 그럼 기자회견장에 <미디어제주> 기자는 안 갔나요? 재단에서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화부 기자들, 예총, 민예총, 재단 사람들 다 찬성했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하던데.

형훈: 우린 안 갔지. 가 봤자 다 찬성할텐데, 뭐하러 가. 그래서 은애 기자한테 기자회견 말고, 주민설명회만 취재 다녀오라고 넌지시 언급했지.

은애: 와, 대박. 이 모든 게 국장님의 빅픽쳐?

석준: 그런데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가 아직 안 나와서, 한짓골 사업 논란도 해를 넘기게 됐네요.

형훈: 이런 문제는 감사위에서도 오히려 빨리 정리하는게 좋을 텐데.

석준: 깔끔하게 정리하고 해를 넘겼으면 했는데, 내년에도 계속 가는 수밖에… 참, 그런데 재밋섬 대표가 김은애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서 경찰 조사도 받았는데, 그건 어떻게 되나?

정민: 사실 김은애 기자의 기사에서는 ‘한짓골 사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밋섬’이라는 단어가 기사를 통해 거론되다 보니 오해 아닌 오해를 받은 거죠. 하지만 ‘공공이익을 위해 작성된 기사’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거로 보고요. 다만, 앞으로 위험한 수위를 넘나드는 기사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은애: 저도 ‘재밋섬’이라는 기업명을 그대로 기재하는 것이 옳은가 고민을 했습니다. 건물명을 A건물이라고 쓸까 생각도 해봤고요. 고민하며 자료를 찾던 중, 재단 측이 5월 15일 기자들에게 전달한 보도자료에서 ‘재밋섬’이라는 글자를 발견했습니다. 건물 이름을 ‘재밋섬’이라고 표현했더라고요. 주민설명회에서도 주민 뿐 아니라 재단 측 관계자들도 ‘재밋섬 건물’이라고 수차례 언급했고요. 제가 기사를 작성하기 전, 타 언론에서도 이미 ‘재밋섬 건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봤을 때, 기사에 ‘재밋섬’이라고 적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석준: 재단 쪽에서 먼저 ‘재밋섬’이라고 표현했다면, 문제될 건 없겠네요. 자, 그럼 다른 얘기 또 뭘 해야 할까요?

정민: 제주 현안이 많았습니다. 제주 4.3 70주년 관련해서 말하자면, 올해 생존 수형인에 대한 재심 개시가 결정됐죠. 그리고 전국적으로 상당히 영향이 컸던 예맨 난민 관련한 문제가 있었고, 고 이민호군 사례와 비슷했던 삼다수 근로자 사망 사건도 있었습니다. 마음 아픈 이야기지만 세화포구에서 30대 여성이 사라진 후 가파도 쪽에서 발견된 실종 사건, 한 여성이 세 살 배기 아이를 안고 물에 들어가는 장면이 찍혀 논란이 되기도 했고요. 제주대 산업디자인과 교수와 병원 교수의 ‘갑질’ 사례, 해군 국제관함식, 구좌읍 게스트하우스 살인 사건 등도 모두 올해 일어난 일이죠.
그리고, 올해 현안들을 살펴보면 6.13 지방선거와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은애: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정민: 선거 이후 불거진 문제가 많습니다. 한 예로 선거 전, 원희룡 지사는 ‘행복주택을 짓겠다’고 밝혔고 이는 청년 층의 표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런데 당선된 지금은?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죠.

석준: 영리병원도 그래요. 선거 때는 ‘공론조사 결과를 따르겠다’라고 했다가, 선거 끝나니까 번복했죠. 한짓골 사업도 마찬가지로 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추진하다가 탈이 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12월 24일, 영리병원 반대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퇴진을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12월 24일, 영리병원 반대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퇴진을 촉구하는 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정민: 4.3 70주년 역시 올해 큰 화두였는데 선거와 맞물리면서 퇴색된 면이 있죠. 4.3유족회 회장이 원 도정 아래 행정시장이 되면서 유족회가 권력이 된 느낌도 듭니다.

