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불꽃 공방
녹지국제병원,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불꽃 공방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2.1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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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남·이상봉 의원, 5분 자유발언 원희룡 지사 겨냥 날선 비판 쏟아내
원희룡 지사 “대외 신인도와 지역경제 성장 도모한 최선의 선택” 항변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둘러싼 공방이 한 달 넘게 계속된 제366회 제2차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강철남 의원과 이상봉 의원이 잇따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원희룡 제주도정을 강력 성토하고 나섰고, 원희룡 지사는 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에서 “제주가 직면한 현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적극 항변했다.

원희룡 제주도정의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둘러싼 공방이 24일 제366회 정례회 마지막날 본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사진 왼쪽부터 강철남 의원, 원희룡 지사, 이상봉 의원.
원희룡 제주도정의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둘러싼 공방이 24일 제366회 정례회 마지막날 본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사진 왼쪽부터 강철남 의원, 원희룡 지사, 이상봉 의원.

원 지사는 도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인사말을 통해 “지난주 오랜 검토 끝에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고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한다는 조건으로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했다”면서 허가 또는 불허의 선택지 속에서 제주가 직면한 현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공론조사위가 불허 권고안을 낸 데 대해서도 그는 “공론조사위도 같은 고민을 했기에 공공의료체계 훼손에 대한 우려를 특히 고려하되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행정조치를 마련하고 이미 고용된 분들의 일자리에 관한 정책적 배려를 해줄 것을 보완조치로 권고하면서 불허를 권고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의료 공공성 훼손 없이 제주와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를 지키고 지역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길이 최선의 선택이라 믿고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조건부 허가를 결단했다”면서 어려운 선택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공론조사위 권고를 그대로 수용하지 못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도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그는 “내국인들의 편법 이용 등 도민과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이중, 삼중으로 보안장치를 만들고 철저히 관리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제도적 장치도 보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원 지사의 이같은 항변에도 전날 보건복지안전위 현안 보고에 이어 의원들의 날선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 강철남 의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미화하지 마라”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 을)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가 공공의료기관 비중이 5.4%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첫 단추이자 영리병원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의료 민영화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이어 “원 지사는 법과 제도를 동원해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그것은 지사 본인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와 능력을 벗어난 것이며, 지사가 말하는 법과 제도로는 예견된 미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판단의 이유로 우선 “영리병원 허가 과정에서 우회투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도민사회에서 끝없는 요청이 있었음에도 끝내 사업자의 사업계획서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자가 어떻게 병원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조차 개설 허가를 심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 위원들마저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보건의료 특례에 관한 조례에 의료기관 개설 허가 심사의 원칙으로 내국인 또는 국내 법인의 우회투자 여부를 확인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인 사업계획서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조차 확인하지 못한 것은 조례 위반”이라며 이처럼 사업계획서조차 공개되지 않은 것이야말로 지사 본인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와 능력을 벗어낫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내국인 진료 제한에 대해서도 그는 “그저 ‘진료거부 금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받았을 뿐”이라면서 “허가 조건으로 진료 대상자를 제한하는 게 가능한지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업자측이 이미 강력 반발하면서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어서 사업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개설허가가 이뤄진 상황에서 내국인 진료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의료 민영화, 공공의료 훼손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그는 “최고 정책결정권자로서 바람직한 자세는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그 시작은 귀를 여는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미화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역사가 이번 원 지사의 결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며, 부끄러운 역사를 만드는 일을 지금 당장 그만두기를 강력 촉구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 이상봉 의원 “공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말장난에 불과”

공론조사의 시발점이 된 숙의 민주주의 조례를 대표발의한 당사자인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 을)은 시종일관 격앙된 목소리로 원 지사를 꾸짖었다.

이 의원은 “원 지사의 이번 결정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 아닌 제주의 미래를 망친 결정”이라면서 우선 원 지사가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도민들이 직접 참여해 결론을 낸 불허 권고를 보완조치에 불과한 비영리병원 전환, 고용 유지를 필수 전제조건으로 해석해 보완조치를 이행할 수 없기 때문에 불허 권고를 수용할 수 없었다는 식의 아전인수격 해석이야말로 숙의민주주의와 공론의 의미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를 대표발의한 의원으로서 분노를 금치 못할 지경”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비영리병원 전환과 고용 유지는 공론조사 결과에 따른 보완조치로 제언된 것일 뿐 불허 권고를 내리기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라며 “원 지사가 주객을 전도한 자의적 해석을 하고 있으며, 보완조치에 불과한 권고를 가지고 일부 수용 등 말장난에 불과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원 지사가 조례가 제정된 시기와 공론조사 청구가 이뤄진 시기를 언급하면서 공론조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서도 그는 “공론조사 결과를 당연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사가 채택, 불채택 등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 지방선거를 엎드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고려한 오만한 태도에 불과하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에 대해 그는 “공론조사 결과를 수용하지 못한 것을 사과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공론조사를 시행했음을 인정하고 도민사회 전체를 농락한 것을 사과하라”고 엄중히 꾸짖었다.

“도민들의 공적 판단인 공론화 결과를 무시한 이번 결정은 앞으로 정책 결정에서 도민 뜻이 반영될 통로를 원천 차단하는 것으로 숙의민주주의의 싹을 짓밟은 것”이라면서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전국 최초로 제정된 조례와 지역 차원의 첫 공론조사 시행으로 모범이 된 사례가 원 지사의 결정으로 최악의 공론화 사례로 낙인 찍히게 됐다”고 격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실시된 영리병원 관련 국민여론조사 결과 51.3%가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결과를 들어 원 지사에게 “도민들의 58.9%, 국민들의 51.3%가 왜 영리병원을 반대하는지, 그리고 그 뜻을 무시한 처사가 얼마나 많은 분노를 자아내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며 제주도와 정부 최종적으로 허가가 철회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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