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엄시민 예산 전액삭감을 재고해 주십시오
들엄시민 예산 전액삭감을 재고해 주십시오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12.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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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초 들엄시민 학부모 홍래겸

이제 곧 6학년이 되는 큰 딸과 곧 3학년이 되는 둘째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입니다. ‘들엄시민’을 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를 꼽으라면 첫째,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해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친구들과 놀다가 해질녘이면 “00야, 들어와서 밥 먹어라”는 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가던 추억은 불과 한 세대가 다 지나가기도 전에 더 이상 경험하기 어려운 추억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 그런가요? 갈수록 치열해지는 교육경쟁 속에서 아이들은 살아남아야 하고, 경쟁에 더욱 내몰리고, 과도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들엄시민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릴 적 누렸던 그 시간을 되돌려 주고,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를 빼주었습니다. 또 들엄시민을 하면서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교육비 마련에 대한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저녁이 있는 삶입니다. 단순히 들엄시민 하나로 영어만 즐겁게 익히게 된 것이 아닙니다. 가정이 세워지며, 아이들과 소통하는 부모가 될 수 있었습니다. 들엄시민을 하며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으로부터 멀어진 가족은 책을 가까이 하고, 서로를 가까이 할 수 있었습니다. 소통하며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당장 성적이 나오지 않을지라도 아이를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된다는 것, 그런 부모로서 내공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수치로 계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이 들엄시민 학부모 수는 아직 까지는 적은 수이지만, 수가 적다고 잘 가고 있는 이 대안을 무시하거나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에 내몰려 있다는 것은 국민이 모두 알고 있으며,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수업만으로는 아이들 영어가 쉽지 않다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사교육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들엄시민은 더욱 필요합니다.

전국 시·도교육청 중 유일하게 영어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내놓은 곳이 바로 제주도입니다. 학교 친환경급식도 제주도만이 교육청에서 관리하고 실시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걸어온 지금까지의 선구자적인 교육 대안들은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다. 들엄시민 역시 그런 선구자적인 안목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학교교육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래서 사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할 때, 방법은 있다고, 그 방법을 직접 찾아서 학부모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뛴 곳이 제주도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몇 년을 고생하며 이제 좀 뿌리가 잘 서서 성장하려고 하는데, 예산 전액삭감이라니요? 이것은 집의 기초를 잘 세우고 다시 허무는 행위입니다. 비록 가시적인 성과가 생각보다 더디다고 느낄 수 있지만, 들엄시민으로 바뀌어가는 가정, 아이들, 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진정한 성과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들엄시민 예산 전액삭감에 타당한 이유를 제시해주십시오. 또한 다시 한번 재고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이미 잘 진행되고 있는 들엄시민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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