석준: 그래서 ‘4.3 유족회’의 의미가 다소 퇴색된 느낌이 있죠.

형훈: (원 지사가) 유족 회장한테 뭐 받았나?

석준: 감사패 받았습니다.

(일동 웃음)

형훈: 원 도정 2기의 가장 큰 문제는 갈등을 해소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지.

은애: 소통정책관도 새로 뽑았는데요?

정민: 오히려 갈등을 만들었잖아.

형훈: 지휘자의 능력 부족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처럼 갈등이 많은 건 처음이야. 제주도가 왜 이렇게 됐는 지 모르겠네.

석준: 정치부에서 이야기하자면, 제주도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최고 권력자인 원희룡 지사인데요. 선거 전과 후 행동을 다르게 하고 있죠. 영리병원을 조건부 허가한 것에 대해서도 ‘나무만 보는 게 아니라 숲을 보는 결정이었다’라고 했는데. 이것은 도민 전체를 나무만 보는 사람으로 매도하는 발언이에요.

형훈: 원 지사가 말하는 ‘숲’이 뭐지? ‘중앙’인가?

정민: 중앙 정치권?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전국의 관심을 본인에게 돌리려는 원 지사의 그림일지도...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것은 지금 제주의 문제로 치부되고 있는데, 장차 전국 모든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은애: 원 지사는 이미 공론 조사위원회를 통해 ‘불허’ 결정 난 사안을 뒤집는 결정을 했죠. 이건 민주주의를 짓밟은 행위라고 생각해요. 도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죠.

석준: 신고리 원전 공사에 대한 공론조사 당시,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원전공사 재개’라는 공론조사 결과를 수용했습니다. 원 지사의 지금 태도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죠.

은애: 원 지사는 ‘내국인 진료는 하지 않겠다, 외국인만 진료 대상’이라는 조건을 걸기도 했는데, 이게 가능할까요?

정민: ‘내국민 진료 거부’ 자체가 위법성이 있어. 그래서 ‘조건부 허가’가 아니라 ‘사실상 허가’가 맞지.

석준: 이번 영리병원 허가에 대해 원 지사는 계속 변명을 하고 있는데요, 행복주택의 경우 변명도 안 하고 있어요. 선거 전에는 청년들을 위한 획기적인 정책인 양 말하던 사람이 지금 와서 ‘없었던 일로’ 하고 있죠. 공약을 번복한 배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이 이렇게 결정을 뒤집는 행위가 이해가지 않아요.

정민: 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요.

(일동, 이정민 기자를 바라보며 경악)

정민: 원 지사가 변명하지 않은 까닭은 감히 ‘사과도 못 할 정도로 죄송한 부분’이라서… 침묵으로 ‘그 당시 행복주택 계획이 잘못됐다’라는 사실을 시인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동 웃음)

정민: ‘변명의 여지없이 그 당시 내가 너무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사업을 백지화한 게 아닐까…

석준: 그래도 결정을 번복한 이유를 밝혔어야지. 그렇다고 행복주택을 지으라는 논리는 아니고… 다만, 원 지사 스스로 ‘내가 추진하던 정책은 잘못된 정책이었다’라고 인정했어야 했어.

(그때, 1시간 30분이 지났음을 알리는 알람 소리)

은애: 아쉽지만, 주어진 시간이 끝났습니다. 모두 2018년 마무리 발언 부탁드릴게요!

형훈: 다사다난했던 올해, 다들 수고했고 내년에도 좋은 기사 기대하게.

석준: 4.3 70주년에 지방선거에, 연말엔 영리병원 문제까지. 정신없는 한 해였는데, 내년엔 좀 평온한 제주가 되길…!

정민: 모두 올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내년엔 제주의 사건, 사고가 모두 사(死)할 수 있기를~!

은애: 자, 이쯤에서 <미디어제주> 송년 기자방담을 마치겠습니다. 기자님들, 그리고 도민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부디 제주도의 ‘제주다움’을 앗아가는 악의 씨앗(?)들이 모두 척결되기를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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