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한짓골 사업 관련 부실 감사, 집중 추궁"
제주도의회, "한짓골 사업 관련 부실 감사, 집중 추궁"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10.26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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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짓골 사업 몰라서 감사 못 했다는 감사위원회 주장, 납득 어려워"

-이승아 의원, "자료 제출 안하면 감사 못하나? 이해 안 간다" 비판
-이경용 위원장, "감사위원회 제 기능 못 한다, 기본도 모르는 감사"
-문종태 의원, "재밋섬 건물 계약금 1원, 재무감사 피하려는 의도?"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지난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제주문화예술재단에 대한 재무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시작일인 6월 18일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재밋섬파크와 재밋섬 건물에 대한 부동산 매매계약을 실시한 날이다.

그렇지만 감사위원회의 재무감사 목록에는 재밋섬 건물 매입 관련, 한짓골 사업 내용이 제외되어 있었다. 결국 감사위원회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한짓골 사업에만 감사를 다시 하기로 결정,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다.

도 감사위원회에서는 “감사 당시 제주문화예술재단 측에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밋섬 건물 매입 사실을 몰라서 감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감사 전에도 시민단체 및 언론에서 관련 문제를 비판하는 등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따라서 ‘몰랐다’는 감사위원회의 주장은 쉽사리 믿기 힘들다는 것이 의회의 입장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10월 26일 있었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좌)제주문화예술재단 조선희 본부장이 (우)이승아 의원에게 답변하고 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자금 특별회계 편성 시기’를 물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조선희 본부장이 “6월 14일”이라고 답하자, 이 의원은 양석완 제주도감사위원장을 향해 “6월 18일부터 재무감사가 들어갔는데, 그러면 이 내용도 감사위원회에서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양석완 감사위원장은 “인식하지 못한 것은 감사위원회 불찰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재단에서 제시해주지 않아서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의원이 “(재밋섬 건물 매입 관련 자료를) 부처에서 제시해줘야만 감사를 하는건가” 질의했고, 양 위원장은 “예방감사인 경우 대상기관이 자발적으로 원해서 하는 경우고, 정기감사의 경우 강제적으로 감사하는 것”이라는 다소 의아한 답변을 내놓았다.

제주문화예술재단에 대한 감사의 경우 도에서 시행하는 정기감사에 해당한다. 강제성을 띄는 감사이기에 이 의원은 “더 철저하게 (감사를) 해야 되는 거죠?”라고 물었고, 양 위원장은 “(정기감사는)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강제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정기감사는 강제적으로 감사하는 것이라 말하면서도, 자발적으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강제할 수 없다는 궤변에 이 의원은 “이해가 안 간다. 감사를 형식적으로 한다는 말 밖에 안된다. 제출한 것에 대해서만 눈여겨본다면 그게 감사가 맞나”라면서 “그러면 감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양 위원장은 “저희가 압수수색 권한까지는 없다”라고 답했다.

(좌)이경용 위원장이 (우)제주도감사위원회 양석완 감사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이경용 위원장(무소속, 서귀포시 서홍동·대륜동)은 업계 감사 경험을 밝히며 “재무 업무를 볼 때 회계장부를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한짓골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엄청난 금액인데, 상대방이 제시하지 않은 자료를 요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감사위원회 수장으로 할 말인가”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양 위원장은 “그 당시에는 돈이 1원밖에 안 나갔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6월 18일 감사가 진행되던 당시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지출금은 계약금 1원이 전부였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맺은 계약서에는 계약금 1원, 계약해지위약금 20억원, 건물가액 약107억(부가세포함)이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를 두고 “감사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 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감사위원회 감사관으로 수십년 동안 있다가 퇴직한 지인에게 물으니 ‘감사의 기본도 모르는 감사’라고 말했다”고 혹평했다.

양 위원장이 자신은 당시 진행 중인 사안을 알지 못했다고 항변하자 이 위원장은 “담당 공무원들은 알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좌)제주도감사위원회 양석완 감사위원장이 (우)문종태 의원의 지적을 경청하고 있다.

한편,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은 “계약금을 1원으로 설정한 것이 고의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계약금이 원칙대로 부동산 매매가의 10%(10억원)으로 책정되었다면 감사위원회의 강도 높은 심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문 의원은 “감사위원장의 대답을 들으니 계약의 당사자가 계약금을 1원으로 한 이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했다.

문 의원은 지난 행정사무감사 때 논란이 된 신탁 관련 문제도 꺼내 들었다.

문 의원에 따르면,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지출된 10억원의 중도금에 대한 권한 행사를 수탁자(은행)에 할 수 없다. 만약 계약의 당사자가 중도금을 받은 상황에서 잠적한다면, 재단 측은 은행에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신탁된 재밋섬 건물의 법적 소유권이 수탁자(은행)에 있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사기업은 그럴 수 있지만, 도민의 세금이 들어간 사업이기에 재단은 원칙적인 계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제주문화예술재단과 재밋섬파크가 작성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문제삼았다.

이 위원장은 “계약서는 6월 15일에 도장을 찍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됐다. 6월 18일, 제주문화예술재단 박경훈 전 이사장이 도 감사위원회에 ‘진행된 것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님”을 알렸다.

그는 증거로 “(도장이 찍히지 않은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6월 15일이라고 분명히 작성 날짜가 적혀 있다”면서 “이는 감사위의 부실 또는 감사위를 기망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양 위원장을 향해 “이를 지난 재무감사에서 못 잡아낸 것은 문제다. 한번 더 의원들의 지적을 면밀히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겠다. 그렇게 한다면 도민들도 감사위를 신뢰하고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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