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제주 잣성, 선조들의 피땀이 서린 역사적 유물”
“제주 잣성, 선조들의 피땀이 서린 역사적 유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2.1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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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익 문화재위원, ‘잣성 유적 보전과 활용방안’ 주제 정책토론회 주제발표
“잣성 소멸 심각 … 문화재 또는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 보호해야” 강조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의 전통적인 목축문화 흔적이 남아있는 잣성을 향토유산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위원회 위원인 강만익 박사(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는 17일 제주도의회 제주문화누리포럼(대표 김용범)이 주최한 ‘700년 목축문화, 잣성 유적 보전과 활용방안’ 주제 정책토론회에서 ‘향토유산 제주도 잣성의 등장 배경과 축조 양상’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의 잣성을 하루속히 문화재 또는 민속자료, 기념물 등으로 지정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박사는 우선 제주의 잣성에 대해 “조선 초기부터 한라산지에 설치된 국마장의 상하(남북), 좌우(동서) 경계에 쌓은 돌담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다”면서 “조선시대 제주도 목장사와 목축문화사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잔존 유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잣성이 중산간 지대에서 행해진 목축이라는 경제활동을 대표하는 상징적 조형물이라는 점, 조선시대 목마장의 존재를 증명하는 유일한 유물경관이라는 점 외에 잣성이 방어용이 아닌 목장을 구분하는 경계용으로 이용됐다는 점 등을 들기도 했다.

그는 “제주의 잣성이 선형(線形) 유물로서 국내에 남아있는 역사유물 중 길이가 가장 길고 단순한 돌무지가 아니라 제주도 선조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역사적 유물이라는 점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다”며 잣성에 대한 정책적인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목축과 관련된 잣성이 제주도에만 분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면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보호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잣성이 산담 축조와 도로 건설, 초지를 개간해 농경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허물어지면서 소멸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최근 과거 중산간 목장지역에 골프장이 입지하면서 잣성 소멸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라며 “더 늦기 전에 잣성의 목축문화사적, 역사적 가치를 중시해 일부 잣성이라도 문화재 또는 기념물(향토문화유산)로 지정, 보호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맹호 제주잣성보존회 이사장도 “10소장의 잣성이 있는 곳들은 제주도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면서 “테마 길을 만들어 자연과 함께 걷는 길을 만들고, 자연과 더불어 걷는 길을 만들면 제주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잣성 활용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재원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원장도 2000년대 발행된 ‘문화유적분포지도’에 잣성이 표시돼 있지만 표시가 없는 곳도 많다는 점을 들어 “실태조사가 덜 된 탓도 있지만 목초지 및 농경지 개간, 감귤과수원 조성, 농로와 일반도로 조성, 골프장 또는 대규모 공원 조성 등으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 원장은 “중산간 지대 주택 개발과 타운하우스 등 소규모 단지가 조성되면서 잣성이 잘려나가는 경우가 많아 허가 관청인 행정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잣성이 잘 남아 있는 구간을 시급히 문화재로 지정하거나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 보존대책을 하루 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문화누리포럼 대표인 김용범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동)은 “잣성이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데 무관심 속에 훼손된 현실을 보면 제주도정이 말하는 ‘제주 문화의 정체성 모색’에 위배된다”면서 “보전과 활용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토론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제주문화누리포럼에는 김용범 의원 외에도 강성민, 강철남, 고태순, 김장영, 김황국, 문종태, 양영식, 이경용, 정민구 의원 등 10명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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