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회계보다 기금 비중이 더 큰 기형적인 예산 편성”
“일반회계보다 기금 비중이 더 큰 기형적인 예산 편성”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1.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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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 예산심사, 내년 관광분야 예산 집중 성토
“대행사업 비중 커져 인건비 부담 늘어나 지원 요청 악순환” 지적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의 관광 분야 예산이 일반회계 예산보다 관광진흥기금으로 편성된 예산이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나 기형적인 예산 편성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의 관광국 소관 내년 예산안 심사에서는 일반회계와 관광진흥기금의 관광 분야 예산 편성비율이 3대7로 역전돼버린 상황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기금으로 편성된 예산의 경우 민간경상보조 사업 예산도 보조금심의위 심의를 받지 않고 기금심의위 심의만 받고 예산이 그대로 편성돼 형식적인 심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내년 본예산에 편성된 관광 분야 예산을 분석한 결과 제주관광공사 184억원, 제주도관광협회 107억원, 제주시 관광진흥과 107억원, 서귀포시 관광진흥과 66억원인데 정작 도 관광정책과 예산이 가장 적다는 점을 들어 “일을 하려는 생각이 있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이 의원은 대부분 공기관 대행사업이나 전출금 형태로 예산을 공사와 협회에 넘긴 것을 두고 “최소한 예산을 넘길 때는 인력이나 여건에 맞게 편성했는지, 사업성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등 의문 투성이”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사·중복사업 편성으로 예산이 대폭 증가하고 있고, 대행사업을 위해 인력을 충원해놓고 인건비가 없어 제주도에 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양기철 도 관광국장은 “이전부터 예산 편성에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는 논의가 지속돼 왔다”면서 “가급적이면 기금 등으로 편성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고 내년에는 카지노 매출액이 많이 늘어 기금 재원이 그만큼 확보돼 기금으로 편성한 예산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기금 심의과정이 졸속적으로 진행됐다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기금 574억원에 대한 심의자료를 하루 전에 주고 한 시간만에 원안 가결됐는데 제대로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느냐”며 “기금이 쌈짓돈도 아닌데 너무 쉽게 예산 편성이 이뤄지고 있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양 국장은 이에 대해 적극 공감을 표시하면서 “기금 규모가 적을 때는 기금심의위 역할이나 비중이 적었는데 점점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심의가 깐깐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감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기초 설명도 없고 세부설명서조차 없이 원안 가결됐다”며 “이런 예산을 의회에서 심의할 수 있는지 걱정이다. 재편성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예산심사 과정에서 재편성에 준하는 조정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 을)도 같은 부분을 지적하면서 “2016년 신설된 관광국 소관 예산 중 기금 비중이 갈수록 증가, 관광국 신설 때 열정과 취지와는다르게 기금과 대행사업비를 정산하는 역할밖에 하지 않고 있다”며 “관광국 문을 닫고 ‘정산국’으로 가는 게 어떠냐”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또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공사의 경우 지난해 20억, 올해 30억원 지원을 요구한 데 이어 내년에도 30억원 지원을 요구하고 있고 협회에서도 지난해 8억원, 올해 10억원, 내년에도 10억7500만원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공사와 협회 모두 예산 지원을 늘려달라고 할 만큼 업무와 인력이 증가하다 보니 관광국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공기관 대행사업 등 업무를 처리하려면 인력이 충원돼야 하고, 이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예산심사에서는 제주도의 기형적인 관광 분야 예산 편성에 대한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27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예산심사에서는 제주도의 기형적인 관광 분야 예산 편성에 대한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양 국장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예산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인력 증원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예산 집행의 효율성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사와 협회의 경우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부분이 없으면서 도 지원에 기대는 부분이 더 늘어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도 “일반회계 에산은 보조금심의위 심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전액 삭감되거나 부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금에서는 이런 장치가 덜한 게 사실”이라면서 도 조례로 보조사업 지원이 가능하지만 지나치게 보조사업 비율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2015년에는 보조사업 비율이 55.1%였지만 해마다 비중이 커지면서 2019년에는 무려 78.8%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기금 운용이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 보조사업에 너무 치우쳐 있다”면서 “자칫 기금 조성이 부진할 경우 드림타워 카지노 허가의 명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 갑)도 “기금 운영 담당자만 두고 정산 보고만 받으면 되는데 관광국이 필요가 있느냐”며 “기금심의위 위원 8명 중 절반 이상을 유관기관에서 맡고 있어 아무런 제재 없이 기금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고 기금심의위 구성과 운영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양 국장은 “기금심의위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임기가 올해말로 종료되기 때문에 신규 임원을 위촉할 대는 공사나 협회 대표자 등을 배제하고 새롭게 심의위를 구성, 심도 있게 검토될 수 있도록 구성, 운영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경용 위원장(무소속, 서귀포시 서홍·대륜동)도 “공기관 대행사업 예산이 늘어나면서 인건비가 늘어나 자체적으로 메꾸지 못하니까 인건비 보조가 추가로 지원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양 국장은 그러나 “내년 기금 예산이 증액된 게 사실이지만 사드 이후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국인도 5월 이후 감소 폭이 커지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다만 실제 공사와 협회의 사업 효과와 효율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답변, 잘한 부분과 모자란 부분을 분명히 해서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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