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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백종원 향한 날선 비판 "자격있나?"···너나 잘하세요~
황교익, 백종원 향한 날선 비판 "자격있나?"···너나 잘하세요~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12.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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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sbs 제공]
[사진= tvN, sbs 제공]

워킹맘으로 근 십여년 넘게 살아오면서 체득한 바가 있다. 유기농이고 몸에 좋은 음식이고 아무리 정성을 들여 만들어도 식구들이 먹지 않으면 소용 없다는 것. 첫째에게 좋은 음식 먹여보겠다고 유기농, 저염, 저당 음식들을 진상했지만 맛 없다고 안먹었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는 또래보다 작은 편이다. 그래서 둘째에게는 파격적인 식생활을 시작했다. 유기농이고 저염이고 간에 일단 맛있게 만들어 많이 먹이자는 것. 더불어 워킹맘으로 재료와 손질, 조리법까지 신경쓰면서 매끼 식사준비하기도 버겁다. 가능한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집밥. 최소한 외식보다는 건강한 집밥이 나의 지향점이다.  

칼럼니스트 황교익(56)이 요리 연구가 백종원에게 쏠린 팬덤 현상을 비판하고 이에 대해 백종원이 다시 황교익의 의견을 반박하며 설전이 벌어졌다.  

황교익은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백종원을 비판해왔다. 황교익은 백종원을 '적당히 짜고 달게 만드는 음식의 창조자'라고 비판하며 '재료가 가진 원초적인 자연의 맛'이 최고라는 기본에서 그 원리에 어긋나는 백종원을 계속 공격해왔다.  

황교익은 '농민신문' 기자로 자연의 맛, 재료의 맛을 굉장히 중시해 온 음식평론가다. 재료가 좋고 맛있으면 요리사가 별로 할일이 없어진다는 논리를 펴는 모습은 tvN '수요미식회' 등에서 자주 보여져왔다. 

최근에도 황교익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두 번째 에피소드, 단맛’을 방송하며 “단맛이 강한 음식을 먹다보면 식탁에 차려진 음식이 사라지는 것을 본다. 우리는 그것을 맛있다고 착각한다. 이 일을 가장 잘하는 분이 백종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종원은 된장찌개 등에 설탕을 종이컵으로 넣으면서 ‘슈가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며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당에 대한 경각심을 무너뜨린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어진 2부 방송에서도 백종원을 비판했다. 황교익은 “음식 쾌락을 제대로 즐기려면 백종원의 레시피를 버려야 한다”며 “백종원이 TV에서 가르쳐주는 레시피 따라 해봤자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손이 달라서가 아니라 MSG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모든 음식에 다 MSG 넣는다. 외식업소의 레시피이기 때문이다. 백종원 레시피라고 다 다르지 않다. 그런데 TV에서는 안 보인다. 백종원 선생님과 함께 출연하는 분과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다. '왜 MSG 넣는 걸 안 보여주냐, 보여줘도 괜찮겠다'라고 물었더니 '녹화할 때 넣어요'라고 하더라. 솔직하신 분이다. 편집했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물론 설탕은 몸에 좋지 않다. 가능한 당 섭취를 줄여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백종원은 설탕 그 자체가 몸에 좋고 나쁘고를 떠나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집밥'을 눈높이에서 가르쳐 준 최초의 방송인이다. '집밥 백선생'에서 함께 요리한 김구라나 윤상 등 지금의 40~50대 남성들은 요리를 하지 않아도 전업주부인 아내가 모든 걸 해줄 수 있는 세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맞벌이가 필수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하는 여성들도 학창시절 학업에 바빠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울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나아가 '비혼주의'까지 확산되는 최근 1인 가정이 가정의 기본 단위가 되는 시점에서 '쉽고 간단한 집밥'을 내 눈높이로 가르쳐준 백선생은 너무나도 감사하고 고마운 존재다. 

백종원은 좋은 선생님이다. 배워야 할 사람이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것들을 미리 짚어 좌절과 실패를 막아 준다. ‘집밥=누구나, 그래서 나도 할 수 있는 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 결국 엄마가 해주는 밥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엄마도 사람이다. 누군가 엄마가 해줄 일을 대신해지면 엄마도 행복해진다. 황교익은 “아이가 일곱 살이 될 때까지 엄마가 집에 머물면서 자식에게 맛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음식에 있어 보수적인 세계관을 가졌고, 이것을 대중을 향한 꾸짖음의 형식을 통해 전파해왔다.  

