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영웅’ 故 문형순 서장 ‘그의 뜻’을 기억에 새기다
‘경찰영웅’ 故 문형순 서장 ‘그의 뜻’을 기억에 새기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11.01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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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6.25 예비검속 당시 수많은 목숨 구해
제주지방경찰청 1일 청사서 추모 흉상 제막식
강순주씨 “생 마칠때까지 고마움 간직하겠다”
이상철 청장 “고인의 숭고한 정신 이어갈 터”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올해 경찰영웅으로 선정된 고(故)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경감) 추모 흉상이 제주지방경찰청에 설치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일 청사 본관 앞에서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제주지방경찰청은 1일 청사 본관 앞에서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제주지방경찰청은 1일 이북5도민회, 제주4.3관련단체, 경우회 및 경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본관 앞에서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

문 전 서장은 평안남도 안주 출신으로 해방 전 독립운동을 하다 1947년 7월 경찰로 제주에 부임했고 1949년 1월부터 11월까지 모슬포경찰서장을, 11월부터 이듬해인 1950년 12월까지 성산포경찰서장을 지냈다.

문 전 서장은 제주 4‧3과 6‧25 예비검속 당시 '예비검속자를 총살하라'는 군부의 명령에 거부, 성산포와 모슬포 주민 수백명을 구했다.

고 문형순 전 서장 흉상.
고 문형순 전 서장 흉상.

또 모슬포경찰서장으로 재직 시에는 군경이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책을 검거, 관련자 100여명의 명단을 압수해 처형하려 하자 자수를 권유, 관련자들이 자수하자 훈방했다.

성산포경찰서장으로 재임하면서도 한국전쟁이 발발해 예비검속된 주민들에 대한 군 당국의 학살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경찰청이 올해 '경찰영웅'으로 선정했다.

고 문형순 전 서장에 대한 '경찰영웅증서'.
고 문형순 전 서장에 대한 '경찰영웅증서'.

이날 제막식에는 문 전 서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이들도 참석했다.

강순주(86)씨는 이날 추도사를 통해 "당신께서 성산포경찰서에 수감된 저를 포함, 죄없는 사람들을 훈방하면서 '너희들은 행운아다. 나에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대신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말씀을 또렷이 기억한다"고 문 전 서장을 회고했다.

이어 "당신의 말씀을 따라 저는 바로 한국전쟁에 해병대로 참전했고 이후에도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자식들도 정직하고 성실하고 남에게 배려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내 자신부터 먼저 실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1일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에서 강순주씨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1일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에서 강순주씨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강씨는 지난 25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경찰의 날 행사에 참석, 문 전 서장의 영웅증을 대신 받은 인물이다.

강씨는 "영웅증을 (대신) 받으며 과연 내가 대신이나마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생각해 참석하지 않으려 했으나 당신께서는 진정한 경찰관으로서 충직한 태도로 오직 나라만을 위해 헌신한 분이고 저의 생명의 은인이기에 혈육이 없는 당신을 위해 대신 참석했고, 저에겐 큰 영광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당신의 삶의 이력이 후배 경찰관들에게 무한한 힘이 될 것"이라며 "문형순 서장님, 당신은 영원할 것이다. 생을 마칠때까지 고마움을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추도사를 마쳤다.

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이 1일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이 1일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도 이날 추도사에서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도민 안전과 인권보호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막식은 추모동영상 상영, 제막, 추모공연, 헌화 및 분향, 감사장 전달, 기록물 기증, 추모식사,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

1일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1일 고 문형순 전 서장 추모 흉상 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한편 문 전 서장의 흉상은 청동으로 만들어졌고 좌대는 화강석이다. 흉상과 좌대를 합쳐 197cm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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