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치분권 실천계획, 전기차·블록체인 특구 포함 ‘논란’
제주도 자치분권 실천계획, 전기차·블록체인 특구 포함 ‘논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1.2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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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행정자치위 “도지사 권한은 놓지 않고 권한 이양만 추진” 성토
‘자치분권모델 구현을 위한 세부실천과제’ 업무보고, 험난한 과정 예고
제주도가 자치분권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한 자치분권 종합계획 세부 실천과제에 정부의 지방분권 구상과는 거리가 먼 전기차 특구, 블록체인 특구 등 권한 이양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가 자치분권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한 자치분권 종합계획 세부 실천과제에 정부의 지방분권 구상과는 거리가 먼 전기차 특구, 블록체인 특구 등 권한 이양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한 세부과제로 블록체인 특구 조성, 화장품산업 인센티브 특례 등 정부가 추진중인 지방분권 과제와는 거리가 먼 제도개선 과제를 포함시켜놓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22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 자치분권모델 구현을 위한 자치분권 종합계획 실천계획’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행자위 회의에서는 도가 마련한 세부 실천과제 중에 면세특례 확대 등 그동안 특별법 제도개선 과제 중 정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과제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데 대한 의원들의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도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지 못한 전기차 특구 조성, 블록체인 특구 조성, 화장품산업 인센티브 특례 마련 등 과제가 ‘끼워넣기’식으로 들어가 있는 데 대한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도가 마련한 세부 실천과제 내용을 보면 우선 포괄적 권한 이양으로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기 위한 세부 실천과제로 △국세 이양 및 자율성 부여 △면세특례 확대 △관광진흥기금 부과대상 확대 △권한이양 소요경비 등의 국비 지원 △카지노산업 관련 제도 개선 △전기차특구 조성 △제주 화장품산업 인센티브 특례 마련 △블록체인특구 조성 △표준지가 및 표준주택 가격 조사·공시 권한 이양 △해외 디지털노마드 등 우수 IT 인재 유치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자치경찰제 확대 시범운영 등 13개 과제가 포함됐다.

또 도민의 자기 결정권 강화를 위한 실천과제로는 △지방정부형태 및 계층구조 등에 대한 자기결정권 부여 △마을·읍면동 자치 등 풀뿌리 민주주의 강화 △직접민주주의 활성화 △도의회 기능 강화 △감사위원회 독립성 강화 등 5가지가 담겼다.

여기에 자치입법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주특별법 위임 조례를 확대, 자치입법권을 강화하는 과제와 제주-세종특별위원회를 상설기구화한다는 내용이 함께 반영됐다.

이에 대해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조천읍)은 “필요한 과제도 있지만 정부와 부딪쳐 제주도가 가져오기 쉽지 않은 제도들이 많다”면서 “자체적으로 먼저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권리 이양 부분은 다른 추진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태성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이 “주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은 계속 가져와야 하고 주민 스스로 판단해서 할 수 있는 사업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항변했지만 현 의원은 “전기차 특구는 자동관리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고, 화장품산업도 마찬가지”라며 “이렇게 분권과제로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할 계획에 녹아들억는 게 맞는 거냐. 부서별로 제출한 과제를 다 담아놓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서도 그는 정부가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읍면동 풀뿌리 주민자치 강화를 위해 법인격을 부여하는 데 대해 “정작 행정시에도 법인격이 없는 제주의 경우 더 혼선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스러운 부분을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2동)도 “읍면동 주민자치회에 법인격을 주겠다는 건데 이게 왜 나온지 아느냐”며 “행자부가 각 지자체에서 걷히는 주민세의 2%를 주민자치위에 주고 예산 편성과 집행 권한을 주려는 거다. 그러면 의회보다 더 기능이 많아진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이는 지방의회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려는 것으로, 최근 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현민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정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중이니까 기간 중에 충분히 요구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갑)도 “도지사에게 집중된 권한을 나누자는 분권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20개 세부실천 과제들 중 4~5개를 뺀 나머지 대부분의 내용이 중앙의 권한을 가져오려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홍 의원은 “총론적인 방향에서 정반대로 가고 있다. 우리가 가야 할 분권의 방향은 도민의 자기결정권 강화와 자치입법권 보장 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왜 경제 관련 특구 조성 부분만 들어가 있고 도와 행정시, 읍면동에 대한 권한 배분, 감사위 독립성 강화, 교육자치에 대한 부분은 다 빠졌느냐”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 을)은 애초 37개 과제에 포함돼 있던 ‘특별자치도 헌법적 지위 확보’ 과제가 삭제된 이유를 따져 물었다.

원희룡 지사가 도정질문 답변 중 헌법적 지위 확보 과제가 포함돼 있다고 답변한 점을 들어 이날 세부 실천과제에서 빠진 것이 지사의 답변 내용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또 강 의원은 “제주도의 포괄적인 권한 이양 구상대로라면 도지사 권한만 더 커지게 될 거다”라면서 “세종시처럼 작게 시작하면서도 기본부터 해내려는 데서 배웠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정 단장은 “자치분권위에 세부 실천과제를 제출하면서 오늘 제시된 의견들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강성균 위원장도 이날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세부 실천과제가 그대로 제출된다면 도의회에서는 아예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손을 떼겠다”고 엄포를 놔 앞으로 세부 실천과제가 확정돼 특별법 제도개선 과제로 반영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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