이런 모습에 대중들이 피로할 수밖에 없을 것.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학, 영어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 오른다'고 가르쳐주는 원론적인 선생님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공부하려면 이렇게 해라'고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사람이다. 나아가 황교익은 계속해서 백종원의 '설탕'론을 저격해왔지만 정작 본인은 '인지부조화'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방송에서 '떡볶이를 맛없는 음식'이라고 지적했지만 정작 황교익은 떡볶이 광고를 찍은 적 있고  만능 간장을 사용한 음식은 가축들이나 먹는 사료라고 말하면서 뒤로는 자기 이름을 내건 만능 간장을 팔았다. EBS 특강쇼에 출연, 단맛은 환각파티라고 말했으나 본인은 설탕 비중이 40%가 넘는 매실청을 판매한 바 있다. 언론인 '손석희'는 절대 광고를 하지 않는다. 뉴스를 방송하는 사람으로서 광고에 출연하면 그 광고에 대해 대중에게 잘못된 신뢰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황교익 본인이 주장하는 바에 힘을 실으려면 사적인 이익보다 신념을 지키는 자세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자신을 공격해온 황교익에 대해 그동안 백종원은 여러 차례 방송에서 입장을 밝히기를 권유한 바 있지만 '존경하는 분'이라는 표현으로 에두르면서 논란을 피해왔으나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교익 평론가의 비평에 대해 본인의 목소리를 냈다.  

백 대표는 “황교익 평론가에 대해서는 글로만 안다. 음식과 관련해 좋은 글을 많이 썼던 분이다. 그래서 한 음식 프로그램 PD에게도 ‘내가 좋아하는 분’ ‘존경하는 분’이라고도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좋은 글을 많이 쓰는 음식 평론가인 줄 알았는데 그 펜대 방향이 내게 올 줄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백종원은 “황 평론가는 현재의 ‘백종원’은 보지 않고 예전 (설탕 과다 사용 이슈를 불러일으킨) 한 방송 프로그램의 재방송만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설탕과다 사용에 이어 논란을 부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막걸리 테스트를 두고 황교익 평론가가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백 대표는 “막걸리 테스트를 할 때도 황 평론가는 조작이라고 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조작 방송이라고 들은 제작진도 자신의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낄 정도였다”고 말했다.  

황교익은 막걸리 테스트를 저격한 SNS에서 "방송을 보지는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백종원을 저격했다. 우선 방송을 보시기 바란다.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지 말라. 백종원도 변하고 있다. 방송에서 예전처럼 설탕을 많이 쓰지 않고 설탕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취향껏 넣어야한다, 설탕을 대신할 다른 제품도 가능하다고 시청자들에게 경고한다. 백종원의 말처럼 "설탕 과다 이슈를 불러 일으킨 프로그램의 재방송만 보고 있"지 말고 황교익을 '언행불일치의 꼰대'라고 지칭하는 대중의 말도 좀 귀담아 들어주고 가르치기보다 함께 생각해주는 전문가가 되기를 소망한다.  

황교익은 자신을 비난하는 대중을 도파민에 취한 개미로 비유하기도 했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황씨는 스스로를 국내 맛 칼럼니스트 1호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실상은 생산자보다도 소비자를 공격하는 평론가이자, 취향의 다양성을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이라 말하는 이분법론자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틀린 지식을 옳다고 우기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거나 자신을 욕하는 이들을 모조리 '중졸 학력, 국뽕드립, 기레기, 맛알못(실제 자신을 비난한 네티즌과 언론을 이같은 단어로 비난한 게시물을 올린 적 있다)'으로 취급한다면 본인 역시 그런 취급을 당할 수 있음을 잊지않아야 할 것이다. 

물론 황교익 평론가의 견해에 동의하는 시청자도 많고 그분이 무조건 틀렸고 백종원이 맞다고 지적하고자 함이 아니다. 생각의 다름에서 '다름'의 지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다른 이의 의견을 수용해 본인의 의견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대중은 현명한 전문가를 원한다. 현명함이란 지식이 많고 적음을 떠나 상황과 상태에 맞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요령이다. TMI가 넘쳐나는 요즘, 일방향적인 주장까지 수용하기에는 우린 너무 배가 부르다.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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