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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위해 선택한 특성화고, ‘신의 한 수’ 였어요”
“취업을 위해 선택한 특성화고, ‘신의 한 수’ 였어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12.07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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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특성화고 인식개선- 다양한 경험을 찾아라]
<4> NH농협은행 취업 성공한 이지예 학생

제주도내 특성화 고교가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 특성화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학 진학만을 꿈꾸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그럼에도 특성화 고교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 ‘2018 특성화고 인식개선-다양한 경험을 찾아라’는 기획은 제주도내 특성화 고교를 지원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이를 통해 특성화 고교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기획은 모두 5차례 이어진다. [편집자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특성화고를 선택한 학생 중 상당수가 ‘취업’을 꿈꾼다.

아니, 대학의 길을 선택한 이들 역시 궁극적인 목표는 ‘취업’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취업’이란 절대 쉽지 않다. 매번 취업 시즌이면 ‘취업난’이라는 문구가 난무하는 고된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의 벽을 돌파한 이가 있다. 바로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이지예씨다.

“11월 9일, NH농협은행 신규직원 채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너무 꿈 같아서 눈물이 났죠. ‘금융권 취업’은 제 고등학교 3년 동안의 꿈이었거든요. 그동안 노력했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최고의 행복을 느낀 것 같아요.”

이지예씨가 받은 NH농협은행 신규직원 채용 최종 합격자 발표 공고.

그는 일찍부터 금융권 취업을 꿈꿨다. 이것이 바로 중학교 3학년 어린 학생이 특성화고인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로 진학한 까닭이다.

“사실 중학교 3학년 때, 특성화고와 인문계고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중 금융권에 취업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죠. 이후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어쩌면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빠르게 취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취업하기 위해 특성화고를 선택했다는 지예씨. 일반고와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는 자기소개서 쓰는 법,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 시험 공부, 면접 연습 등 취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1학년 때부터 진행합니다. 일반고에서 3년 내내 대학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한다면, 특성화고에서는 대학 졸업반 수준의 전문적인 취업 관련 교육을 제공해요.”

지예씨는 취업은 자신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적절한 전략 없이 열정만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든다면, 현실적으로 경쟁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는 것과 학교 측에서 제공해주는 양질의 교육을 통해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은 천지차이예요. 저의 부족한 부분을 학교가 채워주었다고 생각하고, 덕분에 취업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예씨는 1학년 겨울방학 당시 참여한 취업역량강화캠프를 회상했다.

“처음에는 ‘취업역량강화캠프’라는 이름 때문에 재미없는 공부를 하는 캠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취업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시간이더라고요. 캠프를 통해 느낀 가장 큰 수확은 ‘나도 취업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던 거예요.”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교내동아리 '금융아카데미' 친구들과의 추억. 

지예씨는 취업을 꿈꾸는 학생이 있다면,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특성화고를 선택해 꿈을 이룬 것처럼, 누구나 자신처럼 꿈을 이룰 수 있다면서.

하지만 특성화고에 간다고 무조건 취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역량을 길러야 한다.

“취업에서 중요한 것은 내신, 자격증, 다양한 경험 이 세 가지라고 생각해요.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쉽지 않죠. 저는 내신관리는 매 시험 계획을 짜서 관리했어요. 자격증도 필요한 것이라면 몇 번이고 도전해서 취득했고요.”

지예씨가 보유한 자격증 개수는 총 14개. 학업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학생 신분으로 자격증 공부까지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앞서 밝혔듯 ‘금융권 취업’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거예요. 컴퓨터 자격증 6개, 회계 자격증 3개, 금융 자격증 2개, 그 밖에 유통, 서비스, 인사 자격증 등 총 14개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이지예씨가 획득한 자격증 모음.

지예씨는 특히 NCS 시험을 준비하는 데 있어 학교 동아리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NCS란,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것인데요. 저는 2학년 때 ‘금융아카데미’라는 교내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3학년 땐 NCS 동아리를 했고요.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매일 오전과 오후 1시간씩 금융 자격증과 NCS 공부를 할 수 있었답니다.”

‘금융권 취업’이라는 첫 꿈을 이룬 지예씨. 다음 꿈의 이정표는 어떤 곳을 바라보고 있을까?

“이번 NH농협은행 취업으로 인해 세 가지 꿈이 또 생겼어요. 하나, NH농협은행 본사에서 근무하는 것. 본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둘, NH농협은행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것. 회사에 도움이 될 인재를 직접 채용할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셋, NH농협은행 청와대 지점에서 근무해보는 것. 입사 후에 충분히 경험을 쌓아야 이룰 수 있는 꿈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 노력할 거예요.”

다시 생각해도 지예씨가 특성화고로 진학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딸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는 그의 성공담처럼, 특성화고를 선택한 모든 학생이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본다.

NH농협은행 신규직원 연수 당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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